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독서평설(12개월 정기구독)
지학사(월간지)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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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10월호 : 반가운 소통과 배움의 잡지 속으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공방은 한동안 지상파 뉴스는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를 두 쪽으로 나누어 치열한 입 싸움에 빠뜨렸다.

일본이 밑 없는 독에 물 받기에 한계를 느껴 오랫동안 다른 나라를 설득하며 해양 방류를 주장했지만 그 누구 호응 안해주었지만 갑작스레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며 한미일 3개국의 공조 하에 전격 실행되고 말았다.

록 밴드 여성 싱어가 “지옥”이 펼쳐졌다는 멘트 하나에 정치권이 발끈할 정도로 민감한 주제가 되었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패싸움을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과학의 신빙성과 외교관계의 정당성이 아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른들이 살아갈 세상보다 중고등학생들이 살아갈 시간이 훨씬 길고 해양의 오염에 더 큰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데.

잡지에서는 양측의 논리를 2분법으로 잘 대변하고 있고 상대방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라는 토론의 기본원칙을 학생들이 깨닫기 좋은 방식으로 문제를 다룬다.

하지만 민감한 문제이고 아이들이 우려는 어른들의 정치색 가득한 의견보다 한 수 위에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몇 페이지 뒤에 등장하는 아연의 보고 “생굴”을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금지의 음식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씁쓸함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행을 원래 좋아하지 않던 탓에 아이가 훌쩍 커서 고등학생이 되니 딱 좋은 핑계거리가 하나 더 생긴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풍경이 되어 가을을 여행하는 법에 대한 내용을 읽어가니, 갑자기 식구들을 모어 훌쩍 자연 속으로 떠나고 싶은 욕심이 커진다.

캠핑을 나가기 위한 기본 도구도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몸만 가도 추억쌓기 가능한 콘도라도 선택하여, 신청했지만 이미 한정된 회사 콘도 신청은 일찌감치 마감이란다. 당일치기 갈대밭이라도 갔다 올까?

황금 물결 가득 찬 대지의 겸손함이 사진으로 실려 있으니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부채질한다. 딸아이 학원 일정으로 가족 여행은 불가 판정을 받고, 그나마 장비가 갖춰진 후배와 캠핑 1박 결론이 났다.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져 두툼한 외투가 필요한데 감기라도 걸리면 독서 평설 탓이다.

 




“지역재생”에 관한 씁쓸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기획 기사는 기울어가는 국가의 위기와 맞물리는 사회의 쓴 맛을 잘 보여주었다.

어느 시기부터 의식으로 대변되던 TV에능 프로그램이 “주”에 쏠리며 다양한 포맷의 방송이 사람들의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빈집살래”라는 코너 역시 피폐헤져가는 지방의 버려진 집들의 재생을 꿈꾸며 골목시장 활성화같은 새로운 무브먼트의 일종으로 기획되었다.

방송의 힘이 또다시 주목받는 계기였다.

인구감소와 상권몰락으로 아무도 찾지 않던 한적한 시골 동네가 방송에 나오며 명소가 되었고 상인들도 관광객의 발자취를 쫓아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한다. 지역은 활성화되고 덩달아 집세도 올라간다.

이러면 우리가 자주 도시에서 보던 현상으로 귀결된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정작 지역을 활성화하는데 역할을 했던 핵점포는 고갈되고 소비되고, 건물주의 주머니만 두둑해지고 천편일률적인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지배하는 지역, 결론은 또다시 침체가 몰려오고 해당 지역은 더이상 재생은 불가능한 불모지로 마무리 짓고 말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비약적인 추정이라고 주의를 받을 지 몰라도, 대도시에서 그대로 일어난 부정의 진화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미 인구 소멸로 몰락하던 지역에 관광이라는 자원을 제대로 접목하여 일본 소도시 여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일본의 사례를 우리는 왜 접목시킬 수 없었는지 자기 문답을 할 시간이다.

 

입시 스페셜로 소개된 대학별 특성화학과는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이 되는 기사였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는 어른들의 학창시절과 비교하면 상상도 못할 속도와 방향성을 뛰쳐나가고 있고 오히려 학생들 스스로 탐색하고 자신의 미래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으니, 잘 알려지지 않는 학과들의 특성과 요강을 일목요연하게 안내하고 있다.

대학보다 학과를 선택하는게 과거에는 쉽지 않았다. 학벌 위주의 직장 문화는 학과보다는 출신교에 따라 밀어주고 끌어주는 구시대적인 산물을 쏟아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지고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대에는 남다른 학과의 선택은 경쟁력의 하나로 간주된다.

 

전기차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스마트 모빌리티 학부는 전기차 그 이후의 세계까지 고민하고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발전상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이 가능하다.

 

반도체 공학과 같이 산업현장과 바로 연결되는 학과는 대기업의 취업 연계로 높은 인기와 경쟁이 예상된다. 갈수록 다른 하드웨어 분야에 비해 시장의 사용범위가 넓어지는 디스플레이 분야도 빠질 수 없다.

 

오래전부터 숨은 알짜 학과로 소문났던 부동산학과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의 부동산 자산의 개발과 거래 등에 중요한 회사내 역할로 인해 각광받던 분야이며 이는 현재도 유효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학과 선택은 오랫동안 자신의 특성과 강점을 개발할 수 있는 진로 선택의 핵심적인 갈림길인만큼 이런 기획 기사는 조금 더 자주 선보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몇년전 딸 아이와 함께 방문했던 다자이후 후쿠오카의 강렬한 인상은 건축가 구마 겐고의 책 두서너권을 따로 읽을 정도의 매력으로 다가온 적이 있는데 독서평설을 통해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건축에 대하 기획물들은 여행이라는 테마와 미학적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응원하는 좋은 테마라고 생각한다.

 

이번 달도 즐거운 테마 기획기사로 알찬 시간을 아이와 함께 대화의 통로로 다가갈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다. 많은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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