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영웅 나일심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3
이은재 지음, 박재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가짜 영웅 나일심>

마음의 병에 대한 이야기

 

 

곧 초등 5학년이 되는 아들과 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왕따, 학교폭력, 가족문제, 교우관계에 관한 책은 읽어봤지만

아이의 마음에 병에 관한 책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것도 리플리 증후군이라니.. 영화에서나 보던 건데 ^^;;

 

알랭 드롱이 주연이었던 영화 '태양은 가득히',

그리고 요 근래에는 맷 데이먼이 주연이었던 영화 '리플리'..

영화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리플리랍니다

리플리 증후군은 원작 소설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죠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을 상상으로, 상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혼란을 겪는 병으로

현실과 상상 속의 상황을 분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이런 병이 아이에게도 생길 수 있다고?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마음의 병이란 것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찾아올 수 있는 거잖아요

나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정을 할 수도 없고요 ㅠ_ㅜ

 

아이에게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고,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가는지

<가짜 영웅 나일심> 책 내용에 집중해보기로 했어요 ^^*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3

<가짜 영웅 나일심>

 

이은재 글, 박재현 그림

좋은책어린이

 

 

누가 뭐래도 너는 나의 진짜 영웅이야.

네가 어떤 처지가 됐든, 어떤 모습이 됐든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

난 언제나 널 믿으니까.

 

누군가가 믿어준다는 건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차례 -


어느 날 귀양살이

바보 왕자

반전을 위하여

보안관이 되다

마법의 날개옷

나를 따르라!

대장의 도깨비감투

훼방꾼들

복수를 꿈꾸다

비상구를 찾아서

가짜 영웅 나일심

다시 세상 속으로

 

일심이의 아빠는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사업가였어요

그런 아빠는 일심이의 영웅이었죠

하지만 제일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20년 가까이 일궈 온 모든 것들을 잃게 되자

아빠는 술주정뱅이가 되어 초라하게 무너져버렸어요

 

쫄딱 망해버린 일심이네를 보며

주변의 어른들, 일심이의 친구들의 반응은 싸늘했지요

 

사실 동정이든 코웃음이든 일심이는 다 마뜩잖았어요

아이들 사이에서 공부든 운동이든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으며

왕자처럼 대접을 받던 자신의 처지가 어느 순간

거지 신세로 뒤바뀌어 버린 걸 견딜 수 없었어요


 

폐인처럼 지내던 아빠는 고모의 손에 이끌려 요양원으로 갔고

엄마와 일심이, 동생 진심이는 몇 개 안 남은 짐을 챙겨

낡고 허름한 반지하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이건 꿈일 거야. 그래, 이건 분명 꿈이야.'


갑자기 엉뚱한 삶 속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을 받아들이기는

초등 6학년인 일심이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사실 이건 어른도 받아들이기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엄마는 당장 살기 바빠 일심이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어요

동생 진심이는 아직 어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고요

 

유명 사립학교를 다니던 일심이는

새로 다니게 된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반에서 유일하게 일심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이는

지적장애아인 '한가득' 뿐이었어요

 

하지만 가득이가 알고 보니 이 일대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아들이래요

일심이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바보 왕자인 가득이보다

자신이 더 부잣집에 어울린다는 생각까지 하게 돼요


 

일심이는 우연히 발작을 일으키는 가득이 옆에 있다가

아픈 가득이를 도와준 것으로 소문이 나게 되고

일심이는 학교에서 표창장을 받고 어린이 보안관 명패까지 받아요

 

갑자기 일심이는 학교에서 대단한 존재가 되고..

일심이는 어린이 보안관 명패 덕분에 작은 권력에 도취됩니다

명패가 일심이에게 마법의 날개옷이 된 것이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일심이는

명패가 자신을 갑갑한 현실에서 도망치게 해 줄

도깨비감투라고 생각해요

 

머리에 쓰기만 하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서

진짜 모습을 숨긴 채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깨비감투..

 

얼떨결에 거짓말로 둘러대도 의심 없이 그걸 아이들이 믿어주니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고 

일심이의 작은 거짓말이 큰 거짓말을 낳고..

거짓말을 계속하는 동안 자기 자신마저 속이고

자신이 상상하는 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느새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모르는 상태에 이르죠  

 

자신은 가득이와 '왕자와 거지' 놀이를 하는 중이라고..

가난 체험을 끝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어요

 

위태롭게 흘러가던 일심이의 세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일심이는 피하고 싶었던 현실과 마주하지만

초라한 가족들, 가난 체험, 귀양살이를 현실이라 받아들일 수 없어요

일심이는 중한 마음의 병에 걸려버렸네요..

병원에서는 일심이에게 리플리 증후군이란 병명을 내립니다

 

일심이는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일심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삶이 고달플 땐 가끔 이런저런 상상 (공상) 을 하기도 합니다

로또 1등이 된다면 일도 안 하고 놀고먹고 재밌게 살아야지 :)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부잣집 후원자가 있다면 좋겠다~ 등등

 

하지만 공상과는 다른 망상은 조금 위험한 것입니다

망상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일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거든요

일심이는 구질구질한 현실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으니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 스스로 허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진짜라고 믿으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해요

 

아들은 처음에는 일심이가 이해가 안 되었다고 해요

(사실 책을 다 읽은 후에 일심이를 이해해보려고 해도

마음의 병을 얻은 일심이를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

일심이처럼 집안 사정이 갑자기 나빠졌다고 해도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라며 낙천적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느냐고..

 

그래서 아들에게 이런 상황을 실제로 겪는다면 하늘이 나를 버린 것 같고,

이 세상 많은 사람 중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건가

세상을 향해 원망이 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하니

그제야 조금 그럴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해요 ^^;;

아들도 이런 일을 겪어 보질 못 했으니 전부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요

 

아들은 일심이의 마음을 전부다 이해를 할 수는 없지만

일심이에게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자' 는 말을 해주고 싶다네요

그러면 가짜 현실 말고 자기 자신에게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

 

비록 마음의 병이 일심이의 영혼을 좀 먹는 것을 막지는 못했으나

일심이에게 다시 손을 내밀어 주는 선생님, 친구들과

자신을 믿어 줄 가족이 있기에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였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였네요

 

<가짜 영웅 나일심>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읽어보고

여러 자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창작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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