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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버린 검은 액체, 커피의 활약상
시커먼 액체 두가지.
인류 역사의 수레바퀴가 원래의 궤도를 한참 벗어나게 만든 놀라운 존재다.
인간의 문화와 기술을 힘 나게 만드는 석유
사람의 하루를 힘 나게 만드는 커피.
나폴레옹 역시 커피 애호가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누군가 이유를 묻자 커피는 힘이 나게 만드는 마법의 음료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책을 접어 들며 나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 왜 사람들이 커피를 그렇기나 좋아하지? 나는 왜 좋아하지? - 답을 제대로 알려준다.
그 안에 들어있는 성분이 무엇이던 간에 지친 일상에서 활력소로 애용되는 점은 분명하다, 중독성이 있고 하루라도 커피를 안마시면 손이 떨리는 사람도 가끔 있긴 하지만 사이렌처럼 마음을 훔치는 매혹의 강도에 비해 중독성은 약하다. 덕분에 누구라도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가 된다.
역사는 가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요인들에 의해 거대한 강흐름을 바꾸어 놓는 기괴한 장면을 연출한다.
마트에 가면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 후추 때문에 세계사의 흐름과 경제와 부의 방향성이 바뀌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 전쟁이 벌어졌다는 기록은 쉽게 믿음이 가지 못할 정도다.
맛없기로 유명한 청어가 유럽인들의 주된 먹거리였기에 청어 떼의 서식지 이동에 따라 유럽의 패권이 이동하게 된 이야기는 어처구니가 없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커피는 조금 다르다.
동인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유럽에 퍼지며 많은 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음료가 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기호식품이 되었고, 아메리카노라면 뜨겁게 차갑게 환장하는 대한민국 각 도시에 한 집 건너 한 집 커피숍의 문화는 과거 영국을 흔들었던 커피 하우스 이후 거대한 명맥이 아직도 살아 남아있음을 증명한다.
커피가 세계사의 판도를 바꾸는 각 중요한 변곡점을 찾아내고 역할을 역사적 근거와 영향력을 끌어와 페이지를 채워 넣는 작가의 색다른 관점은 책을 읽어가며 커피 한 잔이 두 잔 되고 세 잔대는 마법이 이루어지게 한다.
하나 재미나건 영국 런던에 그 많던 커피하우스들이 홍차가 유입되면서 확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금도 영국은 홍차의 나라이지 커피의 나라는 아니다.
기호음식이야 제각기 다르겠지만 한 국가의 입맛이 급작스레 변해버리는 과정은 흥미롭지 않은가?
책에도 소개되어 있듯 여성은 출입금지였던 커피하우스는 지식과 교양을 뽐내는 영국신사들의 커뮤니티 장소로 각광받았지만 티 가든은 여성과 동행이 가능하기에 점차 사람들이 발걸음이 옮겨갔다.
여기에 물이 경수인 관계로 커피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문제점도 한 몫 했으며, 다른 국가들보다 커피 식민지 쟁탈전에서 밀렸던 이유도 등장한다.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요건들이 커피의 특성과 결합되며 엉뚱한 결과를 나았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귀족과 국민들은 시커먼 커피대신 로열 밀크 티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힘이 나게 만드는 음료를 전군인들에게 보급하고자 나폴레옹은 관련 산업들을 부흥시켰고,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의 산업혁명 못지 않는 프랑스의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커피를 재배하고 유통시켜 전장까지 실어 나르기 위한 관련 산업군의 발전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게 발전을 거듭했고 국가의 생산성을 확대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혁명으로 국가의 몰락과 새로운 시작을 앞당기기도 한다.
상당한 과장이 섞여 있는 느낌도 들긴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 국민들이 커피가 모자라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는 대목은 놀랍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금주령으로 술꾼들의 지옥이 되었던 대공황기의 미국이 연상되기도 하는 시대적 상황의 이면은 비극의 점철일지도 모른다. 전쟁 중에 제대로 된 원자재를 공급받지 못하는 독일의 어려운 군수물자의 회전에 한계가 있었음을 상징하는 케이스라고 보이기도 한다.
해군의 반란이 장기적인 전쟁 부재로 할 일이 없던 일반 사병들이 커피에 대한 갈망에서 촉발되었다는 주장은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약탈을 통해 획득한 커피콩이 바닥날 때까지 커피를 갈아 마셨다는 대목을 보면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군사들의 활력소였던 검은 액체의 마법은 술이 금지된 이슬람 사회에서 커피가 선술집을 대체한 커피하우스로 변화되었다는 역사적 사실과도 이어진다.
단순한 커피의 역사와 각 국에 얽힌 에피소드를 기대하고 책을 시작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세계사의 격렬한 변화 속에 커피가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광경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전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한 음료의 위대한 위상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요즘 아이스 커피 한 잔에 에어컨 바람이면 피서가 따로 없네! 라고 읊조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여유가 모든 사람들이 검은 액체 속에서 찾던 천국의 하루가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