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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 책과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스물두 개의 일본 문화 & 여행 에세이 ㅣ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2 : 매력적인 일본의 숨어있던 모습과 나는 빨리 여행을 가고 싶은데 정세가 만만치 않네.
일본에서 총으로 사망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극우의 선봉장으로 10여년간 열도를 한 손에 잡고 흔들던 정치인이 갔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유세 지원 지역의 스캔들로 나라현으로 방향을 바꾼 순간의 선택이 막후에서 권력을 휘두르던 노련한 자의 생사를 가르는 비극적 결과로 나타나는 어처구니없지만 이래서 좀 착하게 살아야겠다 - 작은 깨우침을 알려준다.
세계 어느 곳을 두드려봐도 거리상으로는 코 앞인 인접 국가임에도 수많은 공통점과 함께 죽어도 이해할 수 없는 속성들을 발견하게 된다.
피로 얼룩진 역사의 장면들이 스크린에서 펼쳐지면 주먹을 불끈 지면서도, 올 여름에는 여행한 번 갔다 오면 좋겠다 라는 혼잣말하며 초밥의 찰 진 느낌이나 오랜 줄도 너끈히 기다릴 수 있는 유명 카스텔라의 와사삭 설탕조각이 그리워지는 이율배반.
이웃나라로 엮인 국가에서 살아가는 두 국민의 애증이 교차되는 일상의 모습이다.
읽은 책과 발로 돌아다닌 장소에서의 글 감을 끄집어내서 그려내는 일본 문화는 여행기나 르포와는 다른 색다르고 편안한 시각으로 일본사람들의 평범하지만 흥미로운 일상을 바라보게 된다.
일본 비즈니스 여행중 지금도 잊지 못할 충격과 감탄의 쇼핑몰 “도큐핸즈”가 등장한다.
일행과 따로 움직이게 되면서 몇 번이나 가보려 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시부야 도큐핸즈의 층층이 쌓여 매력적인 상품구성과 디테일한 분류에 한국에 꼭 한 번 가게를 열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고, 실제 몇 번이나 국내 진출을 검토해보았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기력이 약해지고, 유통의 대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대가 개막되어 몇 번 올린 보고서에는 도큐핸즈의 한국진출은 개인적인 꿈일 뿐이었다.
물론 돌아오는 결정적인 검토 시작도 말 것의 이유는 국민성의 차이다.
아기자기한 상품에 매력을 느끼고, 취미생활이 광범위한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된 일본인들의 정서와 한국인의 취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의견이다.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앞으로 일본처럼 취미의 영역은 다변화되고 새로운 시장기회가 있다는 나의 의견은 그냥 혼자만의 공상이 되었다.
아니나다를까, 이후 돈키호테 카피 캣, 삐에로 쇼핑도 나자빠졌으니 내가 틀렸다.
저자는 또다른 이유를 하나 던진다.
상품을 잘 팔기만 하면 인정받는 한국 유통업계의 시각과 전혀 다른 도큐핸즈의 운영방식이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오타쿠 수준의 긍정적인 집착과 자기 주도식의 상품운영이 버라이어티 숍의 강점으로 발현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에 조심스레 동조한다.
이와는 반대로 무인양품이 경쟁력을 높이는 전력으로 가져단 개정되는 매뉴얼로 만드는 누가와도 이 일은 금방 배울 수 있다! 형태의 경영도 흥미로운 전략이다.
저자는 도쿄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덕분에 학창시절의 추억을 최신의 정보와 엮어 딸아이와의 3박 4일 여행을 알차게 짜고 바쁘게 돌아다닌다.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해외여행과 달리 힐링, 쇼핑, 비즈니스 써치 등 단순하고 명쾌한 테마를 목적으로 떠나면 조금이라도 현지인들의 생활과 밀착된 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일본의 유통관련 신사업을 타겟으로 네 명이 떠났던 2박 3일은 사전 조사를 통해 사전에 방문할 장소와 목적을 미리 정한 타이트한 일정 덕분에 몸은 피곤함에 찌들었지만, 식사만큼은 제대로 할 수 있는 맛집들을 선별해서 추억도 잘 저장해 두었다.
작가가 머무른 일본식 정원이 잘 내다보이는 약간 한적한 숙소도 다음 기회에는 이용해봐야겠다.
비싼 택시로 이동을 할 수 없어도 조금 걱정이긴 하다.
나라는 망해가도 젊은이들은 행복하다는 내용은 이웃나라 아니랄까봐 두 국가가 닮아가는 불안한 미래상을 그린다. 세계에서 처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될 한국. 물론 여기에도 차이는 존재한다 국가의 황금기를 거치며 부동산버블 붕괴의 아픔은 겪었지만 상대적으로 부유한 자산이 축적되었고 국가의 노인에 대한 복지예산이 넉넉한 일본.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OECD 노인빈곤율 1위의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젊은 세대의 호주머니가 가벼워지며 연금 납부율이 일본처럼 지속적인 하락세에 접어들 때 어쩔 것인 것?
이를 해결해야 하는 황금시간대는 지난지 한참이고 정부 역시 손을 놓고 1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내놓는 대책이라고는 해외인력의 도입이라니 단일 민족이라는 허상에 가깝지만 나름대로의 합의된 국가 정체성을 가진 한국의 사회적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 역시 해외이민을 장려한 국가가 아니었기에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케어라는 억지스러운 제도까지 들고나올 정도니 매한가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두 국가의 경제성장률에 발목이 묶인 채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지 두려움이 책에도 묻어나와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30대 전업주부가 제일 행복한 계층이라는 내용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두 나라 모두 부부가 같이 벌어도 쉽지 않은 물가 상황이지만, 전업주부로 가사 일을 돌보며 사회적 지위나 개인적인 성취 보다는 소박하고 안정적인 삶을 가정내에서 꾸려가는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은 역동성을 잃어가는 그들의 단편은 아닐 까라는 의심도 갖게 된다.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성인까지 교육시키고 성장시킨 이후, 사회로 복귀하는 형태의 패턴이 무너진 한국사회의 모습은 중산층의 몰락으로 결국 국가의 경쟁력까지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보니 일본 여성들의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 부럽기도 하다.
아베 총리의 피살 이후 일본이라는 국가의 방향성은 매우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극우로 돌아서며 그들의 꿈꾸던 재무장을 현실화시킬 수도 있지만, 우익의 구심점이 사라져 혼란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몇 년 동안 유지된 양국의 긴장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촉발된 변수는 국제정세의 혼돈과 맞물려 한층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문화와 사람들의 정이 같은 인간으로 매력적인 면이 분명 많은 일본이지만, 국가와 사회적 관계에서는 보다 냉철하고 국익에 맞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과거를 외면하고 눈 앞의 이익만 쫓아 단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가 서로 신뢰할 때 국민들은 주도적인 민간협력으로 같이 잘 살아가는 윈윈게임을 할 수 있지만, 과거 수백년동안 친구가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무겁지 않은 주제를 작가의 경험과 빨리 뛰어가서 보고픈 사진들이 잘 버무려져서 가볍지만 의미있는 생활의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즐거운 에세이 한 권이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여행 욕심에 부채질을 한다. 3권도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적한 일본 뒷골목의 모습도 더 많이 들려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적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