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녀 인생 ㅣ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세실 기야르 그림,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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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녀 인생 : 못생겨서 삶이 죄송합니다.


리뷰를 써야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지 난감하다.
글은 소설가 프랑수와 베고도, 만화가 세실 기예르가 그림을 그린 페미니즘  그래픽 노블인 "나의 미녀 인생"은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이고, 못생긴 사람의 인생이 외모 하나만으로도 망가진 채 살아가야한 다는게 인간의 숙명인가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페미니즘을 딱히 싫어하지도 옹호하지는 않지만 이 작품의 경우 냄새가 나는듯 안나는 듯 이 역시 애매하다.
200페이지라는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페이지를 넘어갈수록 마음 한 켠이 답답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대목도 많았다.
보통 이야기를 읽다 보면 주인공에 대한 주관적 판단이 선다. 이 주인공은 나쁜 놈이네, 주인공이 나랑 닮았다. 주인공은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스타일이야.
하지만 길렌은 종잡을 수 없다. 어릴 적 친구였던 질이 동네아이들과 어울리며 떠나는 순간부터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까지 못난이라는 컴플렉스를 영원히 짊어지고 가는 안타까움에 비해 자기 비하는 지나칠 정도이다. 어느 정도 자전적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감정선의 기복은 어린 소녀들이 소외된 상태로 사회생활을 해나갈 때 하나의 그림자처럼 영원히 따라붙게 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도입부에서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는 삶 전체를 망가뜨린 채 절망 속에 허우적거린다. 몇번의 희망적인 상황도 여지없이 찌그리고 만다. 그녀가 괴물같은 모습을 한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못남"이라는 함정에서 허우적거리며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혼자 침전된 일상으로 빠져든다는 느낌이다.
70년대의 자유분방함이 그녀에게 잠시나마 자신감을 주었지만 이내 80년대에 접어들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양성애적인 욕망이 있지 않을까 자기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겪지만 처음부터 아니란 것은 그녀 스스로도 알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생은 항상 똑같은 주제가 반복되지는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 미는 나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추락을 하게되고 사람들간의 차이가 늙음이란 병 앞에서 평등해진다는 주장에 동감할 수 밖에 없다. 젊은 시절 못생겼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중년이 넘어 멋있어지는 사례가 드물지만 실제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뮤지션 중에도 Pink Floyd의 리더였던 Roger Waters 사례는 대단한 반전이다. 늙어가는 그의 모습은 멋지다. David Gilmour의 매력과는 다른)
그녀는 나이가 먹어 외모의 평균치에 많은 사람들이 수렴해가는 과정에서 새롭게 자신감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해석이 가능해진다. 무대 위에서 그녀가 꿈꾸던 일들이 이루어지는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외모가 예뻐져서가 아니라 스스로 바라보는 기준과 생각이 바뀐 탓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못남"이라는 스스로의 가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한다. 
못난이가 살 수 없는 세상, 가끔 예쁜 여자들만 초대하는 파티같은 세상은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이고 그곳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과연 그 세상은 이기적이며 못되기만 한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아름다움과 못남의 차이를 다시 생각해본다.
미의 기준은 역사적 흐름에 따라 변한다고 하지만, 100년 정도의 기간을 연속적으로 바라보더라도 새로운 미인/미남형이 생기는 것이지 기본적 선호 유형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준다. 과거 한국영화의 전설을 이루었던 배우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고, "헵번 스타일"은 아직도 매력적이다. 다만 예전에는 못남의 기준으로 보던 유형이 지금은 개성이라는 차별성으로 선호되는 부분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개소리는 이제 집어치우라고 주인공은 이야기하고 나 역시  공감한다. 외모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타고난 재능이 되어 그렇지 못한 이들의 노동과 부를 갉아먹고 사는 방법을 만들어준다. 마음이 착한 미녀는 예쁘다는 주변의 칭찬을 어릴 때부터 여유있고 배풀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되고, 못된 미녀는 그래도 남자들이 용서해주니 마음 내키는 대로 살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사회상이 변화를 겪어도 미에 대한 기준은 바뀔 수 있으나 미에 대한 경외감과 권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많은 독자들은 낙담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놓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좌절감은 더 심각한 못남이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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