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늑대 : 진격하는 아시아의 국가들, 그 안에서 발견한 대한민국의 불안감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유명 가수 콘서트 예매의 급박함은 한 번이라도 경험이 있다면 공감한다.
시작시간 0초 딱 맞춰 들어갔다가 버벅거리는 결제 페이지에서 튕겨버리면 지옥 맛이다.
순식간에 앞에 몇 천명이 늘어서 있다. 그리고 결과는 참패.
속도가 생명이다.
하물며 1회성 공연예매조차 작은 시간 단위에 생사가 갈리는데 급변하는 경제지도에서 성장을 위한 미래산업 경쟁은 어떠하겠는가?
적절한 시기에 투자와 육성하는 과정은 기본이고, 불확실한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는 혜안과 결단을 요구한다.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며 속도감은 탄력이 배가된다.
R&D 예산을 확대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삭감의 칼을 휘두른 대한민국 정부의 선택은 과연 탁월한 결과를 가져다줄까?
다들 저만치 앞서가는데 정치 불안과 부정의 개입은 국가 미래의 원동력을 근본부터 갉아먹는다. 그리고 비전은 사라진다.
이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당연한 순리임에도 망각하는 자들은 항상 역사 페이지의 한 부분을 장식한다.
책에 소개되는 늑대들의 등장은 선진국이나 문턱에서 주춤거리는 우리나라에게는 굉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국가가 적극 개입하여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육성하고 한방향으로 화력을 집중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국가는 싱가포르이다.
이미 그들은 경제 성과에서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아시아 최고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태생적 한계가 스타트 업에 독과 약을 동시에 갖게 된다.
금융 허브와 세계의 투자금이 흘러 들어 사업을 시작하는데 든든한 근간을 제공하지만, 우수한 인재를 공급받기에는 한계점이 드러난다. 자국에서 육성되는 인재에도 수적 열세이고, 외국 인력이 유입되기에 매력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정부에서 새로운 기술혁명이 자국의 지속 성장을 확보하는 제일 중요한 수단이라는 확고한 의식을 갖고 있다.
중요한 요건 중 하나를 엿볼 수 있는데, 바로 정치의 방향성이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정권을 차지하는 다수당의 성향에 따라 투자 및 지원의 방향이 바꾸거나 분야가 변경되는 일이 자주 있는데, 기업 환경에는 최악이다.
이에 비해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이후, 장기 집권의 형태로 권력이 유지되다 보니 국가 핵심역량 집중 면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연히 좋은 사례라고 치켜 세우거나, 장기집권이 경제 측면에서 안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지난 정부의 치적이라고 지원을 축소하는 형태의 보복 지원은 자제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가나 투자자가 원활한 선순환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
떠오르는 강국 베트남도 지나칠 수 없는 관심대상이다.
중국 공산당의 개방 경제 이후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었던 차세대로 거론되는 베트남은 자원, 인구, 외자 유치 등 모든 요소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다른 공산권 국가들의 국영기업이 전통산업에 매몰되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형통신사의 인프라 확장, 인공지능, 스마트 시티, 스마트 제조 등 선진국에서나 집중할 수 있는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고 이는 저비용 생산기지에 머물러 있던 국가의 위상을 여러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똑똑한 선택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젊은 층의 인구 분포가 두터운 탓에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만 않는 다면 기대되는 국가이고, 이미 지난간 자본주의 역사의 미비점들을 학습으로 잘 혜쳐나가리라 기대된다.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국가의 존망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승부처이다.
미국과 중국이 저만치 앞서가는 상황에서 유럽이 주춤한 틈을 타 아시아의 비상이 기대된다.
각 국의 경쟁력은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부족 요소는 우수한 인재의 확보이다.
책에 소개된 떠오르는 국가들의 인프라를 살펴본다면 자본의 유입이 원활히 진행되더라도 인력 풀이 없을 경우에는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발표된 전세계 공대 10대 순위 안에 중국 대학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을 보더라도 조기 인력확보는 결국 자국인의 머릿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인프라 구축에 수십년이 걸려도 쉽지 않기에 외국의 인력을 끌어당기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방식이 오히려 적절할 지 모른다. 물론 장기 플랜으로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있더라도 당장 산업의 육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학 선호 랭킹 상위권이 모두 의대로 꽉 차 있는 대한민국도 적색 경고등은 마찬가지.
지금까지 쌓아 올린 기술 경쟁력조차 중국에게 추월당하지만 속수무책이다. 혁신을 이끌어갈 인재들은 모두 돈벌이 전쟁으로 떠나게 한 사회의 욕망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갈수록 절망의 폭으로 떨어지는 출생률 또한 우리 발목을 거칠게 잡고 있다.
희망은 없는 것일까?
책 후반부에 게재된 유니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짧게 소개하는 챕터는 그동안 몰랐던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유도제 역할을 한다. 보다 많은 한국의 스타트 업들이 얼굴을 내밀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위기의 벼랑으로 몰리는 대한민국호의 구세주로 스타트 업들의 멋진 활약과 그에 따라 생활과 삶의 질적 향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