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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시 100선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평점 :
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우리의 유년시절과 조우하는 성장 드라마
6시간 정도 밖에 못 잔 채, 새벽 피곤한 몸을 일으킨다.
자명종 시계가 울리기 1분전.
시끄러운 소리가 온 집 안을 헤집기 직전 제거.
하루.
시작.
피곤.
월요병은 직장인 누구에게나 엄습하는 죽음의 선고만큼이나 무거운 어깨를 짓누른다.
하루 더 푹 잠이나 자면 좋겠다.
월요일 아침이 힘들고 고단한 일주일 시작이지만 막상 직장을 잃고 백수가 되어버린다면 과거는 추억이 되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평온한 일상의 한 장면으로 느껴진다.
현재 일상의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후회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거짓말 한 마디!
외톨이가 되거나 불쾌한 일을 당할까 또는 덩치 큰 녀석의 위압이 두려운 나머지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과수원에서 도둑질을 했다는, 있지도 않는 무용담을 신까지 걸고 맹세하며 떠들어댔지만 곧 후회의 나락으로 빠지고 말았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말하지 못하고 계단 아래서 울고 있다.
평상시 부모님과 누나들과의 지루했던 일상과 동떨어진 지옥의 나래로 떨어졌다는 느낌에 소년은 어찌 할 바 모른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부유한 집안의 막내 아들이다.
어려서 경제적 어려움없이 살아왔고 가정은 평온하다.
약간의 망상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기 마련.
싱클레어는 두가지 세계가 있다고 믿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한다.
제 1세계는 따뜻한 세계이다. 밝은 모습 희망이 넘쳐나고 평화롭고 양심과 관용, 무엇보다 사랑이 풍만한 세계이다. 상류사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원래 자신이 속해 있는 현실의 세계이다.
제 2세계는 반 제 1세계의 모습을 그린다. 더럽고 무섭고 불안과 함께 양식의 가책이 항상 가슴을 파고드는 어둠의 세계이다.
싱클레어는 사실 자기가 속할 곳은 제 2세계가 맞다고 생각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쪽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어느 순간 제 1세계의 자신은 가면을 쓴 존재일 뿐이고, 결국은 제 2세계로 돌아갈 것이라는 숙명을 받아들이려 한다.
하지만, 뜻 밖의 만남은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 일상의 여유를 짓밟아버린 끔찍한 결과가 된다.
일상의 평온함을 드디어 잃게 된다.
일상의 평온함은 상실한 후에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이것도 성장의 과정이니 안타까울 필요는 없다.
싱클레어가 억압을 당한 크로머의 등장은 동시에 반작용 법칙이 적용된 결과인지, 아니면 제 1세계에서 등장한 수호천사인지 모르겠지만 데이안이란 소년의 등장으로 균형을 잡아간다.
학생들의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데미안은 무시하고 지나쳐 가다 가도 흘깃 쳐다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우연한 하교 길 그와의 대화는 크로머로 잠식당한 주인공의 일상에 하나의 빛이자 제 1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축복이라 할 수 있다.
10대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데미안은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이지만 꽤나 늦게 보게 되었다.
고전 소설의 냄새가 가득하다 보니, 핏빛 장면이 어지러이 놓인 추리소설만 최근 읽었던 시야에 슬로우 모션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느낌을 주지만, 소년시대의 희망과 절망, 그리고 반항이 물 흐르는 듯 전개되는 작가의 여유가 드러나 역시 명작은 명작이구나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의 강점은 누구나 책을 읽으며 자신의 유년시절을 투영해보게 된다는 점이다.
스토리가 흘러가는 방향이야 다르겠지만 나를 억압하던 사람, 내게 도움을 주던 사람, 내가 억압하던 사람.
다양한 어린 시절의 인물들이 소환되어 현재의 나와 담판을 나누게 된다.
어쩌면 성인이 되었지만 과거의 끔찍했던 모습을 복수라는 이름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도 나올 수 있다. 극단적인 형태보다는 현실적인 어른의 방법이 되겠지만.
최근 스포츠계에 일어난 학교폭력 이슈는 이런 과정을 통해 과거를 현실로 끌고 나온 사건이다.
폭력적 성향은 나이를 먹어도 사람 속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사회적인 파급력이 있는 자들에 대한 심판은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게 된다.
이런 심리의 기저에는 결국 우리가 속해 있었고 어른이 되어 투영하게 된 유년시절의 악몽이 언제나 준비된 자세로 웅크리고 있기에 가능한 일 아닐까?
책 후반부 헤르만 헤세의 시 100선을 읽어보니, 마음이 참 포근해지는 느낌입니다. 봄이 오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