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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한다는 착각 - 직감이 아닌 근거로 밝히는 브랜드의 진짜 성장 공식
세리자와 렌 지음, 오시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평점 :

마케팅한다는 착각: 우리가 잘 못 알고 있었던 마케팅의 실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케팅 업계에서 20년 이상 통용되어 온 '성공 공식'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공허한 착각이었는지 300편이 넘는 논문과 실증 데이터로 파헤치니 꽤 놀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마케팅 상식을 근본부터 되짚으며, 흔히 '성공 사례'로 포장되는 마케팅 기법들이 실제 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확인할 수 있다.
마케팅 전략에서 ‘차별화'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경쟁사와 다르게 보여야 소비자가 나를 기억하고, 결국 내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내가 만든 모든 보고서에서 “차별화”라는 단어는 반복되고 반복되어 없으면 서운할 지경이다.
이는 마케팅이 '성공 사례' 중심으로 회자되기 쉬운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한 번의 캠페인이 성공의 휘날레를 높이면, 필승 전략처럼 여기 저기 복제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차별화를 인지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단지 익숙한 브랜드, 자주 본 브랜드를 선택한다. 마케터가 차별화된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며칠씩 고민하더라도, 소비자는 무심하게 눈에 익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브랜드 충성도에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에 충성하는 고객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업의 희망은 아쉽게 틀렸다.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보면, 헤비 유저의 절반은 1년 만에 멀리 떠나가 버린다. 카테고리 내의 헤비 유저와 특정 브랜드의 헤비 유저는 전혀 다른 존재다. 실제로 성장하는 브랜드는 충성 고객이 아니라, 전체 고객의 80%인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도달한 브랜드였다.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이러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실제 시장 조사 결과, 소위 '브랜드 로열티'라고 불리는 현상은 생각보다 훨씬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발견은 마케팅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기존의 충성 고객 확보 및 유지 전략보다는 신규 고객 확보와 광범위한 시장 접근이 효과적인 숫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오래 전 파레토 법칙(80:20 법칙)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내놓은 인사이트에 감탄을 하며 책장을 넘기던 기억이 난다. 이 법칙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상위 20% 고객에게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이러한 비율은 업종과 브랜드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상위 20% 고객군의 구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다는 점이다. 작년의 헤비 유저가 올해도 헤비 유저일 확률은 불과 50%에 불과했다. 고정된 충성 고객층에 의존하는 마케팅 전략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객을 세밀하게 세분화하여 각각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여겨져 왔는데 진리라고 믿었던 이 법칙도 처참히 부서진다. 저자는 이러한 접근법이 오히려 마케팅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른다. 복잡한 세분화보다는 전체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이 더 큰 성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는 마케팅 자원을 분산시키기보다는 집중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신제품 개발과 혁신은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신제품의 성공률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신제품들이 출시 후 1년 내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무조건적인 혁신 추구가 과연 효과적인 전략인지 의문이 든다. 유통업계의 매대에서 꾸준한 스테디셀러 그리고 3개월 동안 반짝 하다 사라지는 대다수의 신제품들이 경쟁을 벌이는 광경을 살펴본다면 아무리 눈에 잘 띄는 매대에 산더미 진열을 해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 원래 사전 상품으로 손을 가져가는 고객의 야속한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저자는 혁신보다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개선과 가용성 확대가 더 확실한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교한 타겟팅은 현대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이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 개인의 관심사와 구매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여 맞춤형 광고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교한 타겟팅이 항상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많은 브랜드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하고, 라이트 유저층에 도달하기도 전에 마케팅을 종료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미 브랜드를 알고 있는 고객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광고보다는, 브랜드를 모르는 잠재 고객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더 큰 성장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하지만 항상 문제는 마케팅 예산이긴 하지만.

마케팅 효과 측정은 모든 마케터들의 고민이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의 발달로 다양한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좋아지긴커녕 오히려 어떤 지표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공부해야 할 대상도 산더미처럼 늘었다.
단기적인 ROI에만 집중하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구축을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브랜드 지표에만 매몰되면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간과할 수 있다. 효과적인 마케팅 측정을 위해서는 단기와 장기, 양적 지표와 질적 지표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말이 쉽지 꽤 어려운 문제다. 이 대목에서 기업의 오래된 노하우와 새로운 접근법의 밸런스가 중요해진다.
저자는 감정이나 직관이 아닌 데이터와 실증 연구에 기반한 마케팅 접근법을 추구한다. 전통적으로 마케팅은 창의성과 직감에 의존하는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 행동을 더 정확히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마케팅에도 과학적 접근법의 적용이 기능해졌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은 데이터와 직감, 논리와 감성, 분석과 창의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근거 기반 마케팅은 기존의 감정적, 직관적 접근법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케터들은 데이터를 맹신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데이터가 말하는 것과 시장의 현실, 그리고 고객의 진짜 니즈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진정한 마케팅 전문가의 역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