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경제 종교 경제 끝없는 도돌이표의 딜레마

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부의 역사 : 종교 경제 종교 그리고 경제

 

 

종교가 등장한 이유를 경제사로 풀어본다.

 

재미있는 시도 아니겠는가?

역사 도서들이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여 출판이 되고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요즘의 책세상은 환영할 만하다.

경제사도 통사만 서점의 서가를 장식했지만,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깨닫거나 인류의 역사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의 정교함에 감탄하기도 한다.

 

경제와 종교의 상관관계는 정치와 함께 엮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지만, 본격적으로 종교를 중심으로 경제의 역사를 파헤쳐보는 시도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5가지 시대별로 부의 역사가 종교와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되어 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사회의 규범은 자율적인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고, 인간이 만들어 낸 원칙에 의해 운영되길 바란다면 강력한 힘이 근본이 되야 한다.

칼과 몽둥이로 사람들이 나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어긋나면 체벌하는 방식은 새로운 돌파구, 즉 스스로 사람들이 원칙을 지키는 새로운 원리의 탄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종교"라는 사상이 부합된다.

나쁜 일 한 자는 이승뿐 아니라 저승에 가서도 벌을 받으리라는 저주가 욕심을 자제하고 폭력과 강탈에 양심과 사회적 규범이라는 가이드를 각자의 머리속에 근엄한 모습으로 자리잡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종교는 하나의 지켜야만 하는 사회적 규범이 되었고 이를 통해 인간은 비로서 경제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카스트제도의 사례를 본다면 지나친 인간에 대한 구속으로 이어지는 종교의 부작용도 볼 수 있다. 신이 정해준 법도로 계급 간의 이동도 불가능하고,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지위가 결정되는 불합리함이 종교라는 준엄한 원칙 하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절대원칙이 되어버린다.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조차도 카스트제도 폐지에 대한 의지는 커녕 필요성도 못 느꼈다면 누가 그들을 구원할 것인가? - 간디의 문제가 아닌 인도사람들 머리에 각인되어 있는 계급은 신이 부여한 불가침의 영역이다.

경제적 발전 측면에서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유재산을 부정함으로 생산성을 떨어뜨렸던 공산주의 체계는 구성원들의 자각과 경제적 궁핍으로 무너지기도 하지만, 종교적인 제한은 무너뜨릴 원천적 힘의 성장조차 불가능하다. 인도가 엄청난 자원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래가 썩 밝아 보이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유태인에 의한 세계 경제 지배가 음모론과 손잡고 끝없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이유가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상황이란 점은 종교의 헤게모니 싸움이 있는 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부와 재화를 긍정적, 아닌 너무 좋아하는 유대교는 빈부격차를 심각하게 만들어냈고, 개혁을 바라는 빈곤층의 대변인으로 등장한 이가 바로 예수이다.

기존 유대인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결국은 경제적 패권을 유지하고 체계에 반항하는 이들의 싹을 잘라 놓기 위 함이었다.

유태인의 경제지배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이들에게 여러가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거 사실일까?

 

크리스트교보다는 많이 생소한 이슬람교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 기회이기도 했다.

같은 종교 아래에서도 사이파, 수니파로 나뉘고 투쟁하게 되는 역사는 처음 종교가 만들어지게 된 목적의 범주를 벗어나게 되어 통제할 수 없게 된 상태까지 이르게 된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다.

세계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종교는 거대제국주의의 핍박과 경제적 제재로 점점 극단주의적 성격으로 변모해가고 나머지 국가의 국민들에게는 편향적인 종교관이 주입되는 결과가 되고 있는데, 커다란 비극적 모멘텀 없이 해소될 수 없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두렵기도 하다.

 

빈곤층의 쿠데타가 성공한 사례가 없지만, 무함마드가 일으킨 성공에 대한 대목은 흥미로웠다. 실제는 빈곤층이 이용만 당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은 세계 각지의 종교적 분쟁이나 정치적 소요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과 구조에 대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봐서는 곤란하겠다는 놀라움이다.

 

어쨌든 양 파로 나뉘게 된 이슬람교도 결국은 권력과 경제적 이유로 갈라지게 되었고, 지금은 토지와 석유자원이라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경제적 패권을 위한 대립으로 평화적인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태초 인간들의 전쟁이 경제적 이유에서 생겨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종교와 경제가 떨어질 수 있는 관계일까?

이미 답은 우리가 알고 있었다.

앙코르와트의 놀라운 건축물, 유럽을 지배한 크리스트교가 만든 역사적 성당들을 보지 않더라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우리는 평화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종교와 경제가 하나가 되어 권력으로 거듭나며 나타난 현상들이고 수천년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온 힘의 근원이다. 현대사회의 정의로움으로 인류가 끊어내지 못하던 부조리들을 정리해 나간다고 자부심을 가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인간이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일지도 모른다.

다만 조금 더 만인에게 공평하고 정의로움이 우선되는 권력으로 변화하길 바랄 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