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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에세이 처럼 여행가이드 처럼, 도쿄의 따뜻한 시선을 던져보는 공감
한중일.
세나라 국민들이 상대방에 느끼는 감정들은 어쩌면 이렇게 닮았을까?
= 나 빼고 다 싫어! =
태평양 전쟁의 끔찍한 살육을 겪었는데도 일본보다 중국이 싫을 때도 있는 한국인, 일본보다 한국이 싫을 때도 있는 중국인.
스포츠가 현대의 전쟁 대리전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라고 같다 붙일 수도 있다.
친일이네 친중이네 서로 자기들끼리 헐뜯고 있더라도, 축구 경기가 있으면 모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아이러니.
역사적 불편함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국가의 장점을 보자라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다. 역사의 안경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상처다. 얼마만큼 과거를 인식하고 미래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지 과거를 제 껴 두어서는 곤란하다.
과거를 과거로 묻고 미래의 동반자 길을 모색하자는 소리에 속아서는 곤란하다.
일본을 방문할 때, 생경한 문화가 마음에 들었고 사진이나 글에서 보던 유명한 장소들을 실제로 보게 되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누가 뭐라해도 세계 현대사에 큰 역할을 맡아 목소리를 냈던 그들이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었으니 지금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만만하게 볼 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그들만의 문화와 사회적 저력은 대단한 수준을 구가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주눅이 들어야 한다.
어린 시절 소니 워크맨이 부러웠던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아닌, 오랫동안 강대국을 쌓아온 실력과 자신감에 주눅이 들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을 넘어설 날이 있을까? 이를 빠득 가는 모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저자는 일본에서 유학시절과 직장인의 시기를 보내며 좋은 현지의 모습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다.
바쁜 일정 중 쪼갠 시간으로 스쳐 지나가며 볼 수 있었던 도쿄의 단편들을 여유 있게 삶의 한 조각으로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조금 더 여유가 되면 한 달 정도 머물며 그동안 보고 싶었던 것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감상을 써낼 기회가 오길 기다리지만 지금은 그저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을 뿐이다.
도쿄를 돌아보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한 작가들의 견해는 저마다 다르고 그런 만큼 훔쳐오고 싶은 방식도 꽤 많다.
요새는 유튜브가 대세다 보니 특정한 날씨에 시부야 거리를 쏘다니거나 유명 관광지를 나레이션 없이 보여주기만 하는 렌선 여행도 인기있는데, 바로 지금 시간의 도쿄를 거니는 사람들과 교감을 하는 듯한 묘한 느낌은 여행 기간 동안 바쁜 걸음보다 찬찬히 한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다.
많은 관광객이 그렇듯 나 역시, 제일 좋아하는 도쿄의 장소는 시부야다.
건널목으로 상징되는 거리, 그리고 그 유명한 츠타야.
키노쿠니야 서점 같은 본질에 가까운 서점은 다음 기회를 약속하려 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도심의 서점들이 폐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 근처 뒷 골목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챠슈 추가로 주문했더니 면 반, 고기 반이 듬뿍 나왔던 라멘 집이 인상깊었다.
다른 점포와 달리 지하 매장에 중고 의류를 판매하던 북 오프도 인상적이었는데, 이 샵에서 Hide의 Pink Spider와 Pink Floyd의 Delicate sound of thunder 음반 두 장을 단 돈 2만원에 득템 했던 기억도 난다.
중고거래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라 들렸던 매장인데 그 때 조금 더 이 시장에 주목했더라면 당근 밭 사장이 되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쿄를 방문할 때 마다 지나치지 않은 오다이바도 기억에 남는 장소다.
처음에는 탄성을 지르며 사진 속에 집어넣던 건담 모형이나 자유의 여신상은 식상해졌지만, 아이 선물 쇼핑을 위해 달려갔던 라라 포트는 어떤 쇼핑몰보다 활기차고 넓고 환상을 심어줄 만한 상품으로 가득 찼던 기억이 살아있다.
올해 경기불황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폐점의 비극으로 마무리하지 않았다면 다음 방문할 때도 들렸을 곳이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점들과 명소들은 가이드 북처럼 머리 속에 잘 메모했다가 가보리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와가시 전문점이 제일 눈길을 끈다. 일본의 “스위츠”로 표현되는 디저트 문화는 바쁜 일정 속에서 편의점에서 간략하게 즐겼으니 아쉬움이 크다.
“당신과 걷는 세계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워”
우타다 히카루의 "아나타"의 가사가 인상적으로 장식된 페이지 속의 풍경
시간의 여유 속에서 식사와 풍경과 이국의 한 시간을 보낼 여유조차 바쁘게 여기저기 탐색의 돋보기를 들이밀던 비즈니스 여행이 주가 되었던 동경 여행.
다음 기회에는 한 달 정도의 긴 시간에 걸맞은 시선으로 그들의 생활 단편을 잘게 잘라보고 다시 합쳐서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로 계획을 잡자.
다른 책에서 인상깊었던 수제 콜라 집도 한번 꼭 방문하고.
문화적인 자부심이 어느덧 일본의 뿌듯함을 육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숨찬 전진 속에서 다시 한번 긴 역사 속에 숨어있는 그들의 저력을 찾아내고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선순환의 과정이 반복되고 그들을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다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용서를 바라는 국적을 헷갈려 하는 이들의 되풀이되는 헛소리도 쉽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