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격언집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임경민 지음 / 노마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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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라틴어 격언집 : 책장에 꽂아두고 자주 들쳐 보는 과거로 부터의 충고와 격려

 


 
인용은 책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지식의 원천이 자신이 아니지만 가지고 있는 지식을 뽐내기에 최고의 수단이다.
문장을 완성할 때,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졌고, 이름만 대면 누구든 알 만한 위인이 고뇌의 결과로 마무리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보태 주는지 쉽게 우리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직장 초년병 시절, 애증의 관계였던 고참은 부하 직원들에게 한바탕 연설을 할 때, 인용을 통한 말의 권위와 위력을 자주 활용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었어.', '빌 게이츠가 한 말 중에...'.
지금 글로 쓰니 별 거 아니라 생각되겠지만 회의를 하다가 하나의 주장을 이야기하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등장시킬 때 전체적인 주장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힘은 의외로 압도적일 수 있다.
 
인용은 주로 격언, 명언을 많이 활용한다.
 
생각해보라.
당신은 몇 개의 격언과 명언을 외우고 언제든지 대화에 끼어 넣을 수 있는지.
남의 말과 지식을 차용하는 일이 치사해보일지 모르겠지만, 문장을 머리속에 담아두고 적재적소에 꺼내는 재주만으로도 우리는 선배의 연설에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며 세상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활용하는 격언에서 우리는 오랜 인간의 역사와 시간을 관통한 지식을 다시 한번 감탄하고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명언 모음집인 "아다지아"는 오랫동안 모음의 형식으로 인생의 조언들을 지켜내고 있다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카톨릭과 개신교가 세력을 다투던 시절 지식인으로서 중도에 서있던 덕에 양 측으로 공격을 당하던 저자는 꽤 억울한 정치적 삶을 살아왔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정리한 책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이 분야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과 유산을 물려주고 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5가지 분야의 다양한 격언들이 소개되는데, 자주 쓰이던 사례와 처음 듣는 문장, 때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 자주 활용하던 격언과 의미가 통하는 다양한 성격의 내용들이 소개된다.
 
-시기심과 우둔함
-허세와 위선
-사랑과 우정
-가족과 행복
-희망과 미래
 
그야말로 고전적인 분류 아닌가.
오래된 말의 향기만큼이나 사람의 향기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명언과 역사적 배경, 사용되는 의미 등을 습득한다면, 책 제목처럼 몇 마디 문장 만으로 잘 난 척 있어 보이는 척하기에 그만이다.
 
물론 책에 소개되는 내용들을 한번 더 되새김질하여 나의 철학과 어울림 시킨다면 효과는 배가 되겠지만.
 


[고양이가 없으면 쥐들이 날뛴다]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문구다.
사실 힘은 무리 안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역학 관계다.
야생이나 인간 군집이나 해당 공간과 시간의 최상위자가 우위에 서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아랫사람에게 강한 자들에 대한 비꼼과 비난을 하고자 만들 말이지만.
주인이 없으므로 노비들이 대충 일할 것이다. 라는 풀이도 가능하긴 하며 자율적인 노비생활이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구조의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주인이던 노비던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내게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누가 감시하고 지휘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주인이 노비들을 노비로 부릴지, "주인의식"있는 노비로 부릴지, 결과에 따른 성과는 어떨지 생각해본다면 태도의 선택은 분명해짐에도 다들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악어의 눈물]
너무나도 익숙한 표현이다.
악어가 먹이를 잡아먹을 때 수분을 보충해서 쉽게 삼키기 위해 흘리는 눈물을 말한다.
직장생활에서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를 쉽게 말하는 상사를 조심해야 한다.
나를 위해서는 충고와 직언을 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의 성공가도에 걸림돌이 되지 말라는 경고다.
그런 부류의 상사는 진급에 누락을 시킨 장본인이 바로 자기면서 위로를 해주면서 앞으로 잘될 거라며 격려를 하기도 한다.
악어라고 불러도 되는 부류인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서식비율이 굉장히 높다.
그리고,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는 악어일지 모른다는 걱정도 슬쩍 든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선 외눈박이가 왕이다]
난폭한 외눈박이 왕의 초상화를 곧이곧대로 정면에서 그린 화가들은 성난 군주의 철퇴에 목숨을 다했지만 옆모습을 그린 화가만은 자신의 재치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우화에서 끄집어낸 격언이다.
현상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면밀히 관찰하고 맞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정도를 많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편협한 시각으로 자신의 기준만을 들이밀어 세상의 모든 것을 재단하고자 한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고려한 기사만을 써 대고, 독자는 내 마음에 드는 정치적 판단만 읽어 나간다면 사회의 꼴은 보잘 것 없이 변한다. 모든 구성원의 책임이고 아이들에게 물려줘서는 곤란한 나쁜 유산이다.
 
[날고자 하나 날개가 없다]
명령할 권리나 복종을 강요할 힘도 없는 사람이 목소리만 높여 아랫사람을 강압하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의 힘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자 하는 무모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쩌면 어떤 일을 하고자 하나 환경과 조건이 부족한 경우에 쓰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날개가 없으면 어떻게 해서 든 만들어 와야 할 거 아냐라며 한 소리 듣기도 했고, 앵무새처럼 부하직원들에게 같은 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정작 자신은 힘을 보내주고 날개를 엮어줄 생각도 안하고 말이다.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현명해지거나 착해지거나 솔직해지는가 보다.
책 바로 옆 페이지에 "뭘 웃나, 이름만 바꾸면 당신 이야긴데"라는 제목이 있는데 두 말의 배치가 절묘하다.
 
[세월이 약이다]
학생일 때는 깨진 사랑에만 쓰던 표현인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도처에 이 말을 가져다 붙여야 마음이 편해진다.
상처도 많고 좌절도 많다.
상사가 아무리 나를 괴롭혀도 당신보다는 내가 더 오래 근무할거야. 라는 혼잣말을 하기도 했는데 이게 꼭 그렇지 만도 않다.
못된 상사를 버티다 결국 중도포기하고 퇴사하는 경우도 많고, 부당한 대우에 좌절을 느끼는 동기들도 자주 보았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고 대부분 약의 효과는 좋긴 하다.
아주 가끔 약 효과 없는 일이 벌어지는데, 사실 이런 케이스가 삶의 무게를 꽤 오랫동안 지배하며 기운을 뺏아간다.
"멘토"라는 존재가 꼭 필요하다는 각성을 만들어주는 그런 일에는 세월도 아무런 도움이 안되더라.
불운은 엄청난 행운이다. 이런 조언을 누가 옆에서 해주지 않기를.
 
수많은 격언들의 뒷이야기와 해석들을 읽고, 나만의 생각을 덧붙이는 책읽기를 해보았다.
짧은 소제목들과 다양한 분야의 에피소드가 지나간 내 과거 시간의 경험과 어울리며 마치 저자 에라스뮈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기분도 들었다.
오래된 말들과 요즘의 세계를 연결시키며 속상했던 일들, 좋았던 일들, 희망을 하질 생각들을 나누고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책 맨 앞 페이지에 써 있는 문구
Carpe Diem : 현재를 잡아라.
 
결국 과거가 들려주는 충고의 메시지는 현재의 내가 아닐까?
 
두툼한 책, 책상 한 켠에 꽂아 두고 가끔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길 때 아무 페이지나 펴보고 타로 카드 뽑 듯 지혜의 보물을 찾는 일도 괜찮아 보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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