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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빌 슈트 지음, 김은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3년 4월
평점 :

심장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 : 심장 백과사전을 읽고 나서야 심장이 존경스러워진다.
대한민국 사망원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암
2.심장 질환
3.폐렴
4.뇌혈관 질환
5.자살
자살이 다섯 번째 순위에 든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역시 암이 1등이지만 심장 질환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뉴스에서는 갑자기 쓰러진 행인이나 식당 손님에게 뛰어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작은 영웅들을 소개한다 이 글을 쓰기 며칠전에도 임용 1년 정도 된 두 경찰관이 식당에서 뒤로 그냥 쓰러진 고객에게 한치 망설임 없이 뛰어가 심장 마사지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심장은 예고없이 정지한다.
수많은 인자가 심장으로 향하는 혈관을 괴롭혔고, 알게 모르게 위험 신호도 여러 번 보냈을 테다.
그럼에도 사람은 일이 닥쳐야 병원으로 달려가는데 안타깝게도 심장은 시간이 없다.
갑자기 정지한 심장을 4분 이내에 되돌려 놓지 못하면 설사 눈을 다시 뜨게 되더라도 이미 뇌에 혈액공급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남은 삶을 살아가기 어려워진다.
4년전 근무지에서 미화분이 쓰러지셨다. 한 시간 전에 인사까지 나눈 아주머니였는데, 청소를 하시다 바로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직원들이 달려들어 압박을 시작했고, 매뉴얼대로 나는 119 신고를 하며 상황을 중계하였다.
구급차는 6분후에 도착하였고 직원들은 소방관들이 달려올 때까지 계속 심장을 압박했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추가로 10여분을 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운명을 달리 하셨다.
눈 앞에서 한 사람의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다음달에 직원들 모두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했다.
심장은 인간에게 뇌와 함께 절대적인 장기로 통한다.
오랜 시간 생명을 유지하는 기관으로 모든 생명체의 삶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미안하지만 그 뿐이다. 생물시간 때 배운 짧은 지식이 전부이고, 기껏해야 건강 관련 도서에서 한 꼭지로 다른 심장 이야기를 읽었을 뿐이다.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다.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로 채운 심장이야기는 이런 독자들을 제대로 저격할 수 있는 콘텐츠이다.
내 목숨을 지켜주는 심장을 좀 더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 상식을 올리는 욕심은 누구에게나 책 한 권의 권유로 활활 타오를 수 있다.
낯선 생명체를 책에서 만나게 된다.
어디선가 동물 도감에서 한번쯤은 본거 같은데, 아니야 영화에서 봤다.
에일리언 시리즈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은 투구게에 대한 설명은 심장으로 시작된 여행의 목적지가 세상 어디든 연결될 수 있다는 흥미를 준다.
공룡보다도 오래된 그야말로 “살아있는 화석인 투구게는 모양만큼이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낚시의 좋은 미끼로 남획되어 보호해야 할 상황에 왔지만 이 녀석을 식탁에 올리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테트로도톡신 독성이 있기 때문인데 낯선 용어지만, 복어에 들어있는 바로 그 독이다. 먹으면 순식간에 사지가 마비되어 죽음에 이르나 정신은 멀쩡하여 죽음의 길로 빠져드는 자신의 운명을 체험한다고 한다.
재미난 점은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명체들이 폐쇄 순환계를 통해 심장 박동으로 혈액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처리하는데, 투구계는 개방 순환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처럼 정해진 길을 피가 달리는 게 아니라 커다란 통 안에서 액체가 흘러 다니는 느낌의 순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푸른 색을 띈다는 피의 색도 매력 넘친다.
개방순환계는 상대적으로 단순하지 않을 까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진다. 심장이 이완하고 수축하면서 온 몸에 피를 돌게 하는 작동은 동일하게 운영된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구조에 맞게 도움되는 기관도 추가로 가지고 있어 운동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시킨다. 말이 달릴 때의 간의 이동으로 숨쉬기 조금 더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예시와 비교해본다면 이들의 신비로운 심장박동은 한층 가까운 느낌이 들게 해준다. 생전 실물을 한번 못 봤고 흉측 무섭게 생겼지만 어쩌면 지구상에서 멸종의 순간으로 달음박질치는 투구게의 비극도 함께.
차가운 심장, 뜨거운 심장, 사랑의 심장.
처음 본 아리따운 아가씨를 본 주인공의 눈은 하트로 모양이 변하고, 심장은 몸에서 빠져나올 듯 고동친다. 그리고 텔레파시처럼 사랑의 감정은 심장에서 심장으로 전해진다.
분명 우리는 사랑을 느낄 때, 심장으로 느낀다.
아기 고양이 사진을 볼 때 심장이 아프다.
그런데, 우리의 정신이 심장에 들어있던가?
수많은 문학적 서사나 노래가사에 최소한 사랑이라는 감정은 확실히 심장에서 살고 있다.
또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물론 아니지만.
예전부터 우리의 영혼은 심장 안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과학자와 의사들의 끊임없는 연구 결과 뇌와 심장은 완전히 분리되었고 우리가 믿는 감정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지금보면 당연한 귀결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일부 과학자들은 그들을 신봉하는 무리들과 함께 심장에 우리의 영혼이 같이 숨쉰다는 증명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심장이식을 한 환자가 과거 심장 주인의 성향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는 증거를 대범하게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과학의 실험과 증명들은 이 역시도 환자의 자기최면의 일종으로 결론 내버렸다.
실연을 당하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지만 술집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바로 사랑의 감정이 보관된 뇌를 마사지하기 위함이 확실하다.
자, 제일 중요한 대목이다.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심장을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므로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그 어떤 만병통치약도 의미 없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탄력을 준다는 헛소리는 믿지 마라. 여유 있고 안락한 스트레스 없는 삶이 훨씬 더 오래 심장을 뛰게 만들어줄 수 있다.
먹는 치료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레드 와인과 다크 비어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이 책에서도 주장한다.
술은 어떤 형태로든 좋지 않다는 주장도 많은데, 주당들은 레드 와인이라도 심장의 물방울이기를 빌지 않겠는가?
어쨌든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이론은 여러 번 증명되었으니 믿어보자.
약물 중에서는 스타틴이 추천된다.
이 약 역시 찬반논란이 꽤 많았던 논란의 중심이었지만 최근 실험결과들은 긍정 선상 위에 놓인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효과는 탁월하다. 음식과 운동도 같이 병행해야 하지만 스타틴 만큼 확실하게 콜레스테롤을 잡는 방법은 없다.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여 확실한 환자들에게 처방되지만 가끔 간식 먹듯 스타틴을 먹는다는 의사가 있을 정도면 눈치 빠른 이들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다.
심장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우리의 생체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고마운 기관이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한 번의 작동 불능이 모든 시간을 종결시키는 심장에 대해 많이 알수록 건강을 지키는 지혜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