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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없다 -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로버트 맥널리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2월
평점 :

석유의 종말은 없다 : 우리가 궁금했던 에너지의 제왕 “석유”의 모든 것
휘발유 가격 2천원을 넘어섰던 시절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당시 올림픽대로가 출근 경로였는데 역사상 가장 한산했던 출근길이었다.
가격이 올라가니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고 신차 판매량도 급감하며 2023년에는 생각도 못할 프로모션이 대리점 마다 넘쳐났고 문자가 수시로 날라왔다.
팬데믹 이후 마이너스 가격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유가의 몰락은 소비자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일 지 몰라도, 이거 이러다가 정유업체들의 투자 저하로 오히려 악재는 아닐까 걱정이 됐다.
아니나다를까, 러시아의 무모한 전쟁을 기점으로 에너지 가격은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나타냈고,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는 세계 경제 주름살의 골은 땅 밑으로 파고 들었다.
에너지가 어떻게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시대의 도래다.
어린 시절, 우리나라에서도 석유가 나왔으면 얼마나 좋아..조상 탓하는 어른들의 입방에 장단을 맞추다 보니, 공룡의 떼죽음이 왜 한반도가 아닌 중동에서 일어났을까 탄식했지만, 공룡 사체가 석유가 되는게 아니라는 과학 유튜버 한마디에 멍한 과학의 깨우침을 얻는다.
아직도 주요 국가의 주요 수익원이 유류세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품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석유의 영향력은 그 어떤 재화보다 강력할 것이다.
전기자동차를 필두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으나, 배터리의 안전성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탄소 정책의 후퇴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아직 투자재로서의 화석 에너지의 매력은 넘쳐난다.
과거 1859년부터 주요 산유국 중심의 석유를 둘러싼 욕심은 세계 경제사를 이끄는 하나의 중대한 축이었고, 책은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없던 에너지의 역사 속으로 인도한다.
지금도 경제상황을 쥐락펴락하는 OPEC가 탄생된 배경이나 미국의 암투를 불러일으킨 셰일오일의 발견 등 자세한 배경을 몰랐던 역사의 한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거대한 자본의 쟁투가 벌어진 시장인 만큼 한나라의 정권조차 쉽게 엎어버릴 수 있는 힘의 근원이며, 민족주의에 근간한 석유의 국유화는 석유가 인간의 문명에서 영원히 퇴출될 그날까지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볼 수 있게 한다.
작년 세계 최강국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당했던 수모를 떠올려보면, 경제의 심각한 위기에서 에너지의 영향력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고, 경제 위기가 예견된 2023년의 암울한 전망 속에서 그나마 에너지 가격이라도 안정화 되길 희망한다.
하지만, 투자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석유는 50달러 내외의 하락세를 전망하는 이들보다는 150달러 이상의 고유가 시대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거대한 시장의 일부라도 이해할 수 있던 기회였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