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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평점 :

흐르는 것들의 역사 : 유체역학의 과학적 흥미를 쉽게 이해하는 길잡이
흐르는 것들은 매력적이다.
달리는 자동차 차장을 열고 산들바람이 얼굴을 감싸 흐르는 느낌을 좋아하는지?
지금은 끊었지만 담배 연기를 푸우하고 내 뿜으면 공간 속으로 퍼져가는 모양의 어지러운 동선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도 신기한 건 비행기의 이륙이다.
거친 진동으로 자기도 모르게 의자 팔걸이에 힘을 주는 불안감이 정신을 지배하지만, 붕 뜨는 묘한 기분과 함께 육지와 결별하고 하늘 위로 떠오르는 순간의 아득한 기분은 정말 좋다.
반년 정도 부산에서 근무할 때, 매주 비행기로 출퇴근할 때는 지금 회상해도 좋았던 기억이다.
유체역학의 정의는 문장이 자동으로 뇌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유체. 즉, 전단응력을 받을 때 저항하지 못하고 연속적으로 변형하는 물질의 역학적 상태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역사적으로 유체역학의 시조는 물리학의 영원한 고전 뉴턴으로 보고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부력 원리도 유체역학의 발전에 기여했지만,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하고 발전시킨 시대를 시작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다니엘 베르누이, 오일러 등의 학자들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어왔다.
다른 과학 분야에 비해 쉽지 않은 학문을 일반 독자들도 조금은 쉽게 접할 수 있게 필력을 뽐내는 저서들이 유체역학 분야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런 경향의 원동력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유체역학으로 고안된 수많은 발명품들의 혜택을 우리가 누리고 있기도 하며, 머리 속 과학 접근은 이해를 하더라고 막상 눈 앞에서 실물을 보면 신기하기만 한 풍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비행기에 대한 동경과 신비로움을 아직 가진 내 경우에도 그렇다.
인간이 유체역학을 통해 개척한 놀랄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과학사와 결합시켜 흥미를 일으킨다. 물론 안타까운 사고, 비극적인 현장에 적용되는 원리까지도 파헤친다.
지금도 놀랍기 만한 고대 로마의 수로에서 시작하여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다빈치의 활약상, 인류의 오랜 꿈을 현실로 끌어내린 라이트 형제, 영화보다 더 비극적이었던 타이타닉 등 챕터 별로 누구든 눈길을 줄만한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이 등장하여 책 읽는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이 책을 선택했던 가장 큰 사건은 책 후반에 등장한다.
바로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 폭발사건.
미국과 소련 간 군비경쟁으로 꽃피게 된 우주개발계획은 냉전의 종식으로 오히려 몰락의 길을 겪었는데, 여러가지 이유 중 챌린저호 사고도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이 사고의 여파는 NASA의 재정적 몰락과 근 40년의 우주개발 계획을 망설이게 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최초의 민간인 우주비행사들이 꿈을 안고 우주를 향해 발길을 내딛자 마자 벌어진 비극.
교사인 크리스트 맥컬리프는 역사상 최초로 우주와 지구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책에는 설명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전자 음악가 쟝 미셀 자르도 우주왕복선 탑승자인 로널드 맥네어가 색소폰을 연주하면 음원을 자신의 마지막 트랙에 수록할 예정이었다. 우주에서 녹음된 최초의 음악인 셈이다. (후에 쟝 미셀 자르는 랑데뷰 앨범에서 Ron’s theme란 곡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은 작은 부품의 오류로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고 이후 다각도의 원인분석이 진행되었고 꽤나 지난한 시간이 지나서야 원인이 밝혀진다.
괴짜 과학자로도 널리 알려진 리처드 파인만도 조사단의 일원이었고 작은 부품인 “오링”이 추위로 얼어버려 제대로 가스들을 봉합하지 못했던 결과가 대폭발로 이어졌다고 한다.
과학자나 개발자들에게는 별다를 바 없는 작은 패킹 부품이 끔찍한 재앙으로 이어졌다는 과학적 사실이 어이없었고, 작은 틈이 조금만 있어도 비집고 들어오는 자연의 원리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유체역학을 이용해 우리는 우주까지 탐사선을 보내고, 전세계를 빠른 시간 안에 여행할 수도 있게 되었다. 거대한 댐은 물 관리를 못하면 왕까지 죽음으로 몰고가는 비합리적인 권력구조의 결정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과학의 단순한 원리가 누군가의 고의나 실수로 또다시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덮칠지 모르는 일이다.
어쨌든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테마를 잡아 과학적 원리와 역사의 한 토막을 들여다보는 재미만으로도 책을 선택할 이유는 된다.
저자의 전작인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도 같은 맥락으로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필력은 어려운 과학의 접근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다 좋은데 책 표지는 좀 아쉽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데, 오래전에 출판된 도서같은 느낌이라 서점에서 주목받기 쉽지 않을까 걱정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