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의 본질 : 전쟁의 원칙과 원리를 교과서로 배우는 느낌
전쟁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 영화는 개인적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꼽는다.
노르망디로 진격을 앞두고 탑승한 강습 상륙함 갑판 위의 긴장된 병사들. 어떤 병사는 구토를 하고 옆에서는 신의 가호를 빈다. 지휘관들은 끊임없이 작전설명을 하거나 용기를 넣어주지만 제대로 들릴 리는 만무하다. 육지에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총탄이 날라가는 소리가 들리고 살짝 머리를 들었던 병사는 어딘 가에서 날라 온 총알 빨간 피를 내뿜고 조용히 쓰러진다.
육지에 닿고 상륙함의 전면부가 개방되자 돌진하는 병사들. 하지만 총알은 보듯 육신을 뚫고 바다는 아비규환의 모습이 된다. 잃어버린 팔을 찾고 한 편에는 내장을 잔뜩 내놓은 상반신만 남은 시신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울부짖음, 진격의 목소리, 위생병! 위생병!....
처음 들여놓았던 홈 씨어터의 5개 스피커에서 생생하게 들리던 전쟁의 소리는 비극이었고 슬픔이었다.
그 후로 연작으로 제작된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퍼시픽”은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처참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을 이끌고 나가 결국 승리를 거머쥔 연합군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리고 패배를 감지하면서도 끝까지 저항한 독일군과 일본군의 정신은?
전쟁은 인간의 폭력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지혜와 기술이 융합되고 발전의 원동력이 탄생하는 욕망의 불구덩이다. 여기에 국가라는 시스템과 군사력, 그리고 애국심이라는 심리적 동기가 융합되며 전투력을 생성한다. 응축된 힘이 생겨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투력을 이루는 요소와 활용, 그리고 효과적인 운영이 궁금해지는데 바로 "전술의 본질"이란 도서가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내용들이다.
장교를 위한 기초교감을 연상케 하는 이 책은 챕터를 나누어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쉽고도 핵심적인 내용을 제공한다.
-기본적인 전쟁의 원칙들 : 법칙, 공격, 경계, 기습 등
-전투력을 만드는 기반들 : 전투력의 요소, 지형, 기상, 정보, 병참, 인사 등
-전투를 만드는 과학적 원리 : 공격기동, 우회, 포위, 돌파, 침투, 방어 등
-전투의 지휘를 위한 상황판단 및 문제해결 능력 : 참모조직, 임무, 방책, 분석, 정보 분석 등
-주요 전쟁의 역사와 쓰였던 전술들 : 쓰시마해전, 남북전쟁, 포클랜드 전쟁, 타사파롱가 해전 등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라면 익숙하지만 단편지식으로 머릿속을 떠돌던 전술의 개념을 정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인간이 만든 가장 효율적인 집단이 군대가 어떻게 운영되며 리더십이 발휘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왼쪽 페이지에 개략적인 설명, 오른쪽 페이지에 실제 사례 및 도감 형태의 구성으로 교과서를 읽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는 의외로 군대용어가 자주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필승전략, 12월 목표달성전술, 인사배치, 자원의 효율적 활용.
기업간의 전쟁도 실제 전쟁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전술이 운영되고 있으나 그 본질은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측면에서 전술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양한 활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본연의 군사적 기술에 제한되다 보니 독자층이 엷어 진다는 아쉬움이 있고 제대로 깊이 들어갈 만한 내용들이 페이지 수의 한계로 인해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두배 정도의 분량으로 기획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 챕터는 낯선 전투들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고, 이 역시 좀 더 양적인 보충이 추가로 이루어진다면 좋을 듯하다. 포클랜드 전투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