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때는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들을 자주 찾아다녔다.
아주 신나는 시절이다.
인터넷 붐이 일어나던 초창기였던지라 무료강의도 넘쳐나고 유명인사들의 공개강연이나 참가비 만원이면 책 저자들의 북 콘서트 비슷한 형태의 토론회도 참가할 수 있던 시절이다.
멋들어진 파워포인트 화면을 배경으로 마치 잡스가 그랬듯 청중들과 공감하고 몰입시키는 강연자가 있고, 때로는 -주로 강제로 끌려간 교육이 많은 케이스지만- 천편일률적인 성조가 자장가가 되어 모든 수강생들이 LA와 니체의 대화 때로는 지옥의 매몰찬 뿌리침이 혼동되는 꿈나라를 들락거리는 잠꼬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시간이 흘렀고, 강의장도 많이 변했다.
지금은 지하철 안에서도 유튜브 하나 틀어놓으면 명강의부터 개인들의 엉성한 화면이지만 내용은 끝내주는 동영상들을 약간의 지루한 광고만 참으면 만끽하는 세상이다.
이런 변화는 강의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저마다의 개성들이 넘쳐나며 명강의를 이끄는 기술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볼 수 있다.
강의력발전소의 대표강사라는 저자 소개가 눈길을 끈다. 발전소에 다니면 숨어있는 재능과 배우는 기술이 활활 타올라 명강의를 내뿜는 멋진 모습의 내가 될 지도 몰라.
의외로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핫하고 전율이 일만큼 충격적인 방법들이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어쩌면 지극히 정석적이고 기초를 탄탄하게 만드는 맥을 짚는 느낌이다.
어쩌면 잔기술을 익혀 강의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단계를 밟아가는 일이지만 솔직히 아쉬움도 있는건 사실.

책은 먼저 강의를 임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에 대한 자세, 그리고 미리 강의장에 도착하여 전장을 살피고 청중과의 사전교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사실 청중과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함과 동시에 서로 교감하는 시간적 여유가 왜 필요한지 알려준다. 대부분 강사가 위에 있고 학생들은 아래에 있는 포지션이 설정되지만 한편으로 내 돈내고 강의를 듣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강사가 들어오는 순간 고개를 까닥하며 "어여 한 번 해 봐"하는 마음자세가 자연스럽게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