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 세상을 움직이는 힘, 부와 권력의 역사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는 결국 관계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간의 관계,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관계, 강대국과 소국의 관계.
역사적 주체들의 관계에 따라 사람과 물건의 움직임이 흘러가며 시대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즉 원시적인 거주지역의 이동에서부터 교통이 발달하고 문명이 융성하면 나타나는 교역과 유통은 각 지역적 관계와 이해득실에 따라 방향이 정해지며 상호조건들의 불균형으로 인해 새롭게 부가 흐름을 가지고 이동하며, 경제라는 거대한 물결이 다시 새로운 관계로 선순환되어 순환되는 것이다.
오래된 불가사의를 다룬 잡지에서도 전세계의 국가권력은 해가 가는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설을 소개했다.
중국 - 아랍 - 유럽 - 영국 - 미국 - 일본 - 중국. 앞서 이야기한 2천년에 걸친 경제의 대순환 아닌가. (일본-중국 사이에 한국도 끼어 있어 희망을 가지라는 이야기에 어린 학생 시절의 우리들은 에이, 설마 했는데, 이건 실현됐다!)
저자는 이런 대변환의 시기를 글로벌리제이션이라고 명명한다.  인류 역사상 총 3번의 글로벌리제이션이 있었다고 한다.
 
1차 :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호모에렉투스가 유라시아 대륙으로 퍼져 나간 사건
2차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나와 세계 각지로 뻗어 나간 사건
3차 :대항해 시대에 유럽인이 전 세계 각지로 원정을 떠난 사건
 
이런 커다란 흐름을 통해 세계 경제사를 나누고, 각 시기별로 어떤 역사들이 등장하는지 중요한 토픽으로 설명을 해 나간다.
개별적인 내용은 학창시절 세계사에서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하고 있어 읽기에 어렵지는 않고, 다만 그 순간적인 모멘텀이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시대정신으로서의 변화의 핵심을 소개하여 이동하는 세계사의 중심축을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고 있는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상식을 깨뜨리고 싶다고 했다. 늘 상 보아오던 세계사나 경제사의 관찰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고 인류의 선택이 항상 옳았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고 싶었던 것 같다.
농경사회가 인류에게 과연 득이었을까?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실제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농경생활로 전환된 이후, 오랜 기간동안 낮은 생산성으로 굶주리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확물을 저장하고 땅을 소유하는 개념이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노동량이 늘고 인구가 늘어나지만 굶주림과 영양실조를 면하지 못했고, 계급과 전쟁이 등장하게 된다. 인구증가는 질병과 전염병의 확산에 일조한다.
물론 문명의 발달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벗어나지 않고 건강하게 살면서 가끔 사자의 위협은 받지만 주위에 풍부한 과일과 채소, 수렵을 통한 육식생활로 더 즐거운 인생 영위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존 레넌의 이야기처럼 전쟁도 이념과 종교도 없어 사랑으로 충만한 Africa 말이다.
7세기 무렵의 무역의 용광로가 벌어지는 장면은 관계의 무역이 꽃을 피우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슬람의 대두는 로마로부터 이어졌던 유럽의 쇠퇴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크고 작은 전쟁은 이면에 등장하는 상인들의 교역이 융성해지는 양면성을 가지기도 한다. 바이킹이 약탈자인 동시에 교역자의 역할을 하였다는 부분 역시 교류가 교역의 니즈를 강화하며 새로운 부를 갖기 위해 아군과 적군 구분 없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역사가 흘러가는 대목임을 알 수 있다.
중세 이후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럽이 권력을 확실하게 끌고 나간 원동력을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인 시스템적 혁명으로 보는 관점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인쇄된 가격표나 상업안내서 등이 편리성을 무기로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유럽형 경제시스템이 세계로 수출되는 역동적인 변화를 이끈 것이다.
이미 쿠텐베르크 시절 활자혁명으로 유럽이 정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시대를 열었고, 오랜 시간을 통해 정보혁명의 시대가 우리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지만, 과거보다는 줄어든 정보의 비대칭적 차이는 지금의 현대인에게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믿는다. "정보"가 곧 금전적 이익을 의미하는 경제사에서 궁극적인 정보의 대칭사회는 도래할 수 있긴 할까? 정보의 비대칭화는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기득권 권력의 제한이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결제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2-3년간 국내에서 각 기업들 간에 펼쳐 친 - 지금도 진행중인 - Pay 대전과 유사하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물량적 혁명을 이룸으로써 유통의 효율성은 자동적으로 연계되었고, 각 세계 무역의 금융중심지로서의 역할은 앉아서 돈 버는 시스템으로 정착되기에 이른다. 런던을 통해서 모든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세계화가 구현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모든 중심추가 미국으로 이동했지만, 보험산업의 경우는 아직도 영국이 중심이 된다는 점을 참고하면 얼마나 오랜 기간 금융의 발명이 영국을 위대한 나라로 있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쥐려는 전략은 현재로서는 무리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아직까지 관제금융으로 경제가 돌아가고 있고, 기업의 생산과 유통에도 정부가 개입하는 시스템으로 자율화된 경쟁체제의 미국/유럽의 경제시장을 압도하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유럽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는 틈을 타서 동/남유럽으로 영향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및 협력 시스템이 코로나 19의 발생으로 신뢰를 잃게 된 부분도 중국으로서는 뼈아픈 상황이 될 것이다.
미국의 발 빠른 대응 및 제재를 뚫고 G2 상호간의 협력 없는 경제전쟁으로 피해를 입게 된 중국은 아쉽겠지만 우리나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 것인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며칠 전 중국과 인도가 한 판 붙었다는 국제뉴스를 보며 중국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국제정치경제의 급박한 변화가 세계의 중심축을 또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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