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츄얼 씽킹 : 생각하는 방법도 변화가 필요하다. 똑똑 해지는 생각기술
경영을 하고 마케팅을 해 나가는 입장에서 변화무쌍한 세상의 변화는 챤스일수도 있지만 사실 위기로 빠져드는 도화선이 경우가 훨씬 많다.
파상적인 온라인 업체들의 공격에 허덕이던 대형마트는 판데믹이라는 뜻밖의 변수에 미궁으로 빠져드는 아찔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살아남기 이해 여러가지 대안들을 급격하게 실행하고 있다. 이마트가 추진하는 대형마트의 몰 형태로의 변환과 손실이 커지는 사업에 대한 빠른 철수가 그렇고, 롯데쇼핑의 롯데온이라는 통합형 온라인몰 런칭과 연결된 오프라인 매장의 30% 축소, 그리고 결정적인 배송의 한방이라 자신하는 2시간 이내 바로배송 등이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 100% 성공적으로 끝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며,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은 비단 유통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계에 광범위한 도전으로 다가서고 있다.
변화되는 세상에는 달려드는 전략도 전법도 새로워야 한다.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방식으로는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지 못하고 경쟁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빌미만 줄 뿐이다. 따라서 많은 경영학자들과 컨설턴트들은 기업인들이 체질을 바꾸는 다양한 사고틀의 혁신을 연구하여 내놓는데 컨셉추얼 씽킹도 그들 중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면 된다.
컨셉추얼 씽킹이란 것은 "본질을 꿰뚫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제나 본질을 간파하고 본질을 고려해 문제해결,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등을 하는 행위"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본질을 파악하는 문제에서 시작하여 해결해야할 문제를 어떤 사고 패턴으로 혁신하여 과제를 해결할 지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 있다.
컨셉추얼 싱킹을 하는 방법을 제창한 로버트 카츠는 "기업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컨셉추얼 스킬이라했고 다음 3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1. 조직의 전기능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또는 그 중에서 기능 하나가 변하면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식할 수 있음
2. 개별 사업이 산업,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 어떤 역할관계를 갖는지 명확하게 그릴 수 있음
3. 이와 같은 상호관계를 인식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다면, 리더는 조직 전체의 총체적 복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음
다소 막막한 조건 같지만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컨셉추얼 씽킹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구체화하여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단/장기적 대안을 가져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개념은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책 내용을 요약해보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파악하는 것 :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다루는 데는 능숙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머리속에서 떠올리거나 생각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 아니다. 따라서 개념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개념적 차원에서 사고하고 행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시화"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할 뿐 아니라 직관적이고 주관적인 안목을 가지고 결정하고 상황을 전체적인 시야로 바라보며 추상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대로 두어도 된다.
가치를 판단하는 것 :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한 뒤에는 의사결정을 위해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비전과 콘셉트는 상위의 리더가 결정할 수 있으며,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은 하위의 리더도 결정할 수 있다. 후자는 주관적인 요소가 평가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직관적으로 판단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본질을 파악하려면 직관이 필요하다. 가치판단이라는 본질평가를 의미하며 평가과정에서 직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치를 판단하려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가치는 주관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전체를 바라보는 것 : 본질을 파악하려면 큰 그림을 보고 부분을 파악하거나 부분을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이미 출시된 제품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향후 어떤 제품을 개발해야 할지도 구상해봐야한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체를 바라보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 파악하고 그 주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우리가 하고자 하는 컨셉추얼 씽킹을 하는 토대가 된다.
컨셉추얼 씽킹을 하는 간단한 방법론이 제안된다. 우리가 평상시에 하던 양자택일적 사고가 아닌 상반된 두가지 사고방식을 병행으로 진행할 것을 저자는 제언한다. 왜냐하면 상반된 패턴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젠 두가지 장점을 모두 수용해야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대안과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장기적인 대안과 단기적인 대안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상황에 따라 장기적 대안 or 단기적 극약처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탈출하여 도출된 대안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상반되는 요소는 제거하되 필요할 경우 2차적인 전술로 활용하면 되고, 기본적으로는 공통되는 요소를 시기적인 전략으로 가져간다는 식이다.
5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전체적 * 분석적 사고 : 컨셉츄얼 씽킹의 핵심이며, 현상을 대강의 이미지로 파악한 뒤 정량적(분석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이미지를 명확히 표현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이미지 차원의 사고를 통해 결론을 낼 수 있다.
추상적 * 구체적 사고 : 추상적 사고는 현상을 추상적 사고(문제해결 및 의사결정)한 뒤, 그 결과를 여러가지 형태로 구체화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현상을 통해 바로 얻기 힘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주관적 * 객관적 사고 :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고하고, 그렇게 얻은 결론이 타당한지 제3자 입장에서 검증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직관적 * 논리적 사고 : 직관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론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구성하고 논리적 사고를 통해 얻은 결론이 타당한지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사고방식. 이 과정을 반복하면,불확실성 속에서도 합리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장기적 * 단기적 사고 : 장기적 관점의 사고와 단기적 관점의 사고를 번갈아가면서 하고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결론을 종합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가장 적합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각각의 사고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예시는 각 챕터를 통해 충실히 설명되고 있다.
인상적인 설명을 하나 참고하자면, 저자는 벽에 묻은 얼룩을 제거하고자 하는 고객의 진짜 속내를 파악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앞의 도구들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본질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얻느냐에 대한 날카로운 예시이다.
소제목 : 본질은 행간을 파악하는 것이다.
벽에 묻은 얼룩이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싶다. ▷ 왜? ▷얼룩이 신경쓰여서 ▷왜?▷집이 오래되니 유난히 벽이 더러워져서
따라서 흰색 페인팅이 답이 아니라 벽에 때가 덜 타보이는 색을 골라야 한다,
1) 요구사항을 가급적 많이 이끌어낸다 2) 요구사항을 추상화해 본질을 파악한다 3) 추상화한 요규사항을 구체화한다 (수면위에 드러나지 않는 요구까지) 4)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요규사항을 선택한다.
빨간색이 매력적인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전략적 사고방식에 대한 제안이고 실전적 방법에 대한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5가지 사고방식을 중심으로 각 파트를 적당한 분량과 명확한 테마로 분리시켜 한 단계씩 독자가 이해하기 편리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각 소제목은 세세한 내용을 읽지 않아도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압축적인 개념을 설명한다. 처음 책을 속독으로 보거나 오래 지나 다시 한번 볼 때는 소제목만 읽어도 될 정도로 구성이 잘 되어 있다. 각 개념이나 생각 프로세스를 도표로 잘 정리한 부분도 일본 서적들의 특징인만큼 효율적인 설명이 되고 있다.
다만 제시되는 예시가 따분하거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명확히 개념이 이해되기 위해서 상반된 개념을 극대화시킨 예시가 제시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너무 지겹게 인용되는 스티브 잡스의 사례가 설명에 좋은 땔감이 된 듯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이해서 경영학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업경영의 도구를 들고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 중 한두 군데 유명기업이 도입하면 순식간에 회자되며 너도 나도 앞다투어 도입한다. 하지만 각자 상황에 맞지 않은 전략도구의 적용은 실패도 많이 가져왔다. 그 이후 거대담론보다는 회사의 생각하는 방식, 회의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같은 각론을 다루되 전체 조직이 하나의 방향성을 갖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일환 중 하나이며 기존의 내용들과 중복되는 내용도 있으나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상반된 사고의 방식을 절묘하게 결합해야 한다는 유용한 전법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더욱 복잡다단해지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컨셉화 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어쩌면 다른 동료직원들보다 먼저 몰래 읽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 시키는데 유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책에도 소개되었지만 생각하기의 가장 좋은 툴 중 하나인 Scapmer 요약표도 첨부한다.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에는 이 만한 녀석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