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보기의 기술 -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인생이 끝나기 전에
톰 밴더빌트 지음, 윤혜리 옮김 / 청림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일단 해보기의 기술 : 우물쭈물하다가 인생 종치기 전에 배움의 길로 나서라
 
 
망해가는 일본의 말을 지금 배운다면 무슨 이점이 있을까?
얼마전 심각하게 고민하던 질문이다.
나이만 채워갔지 손 안에 쥔 게 별로 없네….
 
= 자격증을 한번 따 볼까?
= 기술을 배워볼까?
= 노후에 돈도 벌면서 나름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지?
 
몇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다, 문득 외국어를 배워보자는 욕심이 들어앉았다.
영어라도 제대로 파는 게 낫지 않겠어? 머리 속 누군가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야기했지만, 그 옆의 목소리는 배워 봐 배워 봐 배워서 남주나? 속삭인다.
바로 오늘, 그리고 내일에 필요한 외국어 중 가장 유력한 중국어는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다.
그럼 만만한 게 일본어인데, 이거 점점 총명함을 잃어가는 나라의 언어가 의미 있을까? 라는 반문이 든다.
그래, 명색이 19세기부터 어찌되었던 강대국의 반열에 들었던 나라이고 앞으로의 비전은 잿빛이지만 그동안 쌓아온 문화적 유산을 글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다면 오히려 중국어보다 보람찰 수도 있다.
이런 합리적인 논리가 섰다.
일본어는 평생 공부해본 적이 없으니 문자부터 시작해야 하겠고, 한국어와 유사한 언어체계라 처음에는 쉬운데 진행될수록 어려워진다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지껄임도 기억난다.
 
일단 온라인 서점을 뒤져 가장 인기있는 초보교재를 주문한다. 딸칵.
여기까지 우연한 결심이 시작하겠다는 결론으로 정착하자, 뿌듯함과 설렘이 휘감았다.
일단 한번 해보기로 하는 마음은 하루를 약간 더 알차게 채우고, 시간의 낱알들을 의미 있는 영양분으로 바꿔준다.
 
노란 색 책표지에 자전거, 농구공, 요트, 외국어 그림이 섞여 있다.
일단 해보기 위한 기술이라는 책의 표지로 적절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은 초보자들을 위한 새로운 배울 거리에 대한 선택과 진행을 효과적이고 끈질기게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비법이 담긴 책은 아니다.
이런 기대를 가지고 나 역시 책장을 넘겨갔지만 작가가 시도한 다양한 배움의 과정을 같이 목격하며 과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몰랐던 세계에 대한 작은 지식들을 채워가는 여정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다.
 
왜 언어 공부를 추천하는지 주장을 펼치기 보다는 이런 상황에 놓였고, 이런 필요성이 있으므로 작가 톰 벤더빌트가 새롭게 언어공부를 시작했다. 너는 어때? 이 느낌이다.
 
그럼 개인적인 경험을 굳이 책을 통해 볼 필요는 없지 않나? 라는 편에 속한다면 본격 기초 언어 교재나 자전거 기술 사전을 구매하는 편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교제로 유용하다.
다만, 초보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자신의 능력을 확대해가는 과정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과 사유가 필요하다면 앞서 도전해보았던 작가의 여정을 같이 밟아가며 자신에게 적용할 방향과 수위를 조절하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 소중한 책 한 권이 될 수 있다.
 
글 서두에 딸아이와 함께 체스를 배우기 시작하는 광경을 떠올린다.
막상 나 자신은 딸아이와 배움의 소통을 해보지 않았다는 미안함이 먼저 떠올랐다. 지금부터라도 취미나 운동 같이 배울 수 있는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작은 결심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언어에 대해 어떤 자세로 시작하면 좋은가에 대한 고민도 병행하고.
 
처음 노래 부르기 수업에서 쳇 베이커의 노래를 부르던 작가가 나중에는 영국 팝 음악 합창단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하게 되는 취미와 오락 이상의 과정을 엿본다면 배움이라는 과정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발전이라는 기쁨은 바쁜 직장생활이나 생업현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잠시나마 위로해주는 영양제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영원한 초보자”
새로움에 도전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시작점에서 생기는 부담감은 당연한 일이며, “다시 생각해봐 굳이 이 경주를 네가 뛸 필요는 없어, 그냥 있으면 훨씬 편해”라는 갈등이 계속 밀려드는 파도처럼 도전을 갉아먹으려 힐 때 유용하다.
아이들에게 자전거타는 법을 알려줄 때, 무심코 붙이는 보조바퀴를 때라는 충고 - 사실 많은 부모들이 쉽게 하지 못했고 아이들도 두려워했던 -는 배움에 있어 부딪히고 넘어지며 실패를 극복해가는 과정조차 성장통의 하나라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
 
언어를 공부할 때 자주 듣는 학습곡선이 있다. 실력은 직선형으로 상승하지 않는다. 단계형으로 나타난다.
생각보다 진도가 느리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신을 지배할 때 묵묵히 수행하는 이에게는 어느 순간 한단계 도약이 되며 자신 스스로 실력이 늘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경험은 다른 도전을 할 때도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자신을 견인해가는 채찍과 당근 두가지 역할을 한다.
 
일단 시작하고, 자신 있게 주어진 코스를 뚜벅 걸어가는 것이 배움의 최단코스임을 깨달어야 한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게 된다면 여행을 통해 더 많은 정보와 식견으로 한 나라가 성장했던 문화적 유산과 몰락의 이유를 통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출판 강국 답게 수십년 간 쏟아져 나왔던 - 그러나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활자들의 세계에서 보지 못했던 깨달음의 순간을 얻을지도 모른다.
일단 시작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
그리고 세상에 일단 해볼 수 있는 일은 무한정 펼쳐져 있음에 도전의 깃발을 바짝 세워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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