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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이 신 ㅣ 햇살어린이 4
윤석중 지음, 김혜란 그림 / 현북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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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북스] 햇살어린이 윤석중 동화집 <짝짝이 신> / 아동도서 추천 |
현북스 햇살어린이
짝짝이 신

글 윤석중 ㅣ 그림 김혜란
동요 「기찻길 옆」, 「옹달샘」, 「퐁당퐁당」, 「똑같아요」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듯해요. 바로 이 동요들을 쓴 분이 바로 윤석중 선생님이세요. 한국아동문학사에서 위대한 동요시인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하는데, 윤석중선생님께서 동요뿐만 아니라 동화집도 내셨다고 하네요. 윤석중선생님의 전집 중 동화집 4권에서 요즘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작품 16편을 가려 뽑아 현북스에서 펴 낸 책이 바로 동화집<짝짝이 신>이랍니다.
총 16편의 단편동화가 다음과 같이 엮여 있어요.
1부 두고 온 꽃밭
2부 명철이와 인석이

그 중 기억에 남는 두 편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맨발선수
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에서 1등하고 싶은 남수는 작은 운동화때문에 빨리 달릴 수 가 없어서 엄마한테 새 운동화를 사 달라고 졸라요.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해야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거든요. 형편이 넉넉치 않아 선뜻 사줄 수가 없는 엄마앞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는 시늉을 하면서 학교에 갔는데... 엄마가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서 가불을 해서 새 운동화를 마련해 줬어요. 운동회 당일~ 새 운동화를 신고 가기가 아까워~ 오후에 엄마가 학교에 올 때 새 운동화를 가져다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갑작스레 일정이 앞당겨져서 엄마가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달리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남수는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헌 운동화랑 양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이를 악물고 달렸답니다. 구경하던 선생님들도, 학부모들도 맨발의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어요. 마침내 일등은 맨발로 뛴 남수 차지가 되었어요.
"엄마! 운동화보다 더 빠른 내 맨발이 있는걸, 새 운동화 외상으로 괜히 사 왔지?" 정말... 웃음이 나는 결말이죠? 요즘 아이들로는 상상도 못할 이야기인 것 같아요.

구멍 뚫린 고무장화
복돌이네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어요. 맨 아래층이었는데 문을 열면 바로 신 벗는 데이고, 벽에 붙튼 신장 안에는 신이 하나 가득 들어 있었어요. 비만 오면 제 세상이지만 요즘은 날이 가물어서 구박이 더 심했답니다. 비도 안 오는데 거추장스럽기만 한 복돌이 고무장화를 집어서 헌 신들 위에 잔뜩 포개놓고 신장문을 닫아버렸어요. 그런데 고무장화가 꿈틀꿈틀하더니 직찍 소리가 났어요. 다른 신들은 무서워서 숨을 죽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밖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내일부터 서울 일대에 배가 내립니다." 복돌이 고무장화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나, 생쥐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내일 비가오면 복돌이가 장화를 꺼낼테고 그러면 신 속에서 밟혀 죽거나, 잡혀버릴 게 뻔했거든요. 생쥐는 장화에서 빠져나오려고 바닥을 쏠기 시작했어요. 마침내 신 바닥에 구멍이 뽕 뚫렸어요.
다음날 복돌이는 구멍이 난 고무장화 때문에 양말이 다 젖었어요. 그런데... 더 신이 나 했답니다. 복돌이는 전에 맨발로 개울에 들어갔다가 돌에 발바닥을 찔렸던 적이 있는데, 구멍뚫린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고기를 잡으면 그럴 일이 없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 생각이 즐거워 복돌이는 휘파람을 불며 찰박찰박 걸어왔어요. 그리고새로 사온 장화보다도 더 잘 위해 주었답니다.
구멍뚫린 장화도 다 쓰일 때가 있네요. 구멍이 나서 못쓰게 된 장화도 이렇게 쓰일 때가 있네요. 역시 아이들의 정서를 바탕으로 씌여진 예쁜 글들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동화책은 그리 많이 안읽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 좋아하는 유아추리소설, 여자아이들 좋아하는 책들은 사서 읽은 기억이 있는데... 딸아이 키우면서 육아서랑 동화책에 관심 많이 가지고 읽게 되었네요. 단편 동화집이고 이야기가 재밌어서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내용이지만, 성인인 저도 재밌게 읽었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쯤에 간행되었지만, 그 때보다 더 과거시절 이야기 같았어요. 형편은 어렵지만 마음만큼은 푸근했던 시절의 이야기. 그 때 그 시절 아이들의 천잔난만한 행동과 아이다운 마음들을 보면서 어린시절 생각도 나더라구요.
장난감, 옷 등의 물건들은 너무나 풍족하고 반면에 함께 뛰어놀 친구들이 없고 폰이나 컴퓨터랑 더 친해져가는 요즘 아이들과 이야기해보기에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