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토미가의 참극 ㅣ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10
아오이 유 지음, 이현진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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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나토미가의 참극 : 고전 추리소설을 읽는 묘미와 트릭풀기

 


추리소설이 일본에 깊숙이 안착된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궁금했다. 
해적출판사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해문출판사가 아주 오래전 두 권의 탐정 책을 내놓았는데 고전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탐정들의 활약상을 설명하고 그들이 간파한 트릭의 비밀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홈즈나 뤼팡이 아닌 포와로나 드루리 레인 같이 널리 알려지 않은 소설 속 주인공들을 그 때 처음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활약상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백과사전식 책 쓰기는 일본인들이 즐겨하는 방식인데 당연히 전체적인 장르소설에 대한 이해와 안목이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팔리는 흥행성도 갖추어야 한다. 독자층이 탄탄하지 않으면 꿈도 못 꾸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추리소설 작가가 몇명이나 있을까? 개인적으로 떠올려 보면 워낙 유명한 김성종과 약간 방향이 다르지만 다소 무리가 따르게 김진명을 끼어 넣어도 2명뿐이다. 좀 더 범위를 스릴러로 넓혀도 무속신앙에 근거한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살" "올빼미 눈의 여자"를 집필한 박해로나 "두번째 거짓말"의 정해연 정도 떠오른다. 그에 반해 일본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꽤 많은 작가가 등장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마유키 같은 작가의 소설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작품을 책으로 소유한 작가들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히트작가가 부족한 탓에 일본 추리소설 작가들이 우리나라 시장도 점유하고 있다. 일단 추리소설 작가로 등단하면 체계화된 출판사 시스템에 의해 작가는 글쓰는데만 전력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진다. 물론 출판사들은 탄탄한 독자층을 도서구매의 수입원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에 의해 영화나 드라마로 바로 판권이 판매되고 투자한 만큼의 이익을 거두어 간다.
이런 고도로 상업화된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고 그만큼 책을 가까이하는 독자층의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더 악화되는 국내의 출....아 이야기는 그만 두자. 너무 길어지겠다.
탄탄한 출판 시스템에 버금가게 추리소설의 탄탄한 대중적 입지를 굳건하게 만든 이유는 이미 1920년대부터 장르가 인기를 끌고 우수 작가가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이 알려진 에도가와 란포를 비롯해 요코미조 세이시, 마쓰모토 세이초 등 수많은 선배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했고 그들의 유산은 일본 특유한 소설의 형식까지 만들어냈다. 심지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사회에 비판적이고 부조리한 모습을 폭로하는 그들 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후나토미가의 참극" 역시 열차운행표의 트릭을 이용하여 이 후의 소설에서 트릭을 만드는 하나의 전형을 이루었고, 심리적인 묘사나 서정적인 풍경을 표현하는 장면들도 시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읽다 보면 고전적인 문체와 자주 사용하지 않은 단어들이 쏟아져 나와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에는 생소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고전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익숙해진다.
어느 날 시라나미소라는 숙소에서 부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의 참혹은 사람들의 긴장을 고조시키는데 괴이한 것은 부인 유미코의 시체는 발견되지만 남편 류타로는 행방을 모르는 상태다. 여기저기 쏟아진 핏자국으로 살해되었다고 추정되지만 일단 죽은 자는 어디론 가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 셈이다.
용의자는 바로 밝혀진다. 부부의 사위가 될 기회를 놓친 다키자와라는 회사원이다.
그는 피해자인 남편 류타로의 전화 호출을 받고 직장에서 한달음에 시라나미소로 달려온다. 하지만 혼사를 허락해 주리라는 기대와 달리 냉정히 거절한 상황에 흥분하여 부부를 살해했으리라 추정된다. 본인은 아니라고 펄쩍 뛰지만 술에 취해 해당 시간대에 한 일을 기억하지도 못하고 알리바이도 의심이 된다.
이 사건을 해결할 탐정으로 "아카가키 다키오"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난바가 투입된다. 그는 친구의 부탁으로 사건현장에 투입된다.
그리고 의뢰자의 부탁으로 가해자인 다키자와 친구이자 피해자 부부의 새로운 사위 후보인 - 즉 다키자와를 밀어낸 셈이다 - 스사가 참여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청년이고 후나토미 가문과 친분이 두터워 사건을 해결하는데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조수가 된다. 그는 다키자와가 결코 범인일리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그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내겠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경찰 입장에서는 범인이 확실하고 동기나 범행이 진행된 사항에 대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확실한 물증이나 사건의 전개상황을 증명할 방법이 모호했다. 하지만 한 경관의 집요한 추적으로 열차시간표의 트릭을 발견해내고 사건 진행의 증거로 확증을 잡게 된다.
이렇듯 소설 곳곳의 트릭은 범인을 잡아가고 사건의 전체적인 모습을 다듬어가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불친절하게 독자가 트릭을 스스로 풀어나갈 기회를 부여하기 보다는 수동적으로 따라 가야 하다 보니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묘미는 부족한 면도 있다. 
지금 이해하기 어려운 종업원들에 대한 하대나 게이샤들의 등장, 그리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최면술 같은 대목은 시대적인 배경이 지금 시대에서는 부자연스럽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고 스토리를 끌어가는 방식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구나하는 생소함의 즐거움도 있다.
작가인 아오이 유는 본 작품으로 1936년 춘추사에서 주관한 신작 장편 탐정소설 1등을 차지한다. 6년 정도 되는 짧은 작품생활을 하였고 간사이배전이라는 전력회사의 전기기사로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요즘이라면 전업작가로 뛰어들 만도 하나 본래 직업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자신만의 트릭을 활용하고 근사한 탐정 캐릭터를 만든 상황에서 많은 작품활동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대목이다.
일본의 고전적인 추리소설 시리즈가 앞으로도 많이 독자에게 소개되기를 희망해본다. 또한 우리도 지금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대중적인 인기와 장르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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