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사피엔스 - 와인을 이해하는 아주 특별한 시간
김준근 지음 / 바림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와인 사피엔스 : 와인의 세계에 풍덩 빠지라고 꼬심

와인 초보.
마트 할인코너를 기웃거리다 할인율 높은 병의 목을 홱 잡아챈다.
저녁 겸 혼술 / 식탁에 앉아 둥근 잔에 적당 량을 따르고 입구는 단단히 틀어막는다.
약한 주량도 아닌데 와인은 마시는 양에 비해 취기가 다른 술보다 살짝 강하게 돈다.
한 잔만 식사와 함께 비워내면 저녁 내내 음악만 듣다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팝 칼럼니스트 친구는 없지만 스포티파이가 취향 저녁 선곡을 제안하면 헤드폰을 쓰거나 식구들 없을 때는 스피커를 울리기도 한다.
기분 알딸딸, 추가 한 모금도 나쁘지 않다.
 
조금씩 초보의 틀을 깨고 싶은 마음이 커지니, 대형서점에 들를 때면 와인 도서 코너에 서성인다. 책을 사서 공부할 정도로 와인의 음미에 빠지지는 못했지만.
 
대형마트 매장에서 30만원 50만원 넘어가는 와인들을 보면 그 정도로 맛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직 그 정도 가격대의 와인을 맛보지는 못했다. 다소 가격이 나가는 상품을 맛보아도 초보자들에게는 살짝 깊이의 차이가 있다는 진위를 확신하지 못하는 느낌 적인 느낌이 살짝 묻어나는 수준 아닐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와인 동호회에서 추천하던 이번주에 꼭 쟁여 놓으라는 녀석을 일단 사볼까 욕심이 앞선다. 이건 또 왜 설레는지.
 
와인 고를 때 내용을 이해도 못하지만 라벨을 유심히 정독해본다.
그나마 아는 내용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모르는 단어는 스마트폰을 꺼내기도.
사실 매장을 지나칠 때 라벨의 인상적인 디자인이 눈에 띄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와인의 역사에서 라벨의 미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은 20세기 들어와서 가능했다고 하니 작은 종이쪼가리 하나에도 전통과 고집을 잡아 놓은 장인의 부질없는 욕심이 떠오르기도 한다.
당대의 아티스트인 앤디워홀이 디자인한 라벨이 붙은 병은 개봉하기에 앞서 고민이 깊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샴페인 에피소드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스파클링 와인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했는데, 얼마전 때땡져 할인가가 좋아 동호회에서 인기를 끌어 한 병 장만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혼자서 즐기는 상황이라 스파클링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하루에 한 병을 비우기는 어려워 덕분에 샴페인 전용 마개를 구매했다.
일반적인 와인용과는 모양새도 다르고 탄산을 조여주기 위한 장치가 확실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 당연히 맛이 감소하겠지만 최소한의 탄산 손실을 막아 주리라 믿는다. 재배와 생산 주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생산방식이 기호로 표현된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이렇게 하나 알아간다. 때땡져는 NM이라는 방식이고 재배자가 생산한 포도를 생산자가 구매하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이구나.
와인에 대한 정보에 무게중심을 준 책보다는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려 개인적인 감상과 에피소드를 독자들에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정보를 담아 전달한다. 초보자에게는 지식의 범위를 넓혀주고, 중급자 이상에게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감정적 교류나 몰랐던 에티켓을 확인하는 경험이 된다.
 
페이지 중간 사진 이미지도 적절히 배치하여, 와인 한 잔 혼자 하면서 책장을 넘기기도 그만이다.
 
술을 공부해가면서 마시는 일은 한편으로 우습다.
뭐 대단한 거라고 책장 넘기며 형광 펜 밑줄까지 쳐가겠는가?
하지만 조금 더 좋은 상품을 고르기 위한 혜안을 가지는 욕심이 정보를 얻는 채널에 귀를 세우게 된다. 옆자리에서 핀잔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냥 대충 마시라고.
이럴 때는 에세이에 드러나는 경험을 공유하고, 숨어있는 정보를 홀짝 마시는 느낌이 의외로 요긴하다는 경험을 얻게 된다.
 
호스트가 와인을 고르는 법 같은 챕터는 너무 먼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하다.
비즈니스상 와인을 마시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사실 즉흥적인 분위기에 몇 명이 의기투합해 방문해서 그날 시세가 가장 좋은 병을 따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서 차분히 마시는 세계와는 또다른 왁자지껄함이 있지만, 아쉽게도 와인이 어우러지는 파티나 비즈니스 모임은 가져 본 적이 없어 생소한 장면이 페이지에 그려진다.
우리나라 예의상 손님의 취향을 고려하여 의견을 묻는 게 자연스러운데 와인을 대접하기 위한 호스트의 자세에는 어긋난다는 작가의 의견을 고려하여, 훗날 친구들 과의 파티가 있을 경우에 이런 부분은 머리속에 잘 넣어두기로 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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