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자들 3 - 사회 ㅣ 발견자들 3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이경희 옮김 / EBS BOOKS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발견자들 3권 : 인간이 진화시킨 사회적 역동성과 생존본능에 대한 냉철한 깨달음



“발견자들”이라는 제목에서 느낀 첫인상은 신나는 모험 활극이 담긴 절제된 지식 도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첫 챕터를 읽어가며 느낀 두가지는 1,2권을 건너뛰고 흥미를 끈 3권으로 바로 옮겨간 건 실수 구나 라는 점과 번역이 어색한 문장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각 내용들을 곱씹을 수록 모자란 나의 지식의 원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부끄러움이었다.

인간의 거대한 역사에서 지구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되는 지성체로 변모해가는데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통찰과 깨달음을 통해 혁신을 반복할 수 있었는지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학습의 결과다.
세대간에 이어지는 전달의 유전자가 정신과 온몸에 기본적으로 장착되었기에 새롭게 발견된 사실과 발명된 도구를 후대 이자 나의 분신들이 사용하여 조금이라도 더 풍요롭게 또는 생존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희망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
본능에 따른 종족 번식은 때로는 과하게 퍼져버린 후손의 일부를 제 손으로 제거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노출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지혜를 이용하여 통제라는 기치를 유전시키며 집단으로서 개체로서 영속성을 꾀하게 된다.
섹스에서 쾌감을 느끼고 번식이라는 기본적 기능을 초월한 성스러운 행위로 승화시키게 된 여유도 지식의 전달과 지혜의 유전을 통해 번식의 최소한의 요건을 넘어 자신감을 가지게 된 원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과 탐색, 그리고 새로운 발견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문화적 성장 역시 생존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킨 집단적 여건이 조성된 이유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욕망이라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고대시대로부터 전수되던 유산은 결을 다르게 진화하기 시작한다.
문자가 발명되자, 말로 전달하던 제한적인 전달성이 급격한 변화를 나타내지만 막상 지배계급은 문자와 언어를 독점하여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가진 자들의 욕심과 보존 욕구는 생존 이상의 욕망으로 표출되며 인간 군집 전체의 이익과 사회의 발전보다는 특정계층이 가진 권력과 부의 영속성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이는 역사를 바라보는 태도와 실행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역사를 바라보는 동서양 시각 차이는 걸어온 시간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치적인 도구로서 사용목적이 달라진 과정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
동양사학의 틀을 구축한 사마천의 “사기”가 어떻게 역사를 기술하느냐에 대한 과거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방향성을 제시하였고, 오랜 시간이 흐른 현재의 서술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의 획기적인 시각이었지만 당시 위정자들의 활용 의도에 따라 과거에 질척거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식민지 시대 중국의 몰락의 계기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었다고 주장하기에 억측이라고 몰아붙일 수 없지 않을까?



과거에 집착하여 사회의 새로운 변화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보다는 질서를 유지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고사를 통해 옛 것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과정은 현재에도 유효하게 진행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보편 타당한 명제에 애써 눈을 감고 과거의 잘못되었던 관계와 지배의 사실을 다 지난 일이라며 덮어버리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보이는 세력들도 눈에 띄지만 고사성어의 예시를 들어가며 사회의 변화되는 역동성보다는 말 잘 듣는 국민을 선호하는 방향성에 대해 대한민국의 오늘은 다시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읽어가며 방대한 저자의 영역에 놀라게 된다.
역사와 과학, 문화와 인간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지식과 이에 대한 비판과 견해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페이지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책이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에 응집될 수 있는 놀라운 깨달음이 느껴진다.
발견자들은 총 3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창조자들이라는 또다른 시리즈도 있다고 해서 검색해보니 이미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었다.
1,2권을 차례로 읽어본 후 도서관을 통해 빌려서라도 봐야겠지만 솔직히 일독으로 그와 생각을 공유하는 일은 하나의 불가능한 숙제처럼 느껴진다.
옆에 끼고 틈나는 대로 이해가 안 가거나 공감하기 어려웠던 챕터들을 읽어보고 유사한 견해나 반대논리를 펼치는 참고문헌도 살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책 한 권 읽고 뭔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즐거운 착각에 빠질 수 있는 매력만으로도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동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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