마케팅 트랜스포메이션 : 디지털 시대 생존을 위한 마케팅의 변화와 오프라인 기업의 생존 전략 탐색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가 V. 쿠마르와 함께 펴낸 “마케팅 트랜스포메이션”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얼마나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마케팅 이론서를 넘어, 기술과 인간성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에서 선택이 아닌 생존의 게임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가이드를 해주고 있따.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1.0에서 5.0까지의 진화 과정을 거쳐, 이제 기술로 인간성을 확장하는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한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잡아 끄는 것은 8가지 뉴에이지 기술(NAT)이다.
AI, 생성형 AI, 머신러닝, 메타버스, IoT, 로봇, 드론, 블록체인 - 이들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 일상과 비즈니스에서 같이 호흡하는 동료가 되었다 특히 생성형 AI는 산업혁명에 비견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의 파급력을 시간이 흐를 수록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관련 마케팅 시장이 2023년 9,000억 달러에서 10년 내 1조 3,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게 한다.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로운 정부가 왜 AI를 최우선과제로 내놓고 있는지 일일이 말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코틀러가 제시하는 마케팅 5.0의 핵심은 '기술로 인간성을 확장하는 마케팅'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은 고객의 맥락(Context)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인간적 감성(Empathy)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되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마케팅의 목적이 단순히 고객을 공략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비용 절감, 효율성 향상,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향상 등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총체적 접근을 요구한다.
저자는 8가지 뉴에이지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시장 구조와 소비자 행동, 브랜드와 고객 관계 자체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정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기술이 소비자의 심리, 무의식, 감정, 정체성에 스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AI와 머신러닝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IoT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을 통해 고객 행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 경험 공간을 창조한다. 로봇과 드론은 물리적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고,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한다.
물론 메타버스의 성공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AI와 머신러닝과의 상생 효과로 어느날 문득 한단계 성숙한 결과물을 들고 우리에게 찾아올지 모른다.
기대되는 미래의 풍경일 수도 있다.
산업 전반에 변화의 물결은 기존의 강자를 패배시키거, 작은 기업이 전체를 압도하는 공룡으로 성장하는 혼란 속의 승자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 유통시장에서는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났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월마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성공한 과정을 살펴보면, 아직 기회가 국내 기존 유통업체에게 한 번 남아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반전은 결국 기술과 기업의 마인드가 얼마나 조화롭게 맞물려 성과를 이루어낼 것인가에 귀속된다.
월마트의 성공 사례를 들여다보면, 국내 대형마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해진다. 월마트는 2분기 매출 1,693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체계적인 AI 도입과 옴니채널 전략의 결과다.
월마트의 주가가 1년 만에 50달러에서 75달러로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그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멤버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5억 6,8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은 고객 충성도 향상의 직접적 증거다.
월마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은 AI 음성 주문 서비스다. 이제는 고객이 익숙해진 도구로 변모한 사례이다. 고객이 "헤이 구글, 월마트 장바구니에 밴드에이드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AI 시스템이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을 분석하여 선호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자동으로 추가한다. 이는 단순한 음성 인식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도를 학습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텍스트 투 샵(Text to Shop) 기능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문자로 원하는 상품을 요청하면,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상품을 추천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고객의 쇼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며, 특히 정기적으로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
월마트의 가장 놀라운 성과 중 하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여 8억 5,000만 개의 제품 정보를 문서화한 것이다. 월마트 CEO는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직원 수의 100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AI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콘텐츠 생성을 넘어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관리에서도 혁신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매장 내 IoT 센서를 활용하여 최적의 온도 관리를 실현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아이스크림을 냉동하고 우유를 차갑고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한 적정 온도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상품 품질 관리와 에너지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스마트한 접근법이다.
월마트의 또다른 성공 핵심은 5,000개 매장을 옴니채널 전략의 허브로 활용한 것이다. 미국 가구의 93%가 16km 반경 내에 월마트 매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릭 앤드 콜렉트, 픽업 할인, 그로서리 배송, 드라이브쓰루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세포라의 사례도 매력적인 마케팅의 적용사례로 적합히다. 'Virtual Artist' 앱을 통해 고객이 실시간으로 다양한 화장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얼굴 인식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하여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효과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 구매 전환율을 25% 향상시켰다. 또한 반품률을 15% 감소시켜 운영 효율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물론 모바일로 고객과 소통한 사례라 오프라인 유통과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자. 고객 휴대폰에 앱 하나 설치하는 과정과 비용이 얼마나 들지? 그리고 매장으로 인입된 고객에게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설치율과 반응률도 예측해보자.
유니레버는 전 세계 3,000만 대의 냉동고 중 5만 개에 이미지 캡처 및 AI 분석 솔루션을 도입했는데, 이 재고 관리 분석을 통해 AI로 재입고 주문, 재고 수준 모니터링, 전자 결제, 할인 및 특별 제안 등이 자동화되도록 연동하고 있다. 인건비의 효율성이 오프라인의 경쟁력에 중요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기술의 도입도 충분히 검토해볼만하다.
국내 대형마트들도 코틀러가 제시된 마케팅 5.0의 철학과 사례를 바탕으로, 기술과 인간성의 조화를 통해 최강자로 떠오른 쿠팡이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오프라인의 한계를 온라인 기술로 보완하되, 오프라인만의 고유한 장점은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신선식품의 품질 보장,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 고령층 친화적 서비스 등은 여전히 대형마트가 온라인 업체 대비 압도적 우위를 가진 영역이다. 이러한 강점을 AI, IoT, 생성형 AI 등의 기술로 더욱 강화한다면, 국내 유통업계도 새로운 부흥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통기업들의 부활 전략에도 잘 드러나듯, 트랜스포메이션의 종착지는 더 나은 인간 경험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다. 모든 마케터와 경영자에게 책은 실천적인 나침반을 제공하며, 변화의 시대를 헤쳐나갈 지혜를 조언한다.
쉽게 거절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마케터에게는 일독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