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타 스쿨 ㅣ 햇살어린이 39
김보름 지음 / 현북스 / 2016년 7월
평점 :
초등도서_세타 스쿨
김보름 창작동화
초등학생들을 위한 창작동화 많이 읽어보셨나요? 읽다보면 그림책만큼이나 매력적인 책들이 많아요.
읽는 대상에 따라서 책을 읽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엄마라면 늘 고민하는 '교육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요. 초등 도서들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기도 하고요.
아이가 읽게 될 초등도서도 조금씩 읽고 책장 한 줄을 가득 채워 놨더니,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네요.
김보름 작가의 창작동화 <세타 스쿨>
이 책도 엄마가 먼저 읽었지만, 조만간 아이도 읽게 될 듯 해요.
'스쿨'이 들어가니깐 학교 이야기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어요.
<세타 스쿨>은 학교 이야기가 맞긴 한데, 현실 세계가 아니라 꿈속 세계.
정확히 말하면 세타스쿨은 가수면 상태에서 가는 마음학교예요.

잠은 들었으나 의식이 깨어있는 세타파 상태에서 '세타 스쿨'에 갈 수 있는데,
아이들은 그 곳에서도 '공부를 잘 하기 위해', '집중력을 높히기 위해', 혹은 '공부에 방해되는 요소를 없애기 위해'
나쁜 기억들을 없애고 완벽한 꿈을 꾸기 위한 훈련을 해요.
엄마 읽는 책 궁금해 하길래 줄거리를 이야기 해 주었더니, 자기도 읽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 책의 주인공 마야는 초등학생 여자아이예요. 학교에서 수업 열심히 듣고 엄마 말씀 잘 듣는 마야는
현실 세계에서의 학교는 물론이고 꿈 속 세계에서의 학교인 '세타 스쿨'도 열심히 다녀요.
단, 세타스쿨에서 배우는 건 단지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출석을 하는 것도 가수면상태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늦게 자거나, 너무 깊은 잠에 빠져버리면 세타스쿨에 갈 수가 없답니다.
세타 스쿨이 매력적인 것은 마음 먹은 대로, 선생님의 외모도 바꿀 수 있다는 거에요.
자신이 디자인 한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외모로 선생님 모습을 디자인해 놓으면,
선생님 자체가 변하는 건 아니지만, 멋지고 예쁜 선생님과 공부하면 집중도 잘된다나요? 수업시간 내내 눈이 반짝반짝 빛나겠죠?
그리고 직접 '말'을 하지는 않지만,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속마음을 숨기기도 힘들죠.
참, 세타 스쿨에서 배우는 건 자신의 나쁜 기억을 없애는 거에요.
그래야 집중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해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를 세타스쿨에 보낸답니다.
한창 멋진 꿈을 꾸며, 즐거울 것 같은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에 많이도 시달립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더 심각합니다. 학창시절은 내가 살고 현재는 그 자체로의 가치보다,
미래를 위한 준비과정으로만 여기는 듯 하고요.
학교 다닐 때 생각해보면, 학년 올라갈 때마다 기초조사란에 '취미. 특기'를 꼭 적는데 적을 것이 없어서
대부분 독서나 음악감상을 적었던 기억이 있는데...
독서와 음악감상을 즐겨서 적었다기보다 특별한 취미와 특기를 찾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시죠? 요즘 아이들도 달라진게 없더라고요. 공부관련 학원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예체능과목들은 당연히 학원에서 배우고 있고, 심지어 놀이나 게임도 학원에 가서 배우다보니,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생각할 경험들, 놀면서 터득하게 되는 많은 생활의 지혜들은 배울 기회가 없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편안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힘든 일, 불편한 일들은 되도록 겪지 않도록 배려하고요.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생활도 십여년 이상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만큼 살아보니 세상은 점점 무서워요.
나는 그럭저럭 살아오고 있으나, 내 아이가 '이 험한 세상'을 무탈하게 살아나갈까?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걱정은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세타스쿨에 나오는 엄마들의 마음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요?
부모들의 그런 마음이, 맹목적인 사랑이 만들어 낸 곳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정화를 위해 안좋았던 기억들은 잘게 잘게 부숴서 없애 버리는데, 사실 그런 안좋았던 기억들도 내 삶의 일부분인데 말이죠.
마야는 어릴 적 단짝이 물놀이에 갔다가 물에 휩쓸리는 것을 목격했고, 그 때 친구를 잃었던 충격을 세타스쿨에서 없앴어요.
연중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기억을 없앴었고요. 하지만 둘은 그 기억들을 다시 되찾아요.
그렇게 무서움과 마주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인가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어려운 일은 극복하고 견뎌낼 힘을 지닌 아이로 커 나가기를 바라면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해 보았네요. 학교 성적이나 개인적인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아이나 엄마가 함께 읽어보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 학교 공부에 대해, 꿈에 대해, 그리고 지금 현재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