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 미국 중앙은행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가뜨렸나
크리스토퍼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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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연준의 파란만장한 내부 보고서와 우리의 미래 엿보기




코로나 시대 양적 완화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은 금리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일반인들의 관심은 연준이 어떤 방향으로 금리정책을 끌고 가느냐에 집중된다.
언제부터인가 경제신문이나 방송은 물론 유튜브 경제채널들도 연준회의가 열리기 2-3주 전부터 동향에 대한 보고와 예측을 하고, 미국 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상황별 분석하느라 바빠진다.
한국은행 금리에도 둔감하던 사람들이 미국의 경제정책에 민감해졌다는 상황은 그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연준이 이렇게 친근해보이는 시기는 놀랍다.
우리가 인식하는 한국은행은 지폐를 찍어내는 돈공장 정도로 생각하던 순진한 시절도 있었지만, 미국 금리와 차이가 벌어진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최선의 선택은 불가능한 역할을 하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어려움이 느껴진다.

연준의 경제 정책 개입을 미국 정부는 통제할 수 있을까? 연준 자체가 태생부터 정치권과는 선을 그어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었고 미국 제국의 영향력이 금융업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기반으로 가속화되었기에 더더욱 통제권은 연준이 장악할 수 있었다.

이젠 연준이 결정하는 의사록조차 주가를 출렁이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어떤 정치권도 그들을 쉽게 조정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조정을 당하지 않기를 바래야할 지도 모른다.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가 시름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는 국방력 등 무력을 통한 장악력보다 금융 본연의 통화정책만으로도 세계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에 엔데믹 이후 한동안은 세계 최강 권력기관으로 자신들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실물경제와 점차 멀어져버린 미국의 현상황이다.
제조업의 리쇼어링을 정부가 두 팔 걷어붙이고 뛰어든 상황도 결국 중국의 세계공장 역할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결과로 성장한 중국의 견제를 위해서 스스로 물가를 올리는 폐쇄주의에 가까운 정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달러화의 통제력은 약해지며 연준 스스로 화폐를 관리하는 힘에도 한계가 봉착하지 않았는가 의구심을 들게 한다.

위기는 기회를 만드는 법이라 깜짝쇼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마치 일본이 플라자 합의 한방에 골로 간 것 처럼.
중국이 끝까지 저항하며 무력 대결까지 염두에 둔 형국으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웃는 얼굴로 악수를 하며 주변 국가들을 놀라게 할 지 모른다.

물론 미국은 결코 중국의 부상을 용납하지 않는다. 양털깍기에 돌입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졌지만 최강 제국이 자신들의 권력을 쉽게 내려놓는 일은 없었고, 그렇기에 세계 패권의 선봉장인 연준에 대한 기대와 역할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수 밖에.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중국의 형국을 볼 때 과거의 방법을 다시 먹히지 않을테고 우리는 흥미로운 시선 - 그러나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강점은 연준의 내부 시각으로 집필된 점이다.
근 2년간 연준이 벌려놓은 양적완화의 후유증의 결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약화시키기 위해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언론과 경제계의 예측을 뛰어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홀로 반대표를 던지기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강력한 억제책을 점 도표를 통해 피력한 쪽과 무리한 결정이라는 팽팽한 긴장감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높은 금리를 향해 올라가는 결정을 막을 수 없었고 보이지 않는 내상을 입은 이도 존재한다.

이는 이전 버냉키 시절 양적완화라는 듣도 보도 못한 발명품을 연준이 세상에 내놓았을 때 이미 잉태되었고 이 과정에서도 외로운 반대표를 던지며 연속성있는 화폐 주조의 남발을 반대한 이가 세상에 던지려고 했던 메시지를 책을 통해 잘 표현해내고 있다.

폭주기관차를 멈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무모한 브레이크 작동이 영원히 밀폐된다면 희망은 없다.
실패한 반대표의 존재가 의미있는 이유다.


경제이야기가 무서운 건 알면 알수록 자신의 무지가 커지고, 두려움도 커지며 의욕도 커진다는 점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더 민감하겠지만 이젠 일반인 누구도 경제를 모르고서는 사회생활 제대로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유튜브만 돌려봐도 수많은 콘텐츠가 등장하는 시대에 어쨋든 세계경제의 가장 큰 흐름을 주도하는 연준의 역사와 역할,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훑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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