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 - ‘빵과 서커스’의 시대에서 ‘빵과 잠’의 시대를 넘어, 파란만장한 서양의 일상 연대기
정기문 지음 / 북피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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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 : 역사의 아이러니, 역사의 관점, 그리고 오늘의 나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레퍼토리가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 나물에 그 스토리.

대가 한번쯤 들어본 내용들, 하품이 날 정도의 읊조리는 나레이션.

그러나, 어린 그 시절에는 왜 그렇게 재미있었던지.

어제 들은 같은 이야기를 오늘 또 들어도 지루함은 1g도 없었다.

따뜻한 이불 속 발 담그고 듣던 시절의 정겨운 그리움은 어른이 훌쩍 넘어서는 역사 이야기로 대체된다.

인류의 방대한 역사 조각들은 언제 어느 녀석을 골라도 두근 두근 댄다.

역사는 교훈이지만, 어쩌면 이 지구상 어디에서는 현재 시점으로 진행중인 엇비슷한 사건이 있다.

물론 어리석은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역사의 낙오자가 되는 비웃음도 받는다.

혀를 차며 우매한 동일 사건이 시간 선상에서 등장하면 썩은 미소를 날려주는 재미도 있다.

 

퇴근 후 뻐근한 다리를 마사지하며 흔들의자에서 역사의 한페이지를 넘겨가는 맛난 휴식은 하루의 피로를 줄여준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궁극의 결말은 결국 인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집트의 생활방식이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설명은 처음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기괴하다.

물론 오래된 역사의 한 조각 - 헤로도토스의 저서 '역사(Historiai)'에서 서술한 행동들의 묘사라고는 하나, 기괴해 보이는 생활상은 관심을 멀리 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저자가 설명하듯, 그럴싸한 이유는 있다.

자연과 인식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계속 바뀌었고, 합리적인 결말도 많지만 알 수 없는 딜레마 속에서 허우적댈 수도 있다. 당시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작정을 한다면 괴리감만 느끼게 된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인정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 이유에 대한 사실만 받아들이고 지금과는 다른 시각이 역사의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갖는 노력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사고의 확장을 얻을 수 있다.

용변은 집 안에서 식사는 집 밖에서. 현대인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먹는 행위는 떳떳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논리를 유추해보면 딱히 이상할 일도 없다는 결론이다.

 

살육과 죽임을 당당하고 자랑스러워했다는 중세 귀족들의 행태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진다.

당시 귀족들은 지금처럼 스테이크나 햄버거 패티를 만들어 먹지 않고, 고기를 통으로 구워 내어 주인이 고기를 썰어 내주었다. 어려서부터 양반훈련으로 고기 썰기를 배워야 했다. 심지어 조류의 경우 깃털 그래도 구워 내놓은 경우도 많다는데 꽤나 경악스러운 식사장면이다.

지금 관점에서 극악무도한 사고방식과 행동 역시 당시의 세계관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폭력”으로 주변을 제압해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야만의 시대였다.

자신의 강인함을 평상시에 드러내지 않으면 이민족은 물론 영내 평민들도 눈이 뒤집혀 재산을 탐내기 위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삭힐 방법이 없던 것이다.

이후 등장한 부르주아의 핵심은 경제인들은 자신들의 무기와 병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이와는 반대로 평화가 최고의 가치임을 세뇌시키고 조용하고 착하게 만백성이 살기를 원했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의 위대함과 거침없음을 보았다면 부르주아 계급의 두려움도 공감할 수 있다.

왕을 단두대에 올리는 광경은 고대사회에서나 볼 법한 일이었다.

특히 악취 냄새 심했지만 왕의 기품이나 강력한 왕권을 거머쥐었던 루이 14세 시절의 막강한 힘을 비교한다면 더욱 대조된다.

노한 백성들의 눈을 피해 해외 탈주 중 붙잡힌 어리석음도 자신들의 실각을 인정하지 못한 착각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절대 권력일 수록 출렁이는 민심의 분노를 읽지 못하고 자신 스스로 극단으로 몰아가게 된다.

그 끝은 단두대 OR 총알뿐이다.

 

역사를 배우는 또다른 방법 그 당시의 세계관과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

오랜 시간의 흔적을 뒤적이며 시계를 현재 시간으로 맞춰놓는다면 어쩌면 역사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역사의 교훈을 반복하는 자, 과거의 현상을 현재의 시각으로 이해하는 자. 

어차피 인류에 대한 고찰 따윈 필요 없는 부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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