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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개를 부탁해 - 빨간머리 마빈의 가슴 찡한 이야기 ㅣ 햇살어린이 9
루이스 새커 지음, 슈 헬러드 그림, 황재연 옮김, 이준우 채색 / 현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어린이문학] 선생님의 개를 부탁해
초등저학년 동화책 / 뉴베리상 수상작가 루이스 새커 / 현북스 창작동화
현북스에서 출간된 루이스 새커의 마빈시리즈 4번째 책을 만나봤어요.
<선생님의 개를 부탁해>는 다른 이야기와는 다르게 가슴찡한 감동도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마빈이 선생님의 개를 맡게 되면서 겪에 된 사건을 통해 책임감에 대해서도 배우고 애완동물을 떠나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어요.

선생님께서 일주일간 집을 비우게 되는데 그 동안 늙은 개 왈도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학생들 중 마빈에게 그 일을 맡겨요. 마빈은 일주일간 선생님 집을 드나들며 왈도의 밥도 챙겨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일주일 후에는 선생님께 25달러의 수고비도 받기로 했어요. 친구들은 모두들 마빈을 부러워했어요.
철없고 조금은 엉뚱한 마빈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다니...... 선생님께서 마빈을 잘 보신 걸까요? 마빈도 선생님께 인정받는 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어요.
그 일을 맡고 나서 마빈은 늦잠도 자지 않고,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찍 일어났어요.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놀지 않고 곧바로 선생님 댁으로 가서 왈도를 정성껏 돌봤답니다. 그런데 왈도는 밥도 잘 먹지 않고, 산책도 힘들어 했어요.
마빈은 걱정이 되었답니다. 특히 사료를 먹지 않아서 왈도가 보는 앞에서 사료를 맛있게 먹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전혀 먹지를 않자 선생님이 연락처를 알려준 수의사 찰스 선생님께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찰스선생님께서는 "간을 먹여봤니?"하고 물어요.
마빈은 가게에서 간을 사서 삶아서 얇게 썰어서 왈도에게 주었어요. 엄마가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도, 자기가 할 일이라며 혼자서 어서 먹였어요. 왈도가 간을 잘 먹자 마빈은 안심이 되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마빈은 왈도에게 갔는데... 뭔가 이상한 분위기였어요. 이상한 냄새가 나서 보니 왈도가 어제 먹은 걸 다 토해냈어요. 그리고 침대 밑에서 왈도를 찾았는데... 움직이지를 않았어요. 왈도는 다시는 깨어날 수 없었어요.

마빈은 어제 간을 먹인 것도 후회가 되고, 눈 앞이 깜깜했어요. 선생님께서 믿고 자신에게 왈도를 맡겼는데.....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왈도가 하늘나라로 갔으니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얼마 후 선생님께서 돌아오셨어요. 선생님은 마빈을 조용히 불렀는데 마빈은 고개를 들 수 가 없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마빈에게 미안하다고, "왈도처럼 나이가 많은 개를 맏기는 게..." 선생님은 왈도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애완견 보호센터에 맡기고 싶지 않으셨대요. 또 왈도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행복하게 죽은 거라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마빈을 안아주며 속삭였어요. "왈도는 행복하게 살았어."

어리고 장난기 많고 엉뚱한 마빈이 왈도를 보살피면서, 그리고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면서 많이 성숙했겠지요. 누군가에게 신뢰를 받는 다는 것, 아이에게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늦잠자고 엄마가 일일이 챙겨줘야했는데... 자신이 책임져야 할 대상이 생기자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는 마빈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책임감은 누가 뭐라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야한다는 것을요.
마빈이 키우던 개는 아니지만 돌보고 있던 애완동물을 떠나보낼 때의 심정도 느껴보게 되었어요. 아마 그런 상처는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거에요. 하지만 견디기 힘든 상처일 수 있는 일이지요.
그래서 책을 읽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경험이 나중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조금 크면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이 있겠죠? 지금은 어리지만 나중에 이 책을 함께 읽어보고 아이랑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2013.8.19 / 초등저학년문고 <선생님의 개를 부탁해>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