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후, 인생을 결정하는 열 가지 힘 - 하버드 심리학 거장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마거릿 E. 본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50 이후, 인생을 결정하는 열 가지 힘 : 새로운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조금 미안합니다만....



"ㅇㅇ하는 열 가지 힘"
제목 유형이 이 책은 자기계발서입니다.라고 설명해주는 듯 하다.
읽다 보면 자기계발서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에세이 느낌이 나는 가볍고 편한 문장이 이어지는데 내용은 사실 좀 어둡다.
나이가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피상적인 생각과 불편함이 아니라 실제 나이가 들어가는 저자가 느낀 자괴감과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저명한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B.F.스키너와 노년학의 권위자로 알려진 마거릿 본이 함께 쓴 자기계발서이다.
오래된 동화책 컬러 같은 표지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약간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름답게 추억을 채색하지만 실제 우리의 추억은 그렇지 아름답지만은 않다라는 비유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 이런 의도라면 놀랄 일지만.
출판사는 50세를 노년의 시작점으로 보았기에 제목을 "50 이후, 인생을 결정하는 열 가지 힘"으로 지은 모양인데, 이건 좀 난센스다.
최소 60세 이상의 연령에게 맞는 가이드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중년의 시대가 길어지고 있어 건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50세의 독자가 이 책을 든다면 상당히 어색할 수 밖에 없다. 나 그 정도는 아닌데?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노년을 살아가는데 행복하기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몸, 마음, 일상, 환경, 기억, 생각, 관계, 감정, 태도, 역할 등에 관한 조언이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은 사소하면서도 디테일하고, 조금이라도 노년의 어려움을 겪었거나 상상해보았다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조언으로 보일지 몰라도 꽤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사실은 가끔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
책장을 넘길 때 기력이 부족하고 감각이 무뎌져 두 세 페이지가 한꺼번에 넘어갈 수 있으니 페이지수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
눈물 나지 않는가. 그런데 진짜 그래야 할 것 같다. 
책꽂이에 꽂아둔 또는 전자책 디바이스에 저장해 둔 몇천권의 책들이 - 나만의 도서관이 그저 자기만족이었고 결코 평생 다 볼 수는 없겠다는 공포가 가슴을 조여왔다.

2011년 실버 비즈니스에 대한 실체를 보기 위해 오사카를 방문했다.
1박 2일 짧은 여정이지만 꽤나 알찬 스케줄을 만들어 부지런히 여러 사이트를 방문했기에 인사이트를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일본이나 우리나 고령화는 더욱 골이 깊어 졌지만 의외로 이쪽 비즈니스의 활기찬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회사의 NEW BUSINESS로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책도 읽어 보았지만 이거 대박날거야! 같은 대사가 등장하는 명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왜 그럴까?
의외로 이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나이가 듦이 불행한 일은 꼭 아니지만 신나는 일은 결코 아니라는 것.
지금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나 활동이 버거워지고 때로는 더이상 할 수 없는 때가 온다는 사실.
두 가지의 깨우침이다.
유람선도 타보고 - 아, 코로나로 이건 더이상 로망이 되기엔 - 세계 배낭여행도 떠나고 오랜 친구들과의 유유자적한 술자리, 귀농 후 농촌에서 바라보는 은하수 바라보기....
돈만 해결되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재미를 찾는 정열조차 일정부분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었다.
시야가 좁아지고 잦은 건망증으로 달력에 메모를 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색인을 붙여야 하는 슬픈 현실.
"중요 : 미끄러지지 않기"라는 챕터의 제목이 왜 이렇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지.
실제 노인들의 낙상과 미끄러짐 사고로 초래되는 골절은 죽음에 이르는 고속도로와 같다. 
실제 그 나이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한 일 아닌가.
저자의 지혜는 멋진 솔루션을 제공한다. 천천히 움직여라.
이래서 실버 비즈니스가 흥하기 어려운 것이다. 크루즈는 언감생심, 미끄러짐을 예방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잖나.



일본의 실버용품 전문점에서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점이 바로 이런 부분까지 캐치하여 상품화 시켰다는 것이었다.
아파트 보다는 일반주택에서 생활하다 보니 복층 구조에 적합하게 설계된 영화에서나 보던 계단 이동 의자라던가, 천천히 지지대를 붙잡고 욕실에 들어갈 수 있는 장치,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하고 세련된 지팡이들이 인상 깊었다.
정신적인 안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더라도 무기력과 게으름을 벗어날 수는 없어 보인다.
서글프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을 대체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보다 시니어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고 스스로 느껴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골라봐야 할 정도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고, 책에 써있는 조언들이 서글프지만 책에 있는 한 마디 명언이 위로를 강하게 해준다. 어깨를 툭 치며.

끝이 났다고 슬퍼하지 말라.
그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미소지어라.
-닥터 수스



비록 지나간 세월을 뒤집어보면 순식간에 지나간 인생이지만 그것이 일어났다는 것에 만족하고 기뻐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주도했던 인구분포도 높은 세대가 점차 은퇴의 구간으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사회의 틀이 형성되고 있다.
그 안에 속하는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야 할지, 또 그런 고객들을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커다란 인사이트를 주는 첫 발자국으로 좋았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