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채소, 정크푸드 - 지속가능성에서 자멸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마크 비트먼 지음, 김재용 옮김 / 그러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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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채소, 정크푸드 : 먹기 위한 인간의 투쟁과 탐욕의 역사


160m.

집에서 맥도날드 거리.

맥세권이라고 하던데 괜찮지 않은지?

사무실은 더 좋다.

같은 건물 바로 위에 맥도날드.

아침 출근할 때 출출하면 맥모닝에 진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면 된다.

맥모닝 자주 먹으면 안좋아요. 가끔 눈에 띄는 댓글들.

걔 중엔 해시브라운과 탄산음료만 빠지면 나쁘지 않아요.

앱에서 영양성분 보면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일반적인 햄바거보다는 적지만 아침부터 위장으로 꾸역 집어넣기에는 약간 높은 수치 기에 마냥 좋은 음식은 아니다.

 

정크푸드.

햄버거로 대표되는 질 낮은 음식에 대한 책 표지에는 항상 패티와 소 그림이 나온다.

인간이 식용으로 먹기 위해 사육하는 가축을 키우는데 고기 얻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곡물이 소비되고 이로 인해 지구환경은 급속도로 안좋아지고 있다.

인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그나마 이해해보겠지만 붉은 고기가 혈관을 막고 죽음에 이르는 길을 재촉한다는 주장은 뷔페식당 푸짐한 메뉴 앞에서도 죄책감 마냥 따라오지 않던가?

 

동물, 채소, 정크푸드.

인구의 비약적인 증가의 근원에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식량자원의 효율성이라는 혁명이 자리한다. 보릿고개에 수많은 백성들이 굶주림에 목숨을 잃어도 나라님도 할 수 있던 게 없던 시절, 한반도에서 그리 오래된 옛날 이야기도 아니고, 북녘에서는 지금도 벌어지는 안타까운 현실.

전세계가 굶주리던 시대를 떠올린다면 현재의 식량공급라인의 성장과 효율화 작업은 지구에게 재앙이나 인간에게는 분명 축복의 은혜로움이다,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방대한 영토를 개척하기 어렵다 보니, 서부에 정착하게 되면 땅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정책을 펼친다.

하지만, 토지만 배분하면 끝일까?

사람수도 부족한 상황에서는 기계를 활용한 농법이 해답이 되었다.

인간과 가축의 노동력을 훨씬 뛰어넘는 트랙터를 위시한 농업 기계들은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는 미 서부의 땅을 밀과 옥수수가 자라는 대량식량기지로 탈바꿈시킨다.

자동차 개척사에서 들어보던 기계 혁명이 그대로 농산에 이식되며 생산 가능한 자원의 양은 일찍이 역사를 통틀어 가장 획기적인 성과로 나타난다.

 

식량 혁명은 물리적 한계를 돌파하며 화학적 가능성도 열어 제 낀다.

식물의 성장에 필수불가결하지만 기체상태에서는 추출이 어려웠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낸다. 이로 인해 화학비료가 농업생산성을 2배, 4배로 키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식량 생산의 획기적인 변화를 겪으며 다른 동물과 달리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영양분을 섭취하고 저장까지 할 수 있던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욕심.

 

제한된 인원이 정해진 공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던 온순함에서 조금 더 풍요롭고 조금 더 편리한 생산을 원하기 시작하며 역사는 전쟁과 암투로 물들었다.

산업혁명과 식품 혁명의 눈부신 발전에도 욕심은 줄어들 줄 몰랐고, 현대사회로 넘어가며 기업들의 탐욕은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들며 잠식해간다.

대표적인 식량기업들이 종자부터 유통과 판매까지 장악해 나가는 식품산업의 폐해야 최근 전쟁 통에 폭등했던 가격에서 커다란 경고를 각국 정부에게 남겼다.

개인적인 문제들로 눈을 돌려보면 정크푸드의 범람과 이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하는 현상을 살펴봐야 한다.

책에서는 정크푸드를 독극물과 가까운 형태의 음식으로 위험 딱지를 붙여놓는다.

햄버거 매니아들이 같이 먹는 청량음료와 감자 튀김만 제외시키면 오히려 균형 잡힌 아침식사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평온함에 찬 물을 끼얹어 버린다.

정크푸드의 범위를 패스트푸드에 한정하기도 어렵다.

요즘 유행하는 밀 키트 분야도 신선한 순재료 위주의 구성이야 괜찮겠지만 레토르나 동결건조식의 가공식품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첨가물이 들어가게 되고 체내에 축적되며 앞으로 무슨 이슈를 일으킬지 살짝 걱정이 된다,

 

먹거리 생산 시스템의 정의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너무 거창해서 접근하기 힘들다면 당장 내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먹는다는 행위에 대한 인간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사실 인간 사회의 근원적인 질문과 문제는 바로 식음에 놓여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침대에 걸터 앉아 위에 있는 음식을 게워내며 맛을 즐겼다는 로마 귀족들의 행태는 탐욕으로 그득찬 최악의 풍경이지만, 부유하나 할 일없던 고대의 부유층이 할 수 있는거라고는 원초적인 욕망을 해소하기는 획기적인 발상 말고 뭐가 있었겠는가 생각이 미치니 인정하게 된다.

미각을 조절할 수 있는 칩을 머리에 박아 넣는 푸드테크가 연구개발중이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당연하거나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인지하기 시작한다면 인간의 욕심이 또 한차례 역사적인 도약을 하겠구나 쓴웃음 짓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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