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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평점 :
독소전쟁 : 가장 지독했던 전쟁, 다시 배워야할 전쟁의 역사
앞 동네에서 터진 전쟁에서 한발짝 물러선 방관의 자세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소련은 2차 세계대전의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살짝 빗 겨나 있었다.
독일과 일본이 각각 유럽과 아시아를 화염으로 몰아넣었지만 차르의 시대를 끝내고 소비에트 연방으로 거듭난 그들에게는 내부적인 정리가 더 급했기 때문이다.
독일이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굳이 난장판에 참여할 여력이 안됐다.
다행히 둘의 관계는 한동안 상호불가침 조약에 의해 유지되는 듯 보였다.
히틀러가 삽질을 시작하기 전 까지만 해도.
영국까지 쉽게 정복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고립된 상태에서도 잘 버텨준다.
수도 런던에 대한 대 폭격조차 그들의 항복을 받아낼 수 없게 되자 대안을 찾게 되는데, 항상 역사에서는 이런 교훈을 유산으로 남긴다. "장고 후의 악수."
독일은 식어가는 승리의 열기를 만회할 비책으로 동쪽을 바라봤다.
큰 땅덩어리는 지들끼리 싸우고 한바탕 난리부루스를 춘 덕에 만만해 보였다.
그리고 일반 소련을 먹어버리면 전쟁의 상황을 역전시키고 무한할 정도로 막강한 소련의 자원을 멀티로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왜 이 생각을 못했지.
히틀러의 스마일.
아저씨, 그거 나폴레옹이 그러다 망했어요.
역사의 개구짐.
인류 최악의 전쟁이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미드웨이, 과달카날 전투가 익숙하다. 잘 생각해보면 미국 주도의 전투였다. 하와이에 한 방 먹은 다음에야 참전을 선언한 미국 위주의 역사를 배우다 보니 끔찍했던 독소전쟁은 잘 모를 수 밖에.
덕분에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흥미 진지하게 볼 수 있었다는 하나의 장점은 있다. 전쟁의 결과를 모른 채 영화를 감상했으니.
소련 전사자 680만명, 포로 445만명, 부상자 3,000만명
독일 전사자 300만명, 포로 330만명
히틀러의 잘못된 판단은 적국인 소련은 물론이고 자신들에게도 치명적인 손실을 입혔고, 결국 전쟁사에서 절대 피해야할 전장의 확대를 섣불리 적용한 덕에 지하벙커 자살로 이어지는 인류에게는 다행이나 개인에게는 비극적인 최후를 향한 발을 성큼 내딛은 것이다.
물론 독일인들의 머리속에 박혀 있던 선민의식도 비극의 사상적 동기가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예집단인 열등 슬라브 민족을 씨도 남기지 않겠다는 게르만 우월주의는 전멸전을 통해서만 해결된다는 잘된 생각과 상대방을 얕잡아보는 우월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영국에 의해 잠시 주춤거리긴 했지만 2차 대전 초반의 맹렬한 진군속도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그들, 독소전쟁 초기 바르바로사 작전의 진격속도는 살짝 자존심 상한 상태를 극복하고 군 전체의 사기를 올리기에 정확한 일치가 된 셈이다. 그들의 장기이기도 하다. 끝도 없는 지평선과 죽음을 불러오는 추위만 빼고는 그럴 싸 했다.
전쟁의 클라이막스인 스탈린그라드 시가전은 참혹한 전쟁 그 자체였다. 영화나 기타 매체를 통해 그나마 독소전쟁의 전투 중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결국은 인류사 최악의 전투였기 때문아니겠는가.
황제를 몰아내고 인민의 힘으로 세운 공산주의 국가의 허울 좋은 지상낙원이 전쟁과 독재로 피바다가 되버리는 비극이다.
열악한 밀리터리 도서 환경에서 좋은 도서를 꾸준히 출간하는 출판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아담한 크기에 함축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이 기회를 통해 독소전쟁사에 대한 러시아나 동유럽의 책들이 번역되어 출간되면 어떨까 기대감을 갖게 된다.
"전격전의 전설"이나 "롬멜" 정도의 두툼한 책으로 사진도 많이 곁들여 나와준다면 바랄 바가 없으리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