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뇌 - 뇌과학이 발견한 기억의 7가지 오류
대니얼 샥터 지음, 홍보람 옮김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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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뇌 : 우리 뇌가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상실의 메커니즘, 극복의 방법을 찾아라
 
 
 
며칠동안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있다.
신작 예고편이 유튜브에 등장하며 극장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한 이유도 있지만, 랙을 정리하다 1-5편 합본 블루레이 패키지를 발견하고 내용물을 꺼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여러 차례 감상했던 1,2편은 줄거리가 머리 속에 그려지며 망각된 작은 씬들을 발견하는 재미에 시간이 흘러갔다.
이와 달리 3편은 한 번만 블루레이를 플레이어에 걸었기에 전체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기억이 소멸된 덕에 새로운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플롯을 따라가며 긴장감을 높여갔다.
분명히 봤던 영화인데 어쩜 이렇게 텅 빈 상태가 되었을까? 희한한 느낌이다.
 
영화를 디스크로 모으는 취미에 대해 한 번 보고 말 작품을 뭐 그리 돈을 써가며 모으냐는 집사람 핀잔도 오래 들었지만, 뇌가 생존을 위해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아무래 재미있게 본 영화를 다시 보더라도 끊어진 기억 사슬을 이어 붙이고 때로는 완전히 리셋 된 기억을 되살리는 재미로 영화의 다수 감상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변해버린 나 자신의 시각이 새로운 관점으로 필름을 바라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지만.
 
인간의 뇌는 거대한 오류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7가지 범주로 저자는 뇌의 실수들을 설명하고 있다.
 


대표선수로 첫번째 등장하는 "소멸"은 그야말로 망각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망각곡선에 따라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10개 외웠던 단어는 머리 속에서 점차 사라져간다.
뇌의 특정영역에서 암기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들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확인하는지, 그리고 노화와 관련되어 기억과 소멸이 상관관계를 알아내는 과정은 흥미로우면서도 우울함을 던진다.
노력과 훈련에 따라서 나이가 먹어도 기억력을 어느 정도 유지시킬 수 있지만, 대다수는 실패하게 되고 소멸이 기억을 침탈한다면 끔찍한 치매 환자로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다.
 
뇌가 실수를 거듭하고 오류를 생산해내면 일상생활은 물론 어렵게 구한 직장 생활에서도 끔찍한 결과를 내리라는 자명한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한거야, 어떻게 이런 걸 잊어 먹을 수 있어.
심한 자책과 우울증에 함몰되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인간이 자연에 벌거벗겨져 내동댕이쳐 진 채, 살아가며 생존의 기술로 습득한 메커니즘의 하나로 인정한다면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 뇌는 왜 이렇게 창조된거지? 왜 이렇게 진화된거지?
자연의 거대한 진화는 합당한 이유가 숨겨져 있고, 숨은 저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책 속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된다.
 
각 파트별로 소개되는 사례와 실험들의 결과에 때로는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고,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심리가 뇌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게 설정되지는 않았는가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회실험에서 드러날 수 있는 문제라고 하기에 뇌가 삶을 지배하는 영향력이 절대 변수이기 때문에 완벽한 논리의 뒷받침이 없으면 믿기 꺼려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바라건 데, 뇌가 일으키는 오류들을 나이가 하나 둘 먹어가면서 깊은 상처로 나지 않도록 케이스 스터디와 훈련법의 습득으로 개선할 수 있기 만을 바랄 뿐이다.
분명 변화무쌍한 자극을 긍정의 환영으로 내재화시키며, 신체의 감각과 뇌의 영역을 연결하는 훈련은 조금이나마 퇴화되고 노화되는 두뇌의 활동성을 강화시켜 주리라 믿는다.
 
책으로 우리는 조금이나마 지친 뇌를 달래 주고 단련시킬 마음을 먹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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