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브랜딩 - 취향을 비즈니스로 만든 사람들
도쿄다반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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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브랜딩: 취향을 비즈니스로 만든 사람들 : 남다른 색깔로 비즈니스를 색칠하는 창업가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비즈니스 성공담이 아니다.

취향과 사업이라는 쉽지 않은 경계에 대한 담론이자, 아직 자라나는 새싹 같은 꿈 많은 사업가들에게 현실의 어려움과 그래도 직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도쿄라는 감각적 도시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브랜드들의 성장통은 우리와는 다른 결이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실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들의 이전에 내놓았던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이 문화와 감각을 만드는 기획자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책은 개인의 취향이 브랜드로 발전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취향이 직업이 되면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한다.

주변인의 역할로 열심히 소비만 하며 즐길 때야 언제든지 손을 털고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직업이라는 굴레에 발목을 잡힌 순간, 천국 같던 나날이 지옥으로 변해도 쉽게 위치를 옮겨갈 수 없다.

LP를 사서 먼지를 털어내고 지글거리는 잡음을 뒤덮은 음악이 귀에 들릴 때는 감미롭겠지만, 하루 종일 작은 바에 앉아 고객이 좋아하는 음악을 쉼 없이 플레이 하는 일은 문득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 가라는 자기 혐오가 목구멍을 타고 올라올 지도 모를 일이다.

돈 버는 일은 그래서 누구나 어렵다.

 

일에서 해탈하여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허들이 실제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이 겪는 취향 너머 직업세계는 꽤나 높은 경계선이 있으리라. 그리고 허들을 넘더라도 직업에 된 취향은 예전의 사적인 즐거움이 재현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취향이 브랜드가 된다는 결과는 또 하나의 허들을 어렵사리 넘어 일구어 낸 결과물이다.

일상 속에서 자신 만의 색을 찾고,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들에게 인정까지 받아내며 공감을 교감한다면 브랜드라고 당당해져도 자랑해도 좋다.

바늘 눈처럼 좁은 문을 어렵사리 극복하고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는 또다른 차원으로 진입하였고, 경쟁자들이 양산될 수 없는 자신만의 찬란한 빛으로 가득 찬 독립된 고유의 공간을 거머쥔 셈이다.

 

도쿄의 브랜딩을 성공시킨 14명의 사업가들과의 인터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고도성장기를 지나 40여년의 혹독한 침체기를 겪어오며 전세계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문화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보했지만, 쪼그라든 주머니 속의 푼돈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어려운 사회상을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업가나 고객 모두 어려운 시기를 뚫고 취향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를 공유할 수 있는 여유와 이유를 찾아낸 것이다.

 

도쿄가 전 세계 브랜딩의 메카로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적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도쿄는 예술을 공간 브랜딩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적 접근을 통해 브랜드의 차별화를 이루어 낸다. 긴자, 유락초, 도쿄 야에스, 니혼바시 등의 상업시설들은 지역색을 공간에 입히는 데 집중하며, 이를 통해 독특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나 도큐플라자 긴자 같은 복합문화시설들은 예술을 브랜딩 도구로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성향에 맞는 예술적 접근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순한 상업적 성공을 넘어서 문화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브랜딩의 본질을 보여준다.

 

대도시를 설계하는 부동산 대기업들도 공간을 설계할 때 얼마의 수익이 발생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터를 잡았던 사람들과의 교감, 그리고 새롭게 들어서 공간 속에서 거주하고 이동하고 방문하는 이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는 방법까지 고민한다.

 


이런 풍토 위에서 도시의 공간을 채우는 새로운 개념의 명인들이 자신의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레코드 수집이 취미가 레코드숍을 창업까지 이어진 ‘'페이스 레코딩'의 이야기는 눈에 바로 꽂힌다. 중학교 때부터 음반을 모으기 시작해 1994년부터 중고 레코드 매장을 운영하게 된 이 사례는 취향이 비즈니스로 발전하는 전형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예전 음악 매니아들이라면 한번쯤 꿈꿔왔던 상점이지만, 현실의 거대한 스트리밍 앞에서 한낱 꿈일 진데.

 

이들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음악과 문화에 대한 경의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고, 누군가의 취향에도 열린 마음을 지니는 것이라는 철학이 마음에 쏙 든다

 

수많은 LP판 속에서 재즈의 깊은 맛을 커피 한 잔에 담아내는 과정은 음료 하나로 감상하기에 충분히 눈부신 오늘 하루가 음악과 공간이 더해져, 미래에도 기억할 수 있는 훌륭한 개인의 역사로 포장되는 공간과 감상으로 새롭게 디자인된다, 그리고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발 길 닿는 곳마다 콜라 자판기가 즐비하지만, 미국의 거대한 드럼통으로 수입되는 원액과는 다른 맛과 기억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요시 콜라는 탄생할 수 있었다.

맛의 변신에 전통 약재를 취급하던 할아버지의 스토리가 입혀지고 창업가의 예술 감각이 돋보이는 인상 깊은 디자인이 액체를 감싼다. 문어발 식 확장이 아닌 조심 조심 분점도 내어 본다.

유행에 불타올라 한달에 서너 개씩 문을 여는 프랜차이즈 접근이 아니다. 그 안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숨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모리오카 서점의 단 한 권의 책만을 판매하는 독특한 컨셉은 브랜딩에서 차별화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그야말로 이 세상 다시없을 별종이다.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라는 일반적인 사업 논리를 쓰레기통에 처넣어 버린다. 깊이와 집중을 통해 고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철학과 사업을 바라보는 눈길을 제 각각이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과 열정, 이 두가지는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런 공간에 가면 나도 그들의 믿음과 열정, 그리고 취향 하나를 손에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들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무지개 색깔이 담긴 안경을 하나 받아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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