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 예술적 인문학 그리고 통찰 : 심화 편
임상빈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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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예술적 인문학 그리고 통찰 : 우리가 예술과 친해지는 길은 조금 험난해도 가볼만하다.






책 제목이 이상한데?
분명 "우리는 예술을 꿈꾼다"라고 집어 든 것 같은데, 반대이네. 예술이 우리를 어떻게 꿈꾸지?

알쏭달쏭한 기분을 잠시 접고 책을 읽기 전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미술관은 데이트 장소로 유효할까 아닐까?
-미술관에 학교 졸업하고 자발적으로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오페라 극장은 어떨까?
-베토벤 교향곡 1번을 들어본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5번 말고.
-극장에 가서 영화 본 횟수 대비 연극은 몇%나 차지할까?

그냥 딱 봐도 아담한 숫자가 나오는 질문이다.
"예술이 이렇게 어렵다!"
예술은 항상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듯 하나, 사실은 저만치 떨어져 있어서 나름 노력하고 시간과 공을 들인 이후에나 친하게 지낼 수 있다. 여러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예술을 친근하게 느끼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불어넣어 주려는 노력들이 많이 시도되지만, 계속, 그냥, 반복적으로 시도될 뿐이다.
광고판을 메운 인상적인 사진 스냅들, TV드라마나 영화보기, 트와이스 음악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생각이 들고 항상 친근한데, 예술은 왜 까다롭게 구는 걸까?
예술이란 고풍스러운 외모를 하고 그윽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는 평상시에 꿈꾸지도 못했을 상상력의 극한대를 보여주며 일반인들이 이해못할 철학적 잠재를 품어야 한다는 말일까? 
아마도 이론적인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냥 눈으로 그림을 보는 일은 유치원생도 하지만 작가가 어떤 생각을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는가에 대한 이해와 작가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이해까지 갖춰야만 기본적인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이유도 덧붙일 수 있다. 오래전 이승을 떠난 예술가들의 영혼과 조우는 클럽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만나는 DJ보다 서먹하고 따분하다. 시대적 배경도 다르지만 그렇기에 그 시대의 정신을 알아야 작품의 이해가 가능하니 한걸음 멀어진다. 대중가요 조차도 90년대 가요를 이해하려면 그 당시 젊은이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이 필요한데 하물며 몇 백 년 전으로 거슬러가는 일을 말해 무엇 하겠는가?
물론 작가의 의도와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공연에서 연기하는 이들이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기본적인 내용은 정해져 있지만, 예술의 자유분방함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도 존중한다. 작가는 미국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렸지만 감상하는 사람이 이건 브라질이네 라고 한다 해도 문제될 일은 없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해석도 존중받을 수 있다. 이런 해석의 자유는 우리가 예술을 꿈꾸기에 그나마 다행인 장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책을 쓰고 싶었던가 보다. 예술은 언제나 우리와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고 우리가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서기만 하면 언제든지 동반자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
미술을 전공했고 현재 교수로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는 저자는 이런 어려운 예술을 누구나 좋아하고 또 예술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에 책을 집필했다.
자신의 작은 개인 역사를 에세이처럼 이야기하며 미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좀 더 복잡한 이론적인 내용들을 풀어낸다. 그리고 화자가 서로 대화하는 방식을 통해 조금 더 깊숙한 내용들을 풀어가는 형태로 구성했다. 다만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 이상의 사전지식과 다소 지루해져도 책을 붙들고 있을 의지가 필요하다.
목차를 살펴보면 독자가 편하게 작가와 교감할 수 있도록 물 흐르듯이 써 내려갔다.
예술이 우리에게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며, 어떤 도구를 사용하며 만들어가는지, 그리고 작품을 이루는 요소들을 설명한다.
물론 예술이라도 하지만 저자가 미술가이기에 미술 위주의 설명이 이어진다. 완성된 예술작품이 어떻게 전시되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마무리로 책을 전개시킨다. 같은 그림이라도 전시되는 장소에 따라 또 배치에 따라 주는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변화다. 본질은 같은데 놓인 상황에 따라 해석이 작지만 다르게 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찾아가는 작업이 예술을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이론들은 기대보다 다소 어렵다.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어려운 대목이 중간 중간 드러나오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가끔 철학 이야기까지 등장하여 당황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가진다면 조금씩 이해가 되리라.
미술 이야기는 사실 쉽지않다. 음악은 억지로 참고 들으면 되고 해석은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할 수 있지만 미술은 눈을 감아버려서 무시할 수도 있고 해석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처음 피카소나 칸딘스키의 작품을 보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
더우기 인간은 완벽한 원을 절대로 그리지 못한다는 말처럼 이데아를 정확히 복사해낼 수 없는 불완전성까지 내포되어 있다. 그것이 미술이다. 어렵지 않나?


책을 덮을 때쯤 되면 서두에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왜 책 제목이 도치된거지?
예술은 우리를 독자로서 관람객으로서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주변을 맴돌고 다가서려 하지 않는다. 사실 누구나 예술작품을 즐기고 예술가들의 삶을 관찰하거나 짧게나마 그 모습으로 살아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두려워한다. 잘 모르겠으니까. 하지만 예술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일단 한번 시도는 해 봐.
어린아이가 첫걸음을 걷듯, 시작하면 의외로 쉽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로 이론적인 부족함이나 알 수 없는 어려움과 맞닥뜨리는 순간도 있겠지만 조금씩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예술을 우리들이 좀 더 편하게 자신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 
사실 미술에 대한 이해를 시작하는 데는 미술사를 한번 읽어보는 작업이 선행되야 한다. 왜 이 화가는 이런 그림을 그렸을 까는 한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미술사의 사조가 흘러온 방향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역사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예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미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이고 미술사의 변화도 이해가 빠르게 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대화를 통해 미술사이 조각난 모습들을 선보인다. 전체를 조망하는 흐름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단편적이나 흥미로운 주제를 먼저 접하고 미술사 전체를 읽어본다면 이해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모자리자의 미소가 신비롭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신비롭지도 않고, 그냥 유명하니까 그런가 보다 생각한다. 저자가 처음 작품을 대했을 때의 사진을 보면 수많은 사람이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몰려든 장면이 연출된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비웃을 것이며 그들에게 저 미소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나 있냐고 막말을 하겠는가? 유명한 작품을 보고 모나리자 봤다고 자랑하는 순간 어쩌면 우리는 예술과 손을 잡게 된다. 한번 본 유명세의 감동은 다른 작품들도 보려고 애를 쓰는 과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그리고 우리도 예술을 꿈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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