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여행 - 세계 여행에서 발견한 브랜드의 비밀
김지헌.김상률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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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여행 : 여행에서 만나는 브랜드와 그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개성과 이유들

 

 

여행은 회사돈으로 가는 게 제 맛.

 

가고 싶은 여행지를 물색하고 일정에 따른 계획과 비용, 숙박이나 교통편을 알아보는 여행의 준비 과정은 여행 자체보다 지치고 어려운 일이지만 설레임 하나 만으로 고생길을 마다하지 않게 되는 법이다,

자비여행이었다면, 월급과 용돈을 모으고 모아 어렵게 만든 여행 경비. 그 돈이면 노트북을 바꾸거나 그림같은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도 있지만 눈 앞에 보이는 유혹을 참고 이겨낸 전리품일지도 모른다.

 

당연히 출장을 통해 해외에 나갈 기회를 잡는다면 개인적인 볼거리를 마음껏 볼 수야 없겠지만 공짜 여행을 작은 조각으로나마 선물 받는 일이니 이만큼 신나는 일도 없다.

바쁜 업무일정에서 짜낸 개인일정은 더욱 소중하고 알차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빠듯한 스케줄에도 아침 5시에 일어나 일단 관광명소의 입구라도 보고 오겠다던 직장 후배의 철저한 욕망에 감탄한 경험도 있다한 달을 준비했는데 내부 결재 문제로 불매 운동이 직전 취소된 도쿄 출장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브랜드를 연구하는 이들이기에 업무 또는 개인 여행이던 가리지 않고 방문하는 장소 곳곳을 브랜딩의 현지 자료 조사로 활용할 수 있었고,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상하게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름 답게 "센스"있는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폴란드의 "센스" 레스토랑의 기가 막힌 화산 디저트나 명장 패스트리 세프인 도미니크 앙셀의 베이커리는 글만으로도 한 번 맛보고 싶은 유혹을 하고 있다.

특히 도미니크 앙셀 베이커리의 인기 메뉴인 크로넛 (크로와상과 도넛을 합체한 메뉴라고 한다.)이 품절되면 오후에 판매한다는 원통 모양의 "쿠키샷"은 쿠키 자체 보다도 서비스로 부어주는 타이티산 바닐라 밀크 맛이 더 궁금하다. 오감을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맛을 제공해주는 전략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입소문을 타고 명품의 반열로 브랜드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내는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현지화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호주에 방문했을 때  버거킹의 와퍼를 먹고 싶었지만 유수의 브랜드 중 버거킹만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생소한 브랜드인 "헝그리 잭스"에서 와퍼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미 지역의 브랜드 등록이 되어있어 전세계에서 통용하던 버거킹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브랜드명을 교체한 특이한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글로벌 전략에서 이렇게 브랜드명이 바뀔 경우 기업이나 소비자나 혼란이 올 법한데 어느 정도 해결책을 가지고 안착한 경우라고 하겠다.

 

로고를 자국어와 함께 표기하는 두바이의 간판도 (문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기 때문에 오른쪽에 자국어 표기가 되어있다고 한다.) 흥미로웠고 저렴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맥도날드 결혼식 "맥 웨딩"이 서비스되는 홍콩의 맥도날드도 인상적이다. 젊은 세대들은 빅 맥을 먹으며 결혼 축하해주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일 듯하다. 로널드만 좀 치워주면 좋겠다. 현재 15개 매장에서 성황리에 영업중이라니 우리나라도 한번 도입해 봄은 어떨지.

 

전통가옥을 개조해 만든 일본의 기타노이진칸과 니넨자카의 스타벅스도 기회가 되면 방문해보고 싶다.

전세계적인 스탠다드를 추구하면서도 지역적 또는 상황적 특성을 재치 있게 활용할 경우 화제성은 물론 고객의 감성을 브랜드와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테네시 주에 위치한 게틀린버그에서 저자가 방문한 "슈거랜즈"란 술집도 매우 인상적이다. 금주령 시대 숨어서 달빛을 바라보며 마신다는 위스키 "문샤인"을 마실 수 있는 상점인데, 놀이공원에서 나올 법한 5달러짜리 팔찌를 끼고 입장하면 작은 분량의 12종류 위스키를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 맛볼 수 있고 그 중 마음에 드는 한가지를 팔찌 5달러를 할인 받아 20달라에 구매하게 되는 방식이다. 지역 명소의 독특한 위스키를 파는 방식을 샘플러라는 개념과 시음과정 중 고객끼리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 독창적이다. 이렇게 책에 소개될 정도이니 혹시라도 여행을 가게 되면 방문하지 않을 수 없다. 금주령이란 억압된 상태에서 몰래 마시던 위스키의 달콤한 유혹은 덤이다.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지못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여행에세이는 대리만족하기에 최고의 대안이다. 블로그나 인터넷 상에서 먹고 마시는 장면 위주의 사진으로 가득 찬 컨텐츠도 좋지만, 여러가지 상념과 생각들은 테마를 가지고 술술 이야기하듯이 들려주는 책은 다양한 테마와 저자와의 공감이라는 과정을 통해 마치 내가 한 번 가본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신만의 독특함과 광채를 지닌 브랜드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꼭 가 봐야할 곳에는 빨간 줄을 쫙 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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