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복도를 걷는 그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허물어지는 것이 다만 눈에 보이는 저 낡은 주택들만은 아닐 거라고 말이다. - P184

열두 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지금 여기의 당신이 아니라, 타인에게서는 보상받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당신을 위한 것. 당신은 그 사실을 정확하게 의식하며 아이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면서, 동시에,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믿는 것이다. - P206

다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찾아갈 수도 있는 거야. 영화도 마찬가지야.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찾아갈수도 있는 거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 P268

내가 그들의 영화를 보기 위해 얼마나 먼 길을 갔는지, 가는 길이 멀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래도 얼마나 최선을 다해 갔는지, 늦을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갔는지. 내가 내마음을 어떤 방식으로든 전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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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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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들이 햇빛에 반짝인다. 그 창문들은 에리카에겐 열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열리는 문은 아니라는 거다. 누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데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돕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실제로 행하진 않는다. 여자는 목을 옆으로 틀고 병든 말처럼 이를 드러낸다. 누구도 그녀 어깨에 손을 얹어주지 않고, 누구도 그녀의 짐을 덜어주지 않는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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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 -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소녀의 이야기
모드 쥘리앵 지음, 윤진 옮김 / 복복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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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랭 선생님은 어디서나 아름다움을 찾고 삶 앞에서 늘 경이를 느끼는 무한한 선의를 지닌 분이었다. 선생님은 내 아버지와 정반대 편에 선 내 아버지가 틀렸음을 말해주는 증거였다.
인간들은 훌륭하다.
_<완벽한 아이> 에필로그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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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방문 뒤에서는 사람이 죽은 지 한참 지났는데도 계속 자라는 암세포처럼 뭔가가 무성하게 자란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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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자신을 언제 죽음으로 이끌지 알 수 없는 나날 속에서, 고아처럼‘ 간절하게 살아 있는 소리들 앞에 무릎 꿇은 그의 모습에서 삶의 덧없음과 숭고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결국 모든 게 사라질 운명이라는 걸 알면서도 남은 시간 동안 "덜 부끄러운 무엇"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바로 이런 태도가 사카모토를 드물게 좋은 예술가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였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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