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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ㅣ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동물농장 :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는 통렬한 풍자의 역사적 우화
우화는 재밌는 이야기지만 꽤나 심오하고 통렬한 뼈가 숨어있다.
사람들이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때,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되는 시대정신이 살아 숨쉬는 - 작가들의 못된 분노가 교묘하게 풍자로 표출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다.
재정 러시아가 볼셰비키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로 치다는 시대적 배경을 놓치지 않은 조지 오웰의 탁월한 글솜씨는 "동물농장"이라는 시대를 초월하는 우화의 전형을 만들어 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스토리 전개상의 비약이 꽤 많이 등장한다.
후반부는 이야기를 급하게 써내려 가는 느낌도 든다.
처음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거 이야기가 너무 중간 중간 비약하는 거 아냐'라고 지적할 지도 모르겠다.
더 아이러니한 건 역사적 사실의 전개방향이 실제로 그러했다는 점이다.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분연하게 일어났던 스노볼이 경쟁자인 나폴레옹에게 어처구니없이 쫓겨나가는 장면, 그리고 스노볼의 업적마저 망각하고 조작에 선동되는 우둔한 민중들.
소설의 장면은 소련 러시아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풍자보다는 묘사에 가까운 표현으로 풀어낸다.
얼떨결에 역사는 흘러가듯, 생각지도 않은 정치적 상황이 일어났지만 많은 국민들은 지식인과 언론이 떠먹여주는 이상한 맛이지만 맛있어야 하는 스프에 중독되어 간다.
자신들에게 부여된 일이 전체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풍차도 만들고 식량생산에도 나서지만 사실 좋아진 것 없는 현실에 누구 하나 반격하지 못한다.
지도자 동무를 호위하는 개들의 무서운 이빨에 그 누구도 반격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자신들이 행복하며 매번 더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과거 인간의 지배때보다 더 못한 노동상황을 참고 인내한다.
자 우리의 모습을 보자.
자본가의 탐욕을 논하기에 21세기의 대한민국과 세계는 정교한 자본주의의 개량된 모습과 급격하게 발단하는 IT 기반의 신세계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소시민적 자유로움에 만족하고 살고 있다.
때로는 실업난이나 고령화에 따른 세대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과 맞닥뜨리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배가 따뜻해지는 봉급날이 되면 불만을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놓는 직장인의 요람 속에서 숨어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동물들이 불공평한 처사를 받으면서도 조작과 자기기만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에 우스꽝스러운 그들을 비난하지만, 과연 동물들이 20세기 러시아의 국민들만 은유하는 것일까 라는 근원적인 생각을 해봐야한다.
두발로 걷기 시작한 돼지 지도층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느낌이 정녕 들지 않는가?
공평한 사회, 공명한 국가.
아직 친일파의 잔재도 청산 못한 대한민국이 미래에 조금 더 나은 농장을 만들고 다 같이 행복한 시절을 보낼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의 탁월한 식견이 소설처럼 돌아가던 당시의 현실 풍자와 만나 재미있는 독서시간을 제공해주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프롤레타리아의 상징인 "복서"를 닮은 우리들의 모습에 흠칫 놀라게 된다.
책의 표지는 굉장히 직설적이다.
돼지는 나쁜 놈이라는 단도직입적인 설명과 거친 타이포그라프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축소사회의 분위기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확실한 암시를 준다.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유럽의 페이퍼백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좋다.
조지 오웰이 쓴 초판본 서문과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이 수록된 점은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작가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을 출판하기 쉽지 않았던 사회적 분위기나 영국 정부의 입장이 다소 의아하기는 하나 국제외교상의 분위기가 21세기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조지 오웰이 파시즘에 맞서긴 위해 직접 참전했던 스페인 내전과 실제 농장을 운영해본 경험을 시대적 상황과 잘 믹스하여 내놓은 걸작, 지금처럼 혼잡한 세계사의 시대에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