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한 얼굴로 잠이 들지만 화창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 일처럼. 오직 화창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외감이 느껴지는 날도 있고, 오직 화창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이 생기는 날도 있는 것처럼. 돌아보면, 잘지나왔구나 싶어 조금 기쁘기도 하다. 이런 유의 덧없는 기쁨이 누군가의 뒷모습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ㅡ책머리에 - P9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온갖 국면들에 대해서도. 오직 몸만이 피로한 여행지에서의 달콤한 걷기에 대해서도. - P49

시는 그러므로 차분한 것 같지만 실은 시끄럽고 무섭다. 입을 봉인한 채 몸으로 지르는 비명이라서 침묵이나 적요에 가깝다 느껴질 뿐, 시는 열렬하고 아프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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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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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은 지인들이 왜 좀 아쉽다고 했는지 알겠다. 그럼에도 매년 읽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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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해민이 불쑥 그런 말을 할 때면 자신과 평생 상관도없고, 관련도 없을 것 같은 그 독서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되살아났다. 모든 게 지나치게 정답 같은 질문과 대답들. 옳은 것이 분명한 이야기들. 좋은 사람이라면 추구해야 하는 가치들. 마땅히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들. 어쩌면 자신도, 해민도 살면서 그런 것들을 한 번쯤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그건 희망의 모습과 비슷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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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도 안녕."
아무 약속도 안 했는데 다음에 또 볼 수가 있을까. 이 공원에, 이 공공의 장소에 오면 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일은 마땅히 가능해야 하는데 언제나 가능하지는 않았다. 산 쪽에서 들개가우는 소리가 들리자 공원에 있는 개들도 따라서 울기 시작했다.
그 들개는 아주 사납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역시 아주 개 같았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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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머리로는 이해했으나 가슴으로는 아니었고, 그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게 힘겹게 받아들인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경험이지 다시 혼란해지거나 불안해지는 경험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 P118

너무 열심히 쓰지 마.
이 소설을 쓸 때 가장 많이 떠올린 말이다. 원영이 내게 누누이 말해왔던 것처럼 원영도 잘 먹기를 잘 자기를, 행복하기를. 오직 그것만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외면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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