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39가지 길 이야기 ㅣ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일본박학클럽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39가지 길 이야기 : 역사를 휘어 감는 길을 따라 숨겨진 역동의 흔적을 찾아내다
 
 
 
서울 지하철 2개 노선의 개통일을 기억한다.
5호선 / 9호선
한적한 동네라도 길이 하나 뚫리면 사람이 모이고 물건이 모이는데, 지하철 역의 위력은 막강하다.
땅 밑 길이 뚫리면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고 층수 높은 상가가 공사를 시작하고, 후미 졌던 구석까지 상업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그야말로 "변화"의 도가니다.
특히 9호선 개통일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구매했던 아파트 입구가 지하철 역 입구다.
게다가 서울 지하철에서는 유일한 운행방식인 "급행 역"이다.
비가 와도 우산 없이 뛰어가서 강남까지 빠른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의 압축과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체험했다.
지금도 그 동네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길이란 게 그렇다.
없던 길이 생기면 사람이 모이고, 물건이 모이고 교역이 시작된다.
의도를 가지고 개척된 길도 있지만 우연의 일치가 역사의 아이러니가 벌어지기도 한다.
인도로 빠르게 가고자 노력했던 콜럼버스의 물길은 그렇게 신항로란 타이틀이 붙었다.
 
세계사를 조망하는 기발한 시각은 전체 역사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개별 테마에 대한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지식을 구축하는 거미줄을 엮어가는 방식을 구현한다.
특히 일본의 출판계는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지루함을 새로운 각도에서 들여다보고 대부분의 독자들이 알고 있는 상식에 처음 들어볼 만한 디테일한 사실을 접목하여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다.
 


지금껏 국내에 출판된 세계사에 재미난 제목이 붙었다면 일본에서 출판된 도서일 확률 50%다.
 
길을 통해 세계사의 변곡점과 인간의 통행을 조망한 이 책 역시 이런 맥락을 같이 한다.
역사의 흐름을 따라 길을 생겨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충돌과 이해가 엮이며 인간은 진화하고 발전한다.
이를 들여다보는 재미는 역사시간 속 따분한 수업과 비할 바 아니다.
 
길을 통해 과거를 훑어보면 좋은 점이 또 있다.
지리의 위치가 시계열을 적용한 변화를 그려볼 수 있다.
다행히 책에서는 이야기 꾸러미마다 지도를 할애하며 글로 표현된 지리학 지식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다.
 
아직까지 낯선 동유럽 지역의 명칭을 머리 속에 그리기는 어렵지만 훈족의 이동경로를 지로의 화살표로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영원할 줄로만 알았던 로마제국의 몰락과 하필이면 갑자기 등장한 세력이 유럽의 지도를 바꿔 놓으리라 예측했던 선인이 한명이라도 있었을까?
 
여러 개의 몽골제국 한국의 위치도 지도를 통해 살펴보며 빠른 행군으로 가장 위대한 제국을 만들었던 몽골의 대단함을 새삼 느낀다. 대부분의 과거 제국은 새로운 부활을 꿈꾸는 시도도 많이 하고 어느 정도 국가의 영향력을 남기기도 하는데 엄청난 속도로 세계를 제패했으나 지금은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역사책을 즐겨본 독자라면 익히 아는 시간의 순서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고 몰락해가는 길을 살펴보는 시간은 유익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야기를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다듬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연대표와 결합시켜 설명하는 부분은 지식을 이해하기는 좋으나 취미로서 역사책을 들여다보는 독자에게는 따분함을 줄 수도 있다. 재미난 에피소드를 섞거나 전혀 뜻밖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한 토막을 섞는 방식이라면 어땠을 지?
 
인류의 역사를 이끌었던 길 위에서 우리는 어떤 문명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 감탄스러운 여정을 따라가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해볼 지혜도 얻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