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착한 소녀의 거짓말 : 매혹적인 소녀들의 스릴러 한 편, 가을에 딱 맞춤


서점에서 책표지를 보면 눈에 딱 띄는 경우가 있다.

처음보는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경우도 있고, 익숙한 출판사의 테마를 시리즈도 내는 경우도 주목을 받게 된다.
때로는 일본도서들처럼 강렬한 활자를 확대하여 고객의 손길을 이끄는데 개인적으로는 잘 먹히는 표지의 하나다.

오늘 소개하는 착한 소녀의 거짓말은 강렬한 표지를 자랑한다.
파란 눈의 이국적인 소녀의 아름다운 모습과 대조적인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에서는 10월 가을에 만나는 겨울바람같은 찬바람이 감돈다. - 이 서평을 쓰는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책의 활자와 하단의 띠지는 눈 색깔을 따라가며 이 책은 예쁜 소녀가 등장하는 스릴러라고 속삭이며 구매자의 선택을 재촉한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대단한 집념을 엿볼 수 있다. 
스릴러 소설을 집필하기 의해 법의학, 범죄학을 공부했을 정도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가 아닌 이상 다른 분야의 소설도 책 한 편 쓰기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하는 활동 등을 하지만 아예 전문분야까지 파고들며 준비하는 경우는 작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책 초반부에 약력을 보니 몰입도도 높아지고 작가와의 친밀감도 상승하는 느낌도 갖게 된다.

스토리를 살펴보면 고위직과 돈 많은 자녀들 중에서 영재만을 선발하는 명문학교인 구드학교의 정문에 스산한 아침 시체 한 구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을 알고 모여드는 학생들은 충격적인 장면에 얼어붙었고 학교의 교장이 현장에 도착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군다나 충격적이게도 소녀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고 얼굴을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180cm의 큰 키에 아름다운, 그러나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불행한 주인공 애쉬의 1인칭 시점이 시작된다. 특별자격으로 구드학교에 입학하게 된 그녀는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고 합격하고 처음 학교에 등교하는 긴장된 장면이 잘 묘사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소녀가 구질구질한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체득한 삶의 무기는 미소와 거짓말이란 사실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택시기사가 영국 여왕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소녀는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그렇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택시기사가 정중히 아가씨를 모시듯 시중을 들 수 있을 정도로 매료시켜버린다.

소설로서 아주 좋은 소재이지만 다소 식상한 감도 있지만, 책 표지에서 본 강렬함은 이야기로 전달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녀의 불행한 과거사를 살펴보면 그녀의 생존본능을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은 된다고 말 할 수 있다. 불륜으로 아버지는 자살하고 이에 어머니는 충격을 받고 자살. 동생은 물에 빠져 사망. 도처에 죽음의 흔적이 떠도는 인생은 가엽기만 하다. 문제는 이 소녀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도 끔찍한 냄새가 들러붙는다는 점이다. 그녀의 피아노 교수가 죽게 되고, 심지어 룸메이트는 종탑에서 떨어져 사망. 같이 어울리는 선배도 사망.

이쯤 되면 이야기의 전개방향은 어느 정도 감이 잡힐 듯하다. - 게다가 제목에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면 더더욱!- 

하나 잊지 말아야할 것은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깊숙한 공부까지 하는 열정이 넘쳐난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자. 스릴러 소설의 필수요소인 반전과 반전은 어떤 트릭을 독자를 수수께끼로 몰아 나갈지 기대 갖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녀들에게는 비밀도 많고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누군가를 공격하기도 하고 때로는 숨겨진 악녀의 본성이 따돌림 속에 발현하는 경우도 있다.
머슴아들의 생각없이 좌충우돌하는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특히 가정내에서 엄격한 생활을 한 소녀와 불행한 가족사로 깊은 어둠에 인이 박힌 소녀의 행동과 일상은 전혀 다를 것 같지만 의외로 이런 조합은 표독하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커플로 등장할 수도 있다. 이런 묘미를 소설이라는 이야기 속에 퐁당 담가 놓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는 술술 나온다.
더욱이 학교의 비열한 이면이 파헤치는 묘미까지 곁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거짓말을 한 사람이 살아남으면 거짓말은 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역사 몇 군데만 푹 찔러보아도 나오는 슬픈 현실이다.

분명 주위를 둘러보면 스릴러 소설을 탐독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도 양질의 책이 계속 출판되고 서점의 서가를 채우고 있다. 
즐거운 일이다. 
책을 시작하기 전에는 피곤함이 몰려온다. 죽음 - 숨겨진 음모 - 반전 - 결말. 항상 패턴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일단 손에 들면 많은 수의 소서들이 나름대로의 독창성과 치밀한 구성을 무기로 독자의 시간을 훌쩍 빼앗아간다.
장르문학으로서의 스릴러 소설이 가지는 묘미이다.
새로운 작가를 접할 때 마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경우와 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경우로 나뉜다.
매력적인 소녀의 손아귀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준 덕에 J.T.엘리슨은 전자의 분류로 갈 수 있었다.

스릴러 매니아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이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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