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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20가지 수학 이야기 ㅣ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차이톈신 지음, 박소정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2월
평점 :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20가지 수학 이야기 – 수학이 재미있어 지는 20가지 역사 이야기
수학을 게을리한 죄.
살면서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오래된 딱쟁이처럼 뭔가 삶의 오점이라도 되는 느낌이 살짝 드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대할 때의 모습이다.
생전 받아보지도 못했던 낙제점을 기록한 과목도 수학이고, 대학입시에서도 결정적으로 한단계 하수가 된 이유도.
왜 이렇게 싫어하게 되었지? 개인사를 뒤적여보면 중학교 2학년 수학 선생님의 집요한 채근에서 모든 게 시작되었으리라 결정적 단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를 기웃 기웃 탐사하다 보니 수학에도 눈길이 간다.
이따금 수학의 정석을 구매해서 옛날 생각하며 한 번 풀어볼까 욕심도 나고, 약간 가벼운 내용의 도서가 있다면 기꺼이 골라서 살까 말까 고민한다.
과학이나 철학 도서에 비해서 만족감을 덜하지만.
이 책은 수학의 역사이야기다.
수학 본질을 다루기보다는 역사에서 수학이 어떻게 변화되었고, 수학자들의 소사, 그리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이론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이다.
최근 출판되기 시작한 수학의 다른 면을 찾아보는 도서의 중간 레벨 정도의 접근할 만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중간 등장하는 복잡한 수식은 이과생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문과생과 수학과 담을 쌓은 이들에게는 "패스" 찬스를 써야할 정도. 3장에 패스가 좀 많아지겠지만.
저자는 중국인인데, 읽다 보면 도서 취향이 꽤나 서구적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깊이 공부해본 적은 없어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귀에 익숙한 수학자 이름은 여럿 귓가에 맴돌지만, 중국 수학자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수학자뿐 아니라 수학이라는 학문이 동양에서는 어떻게 발전하였고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숫자는 아라비아....
학문의 지역적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방진에 대한 내용부터 이야기거리로 수학을 잘 이끌어낸다.
네모라는 틀 안에 규칙을 갖춘 숫자를 집어넣는 방식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퍼즐로도 수학적 증명의 도구로도 인간의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아주 적절한 방법이라는 뜻밖의 발견이다.
더군다나 인류의 오래된 기록으로 등장한다는 예시는 수학에 대한 인간들의 관심과 활용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거를 출발점을 갖고 있다는 신선한 놀라움이다.
뒤러의 "멜라콜리아"라는 미술작품에도 등장하는 예술적 연관성까지.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실제 주인공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한 명의 천재의 경이로운 역사의 한 장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분량이 좀 짧아서 아쉽지만.
낯익은 수학이 대가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수학자 이야기는 복잡한 수식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수학이 철학과 과학의 보조를 맞추며 역사의 큰 축을 담당하며 오늘날까지 달려온 이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최초로 이름을 남긴 탈레스
유클리드와 아르키메데스의 에피소드
체스를 발명한 인도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정직한 삶을 살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남이 했을 때 당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마시오."라고 답변한 탈레스의 혜안은 스스로 나를 뒤돌아보는 작은 충고의 시간이었다.
수학문제 챕터에는 완전수, 대칭수 등의 약간 어지러운 지면들이 등장하는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편안하게 눈으로 스쳐 지나가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험 보려고 책을 보는 거 아니잖은가?
수학에 대한 관심이 시험공부가 목적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과 지적 욕구라면 서점에서 골라 올 책도 많고 머리도 싸매야 할 터이다. 하지만 이 또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라 기분이 두근댄다.
수학책 읽고 가슴이 떨리고 다른 책을 고르려고 인터넷서점을 뒤지는 자신의 변화에 놀라는 하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