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타겟티드 : 빅 브라더의 "좋아요" 더이상 버튼을 누르지 마시오.



최근 총선 이후 몇몇 탈락한 국회의원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재투표를 요청하거나 부정선거라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승리한 이들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며 대응을 무시하고 있고, 대다수의 국민들도 부정투표를 할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QR코드가 조작의 증거라고 내미는데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없이 그냥 주장만 하고 있다면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Targeted.
우리는 부정선거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는 여론 조작 시대에 살고 있다.
선거일을 기준으로 앞 뒤 순서가 다른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조작"이라는 단어.
조작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느끼는 그대로 무엇인가를 꾸미고 거짓말을 하는 행동이지만 "너는 모르고 있다"가 기본이 되야 한다.
조작하는 사람과 조작 당하는 사람이 알고 있다면 "사기"이고 이거야 말로 "부정"이다.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거나 애매한 상태에 있는 조건을 원하는 쪽으로 끌고 나가는 보이지 않는 협잡이다.
그렇기에 사실이 전면에 드러날 경우 우리는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조작이 결국 내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버튼을 한 번 누른 것만으로 이루어진 결과하면 얼마나 허무 하겠는가.
저자의 참회록인 이 책의 스토리는 믿기지 않는 사실 같지 않지만 실제 발생한 "팩트"라는 것이 충격적이다.
우리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게 취합된 데이터가 "여론 조작"을 위해 사용되는 트리거가 되어 총구멍을 우리에게 들이밀었다는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놀랍고 암담한 사실은 이토록 정교한 조작질이 빅데이터라는 미명하에 폭넓게 수집된 자료를 통해 개인은 익명화되고 그럼으로 대조군을 통해 나온 캠페인 결과를 다시 개인적인 approach를 통해 전파되며 궁극적으로 개인은 나 자신의 의사와 결정이라 생각하고 사회적 판단은 물론 정치적 결정까지 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위 "성격 프로파일링"을 통해 개개인의 성향과 성격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그에 맞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전송하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정치가에게 돈을 받아 내고 "컨설팅"이란 미명 하에 제공되기 까지 한다.
놀라운 "조작"은 어쩌면 정당하고 디테일하게 설계된 "정치행위"라는 멋들어진 타이틀을 달고 떳떳하게 세상을 활보할지 모른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케냐나 트리니다드토바고 처럼 아직은 민주주의와 사회의 선진화가 부족한 국가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에서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역설적이게도 날조 같은 짓거리를 하는데 사용하는 빅데이터나 전략 전술은 정반대의 목적, 즉 세계의 평화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배하려는 누군가로 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방식으로도 사용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저자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참여하는 동기 중에도 이런 부분도 내포되어 있었던 것 같다.
저자가 처음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참여하게 될 때,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과 동료가 되어 일을 하더라도 정보와 억세스가 가능한 집단 안에서 자신의 신념을 크게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의 업무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 책의 발간으로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는 얻지 않았는가?
책의 전개는 마치 첩보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준다.
NGO단체나 거룩한 성전을 벌이려는 순수한 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하는 분야다 보니 흥미가 떨어졌지만 미국 대선에 관여하고 희대의 뻘짓거리라는 브렉시트를 완성해 나가는 모습은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한 장면이었다.

트럼프 초기 선거개입에 대한 풍문이 많았는데 이런 식의 접근이 있었다는 것은 책을 읽게 되면 꽤나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 브렉시트는 말할 것도 없고.
단순한 행동 하나를 분석하고 군집화하여 패턴을 만들어가는 인공지능이 지금 보다 더 발전되고 딥 러닝의 장점마저 흡수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조직전문가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엉뚱한 글에 좋아요를 수시로 눌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가 비즈니스 발전에 커다란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고, 빅데이터가 인류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익명성을 가진 또는 그것 조차 제거된 상태의 개인정보 활용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손을 드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정도 비즈니스 적인 허용이 되야 하고 활용을 위한 법개정과 정보보호를 위한 시스템적인 투자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동조하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저자의 맺음말은 빨간 표지의 책을 덮으며 세 번 정도 반복해 보았다.

1.디지털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라.
2.국회의원들과 협력하라.
3.기업들이 윤리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도록 도우라.
4.규제 당국에 권한 남용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요구하라.
5. 디지털 생활 중에 윤리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라.

책을 다 읽고 나면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내가 어제 검색한 상품을 사라고 끝까지 따라붙는 Targeted AD 배너가 끔찍함을 넘어서 경계심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1주일 후면 우리는 맨인블랙의 플래시 세례를 스스로 터뜨린 채, 다시 좋아요를 누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제발 두가지는 기억해야겠다.
  • 제3자 제공앱에 무턱대고 동의하지 말기
  • 웬만하면 사이트에서 쿠키 허용하지 않기

(사실 아직까지는 자기네 사이트에서 이미 구매한 상품을 사라고 조르는 배너광고나 특가 배너를 누르고 갔더니 이미 품절되는 것 같은 수준의 타겟팅을 가진 업자들도 많아 약간은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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