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테라피스트 : 심리학자가 쓴 심리치료사의 스릴러 이야기



테라피스트 : 각종 치료사 또는 치료학자를 테라피스트라고 한다. 음악 치료(뮤직 테라피)를 비롯, 언어 치료(스피치 테라피)·오락 치료·무용 치료·미술 치료·사이코드라마 치료·운동 처방 등과 같이 약이나 주사 등을 이용치 않는 새롭고 다양한 치료법이다. 
 
좀 더 명확하게 제목에 대한 정의를 확인하고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제목이 이렇게 명쾌하다면 작가는 의도를 품고 인물을 만들어 나가고 직업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스릴러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다 보니 예전처럼 기발한 트릭이나 사건을 꼬는 것만으로는 눈높이가 올라간 독자의 관심을 끌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전문직을 가진 작가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을 활용하여 보다 치밀하고 잘 조합된 이야기를 만들고 이론적 배경까지 탄탄하게 만든다.
테라피스트의 저자 헬레네 플루드 역시 심리학자라는 직업을 십분 발휘하여 일반적인 작가들이 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는 심리적인 묘사나 모순, 그리고 강박들을 이야기와 교묘하게 버무려 놓았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적으로 "심리학자가 쓴 심리소설"이란 캐치프레이즈부터 독자에게는 불리한 설정이긴 하다. 저자와 싸우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폭력성, 재피해자화, 트라우마가 전문이라는데 선입견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차가운 집에서 잠을 깬 사라는 남편의 빈 자리를 확인한다. 남편 시구르는 친구들과 산장으로 놀러갔다. 아직 완성되지 않아 여기저기 불편함이 묻어나는 집은 사실 시구르의 할아버지가 살던 집이다. 죽을 때까지 공산주의자를 자처했던 할아버지는 부부가 약간의 게으름을 피는 기간 동안 고독사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집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이 경제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영혼이라도 떠나보내고 싶어하는 죄의식이 살짝 담긴 찜찜함도 있다. 금방 수리하고 집을 새 단장하려 했지만 차일피일 늘어지는 기간에 사라는 불만이 생기고 있는 중이다.
심리치료자인 사라는 상담실에서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이상하게 일하기 싫은 날 느낌은 왔지만.
산장에 잘 도착했다는 남편의 메시지를 듣고 계획했던 스포츠센터에 다녀온 주인공은 남편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밖의 전화를 받는다. 분명 잘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남겼는데? 처음에는 장난이 아닌가 의심도 해보지만 사실 남편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 사라는 실종사건이 살인사건으로 전화되는 현실에 당혹스러워한다. 죽은 아버지의 사장인 크록스코겐에서 살해된 남편의 모습.
남편의 죽음 이후 잘 버터 내려 애를 쓰지만, 이야기 서두 주인공의 신경을 긁었던 사라졌던 남편의 도면통이 다시 나타나고 사진이 사라지거나 집에서 발소리가 들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 누가 이 집에 있는 것일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현실 사이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자신이 심리치료사임에도 스스로의 상태를 제어할 수 없이 혼돈에 빠져버린다.
작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가족, 부부의 관계와 숨겨진 진실들을 섞어가며 스릴감을 고조시킨다. 정작 남들에게 상담을 하면서도 자신은 돌보지 않고 스스로의 상태를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통해 어쩌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주인공 스스로에게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던지기도 한다. 가족이라는 관계가 매우 어렵다는 것. 특히 서로 관련 없던 사람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결혼과 가족이라는 관계를 형성해가는 어려움도 중간 중간 표현하고 있다. 쉽지 않은 부분이고 이런 갈등은 전문가들조차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미묘한 문제라는 메시지도 남기고 있다.

첫 작품임에도 스토리의 긴장감은 요즘같이 습기가 많은 날씨에 더 어울리며 흥미진진한 독서로 안내를 했다. 심리적인 묘사와 독자들에게 헷갈리게 만드는 스토리라인은 잘 다듬어졌다. 다만 문장을 풀어가는 글쓰기의 미묘한 서투름이 있는 부분이 초반 장면 몇 군데 눈에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