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들 -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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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들 : 역사의 숨겨진 패배자들의 영웅담과 거대한 교훈
 
 
2020 도쿄 올림픽은 그 어떤 대회보다 감동적인 모습들이 등장했다.
화이팅을 연신 외쳐 대는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재덕" 선수가 화제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과거보다 우리 국민들이 메달의 색깔이나 유무에 희비를 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은메달을 딴 선수도 고개를 숙였고, TV를 통해 시청하던 국민들도 다 와서 마지막에 그렇게 무너지냐며 화를 내고는 했다.
그런데 올해는 어떠했는가?
무관의 영웅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그들의 노력과 땀방울에 진정성 있는 공유를 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패자의 뒷모습에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사회의 가치가 변하는 것일까?
성적과 결과에만 집착하던 우리들은 어느새 과정과 노력에 대한 가치를 더 높게 생각했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도전을 다시 약속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게 되었다.
 
역사에서도 패배자들의 모습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아니 다시 이야기하자.
승자에 대한 책이나 스토리가 많지만 그보다 수십 수백배의 패배자들이 역사에 존재하고 그 중 일부에게는 승리자 못 지 않는 교훈과 성과, 그리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승리자가 모두 정의롭고 정답이 아니듯, 패배자에게도 우리는 배울 수 있는 좋은 면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역사에서는 아쉽게 승리자의 축배를 지키지 못했지만 경쟁자에 비해 한 수도 물러설 수 없는 영웅들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그들의 일생을 함축적으로 소개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자의 영광에서 벗어난 이유를 분석하고 우리는 위대한 패배자의 모습에서 어떤 모습을 본받을 것이고 타산지석으로 삼을지 안내한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역사적 위인들이 승리자의 그림자 속에서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찬란한 업적과 경쟁에서 밀려나는 안타까운 순간을 통해 우리는 역사는 승리자의 시선으로 써지지만 그 이면에서 활약하던 이들의 모습도 놓쳐서는 안된다는 순수한 깨우침을 얻게 된다.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것은 트로츠키.
최근 뒤늦게 완독한 "동물농장"에 그가 등장했다. 스노볼.
농장의 선지자의 뒤를 이어 혁명을 완수하고 인간과의 전투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용기 있는 성과를 올렸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나폴레옹과 그의 하수인들인 개의 서슬 퍼런 이빨을 피해 탈출하게 된다. 그 이후 스노볼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결국은 무지한 민중을 속이고 선동하는 일들뿐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고 거대한 제정 러시아를 뒤엎는데 공헌한 트로츠키는 레닌의 후계자로 낙점이 되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의 꼬이고 그의 단점들로 인해 권력의 중심에서 스탈린에 의해 제거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많은 민중들의 지지를 받고 있던 그가 소비에트의 1인자가 되리라 믿었지만 허무하게 권력을 빼앗기고 만다.
저자는 트로츠키의 패배를 엘리트 출신들이 놓치기 쉬운 겸양의 부족과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확실한 우호세력 확보를 실패한 이유를 들고 있다.
자신감 넘치고 민중들의 절대적 지지가 오히려 권력을 쟁취하는데 자만심이 들게 만든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롬멜의 일대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수많은 전투에서 신출귀몰한 전략과 실행력을 선보이며 적국의 지도자인 처칠에게서조차 찬사를 받던 그는 독일국민들에게는 영웅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질 수록 총통 히틀러에게는 경쟁심이 유발될 환경에 놓인다.
더욱이 전략적 선택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빚어지니 절대 권력자의 눈 밖에 날 수 밖에.
그럼에도 롬멜의 뛰어난 전투능력은 무너져가는 독일의 마지막 보루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히틀러 암살계획에 암묵적 동의를 하게 된 실수는 결국 사막의 여우에게 죽음의 서막이 되고 만다.
군 지휘관으로서의 유능함은 사실이지만, 나치 체제 아래서의 영광을 마다하지 않았고 정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거사가 성공했을 경우 자신에게 돌아올 수혜에는 바램이 있었다.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애매한 태도는 히틀러에 의해 처단의 비극을 피할 수 없던 결과로 나타난다.
"성공만큼 성공적인 것은 없다."라는 속담처럼 실패임에도 성공적인 명성을 얻었던 롬멜의 전설은 명예를 지키는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패배자이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웅으로 각인되며.
 
그 밖에도 고르바초프나 리지웨이, 주원장 등 역사시간에 이름을 들어보았지만 최후의 승자로 남지 못한 인물들에 대한 일대기는 위대한 패배자들이라는 책 제목이 주는 의미를 잘 느끼게 해주는 역사의 한 페이지다.
 
전체적으로 리더십이 던져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분명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그들의 영웅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아군 세력을 확보하고 명확한 목표, 그리고 권력에 대한 확실한 자기의지가 필요하다. 또 이런 모습이 있을 때만 더 많은 지지세력이 하나의 구체화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집합체가 된다.
패배자의 위대함에도 패배자일 수 밖에 없었던 아주 작은 단초 하나를 줍는 기회가 책을 통해 주어졌으니 기뻐해아할 일일까? 

인물에 대한 소개 중간에 중국고전 사례를 덧붙여서 설명하는 부분이 처음에는 굉장히 생소하였으나 차근히 읽어가다 보면 각 인물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유사사례를 중국고전을 비롯한 다양한 고사에서 비교하여 보다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이 축척 가능하게 이끌어준다.
흥미로운 인물들에 대한 요약본이 잘 함축되다 보니 정통 인물탐구의 기회가 주저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오래전에 사두었던 생각의 나무 출판사의 "롬멜"을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스포일러 당함.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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