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한국방송>(KBS) 이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대현 한국방송 사장.<한겨레>

 

“김구는 1948년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하신 분으로, 대한민국 공로자로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

 

누가 한 말일까요? 일본 사람? 아닙니다.  이인호(78) <한국방송>(KBS) 이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말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그는 지난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한국방송 대상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개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구는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하던 사람이라고 한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언론 인터뷰 내용을 지적한 것에 대한 대답에서 한 말입니다. 물론 그는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가로서 대단히 훌륭하신 분이었다. 독립운동가로 언급해야 한다"고 말해, 김구 선생 독립운동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했다고 합니다. 아마 그가 말한 독립은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분석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또 지난 6월 '아베가 임명한 총리'라는 비판을 받았던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에 대해서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지식인의 정직성을 이야기한 것이다"라며 "총리 임명은 국회가 하는 것인데 언론이 여론재판을 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문 전 후보자가 여론재판 때문에 낙마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 6월1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서는 "태도, 눈빛, 강연을 준비한 정도에서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비기독교인이 보면 오해할 소지가 약간 있다. 하지만 강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문 후보자를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라고도 했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알듯이 이 이사장 조부 이명세는 1941년 조선임전보국단(朝鮮臨戰報國團) 발기인으로 참여했습니다. 조선임전보국단은 단장 최린을 비롯하여 대표적인 친일파들에 의해 만들어진 단체로서 황민의식 고취와 군수 자재 헌납운동 등 친일 행위를 전개한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한 단체입니다. 이런 근거로 이명세는 대통령 직속기구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 포함됐으며,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부 친일행적에 대해 반성은커녕 친일파 청산을 소련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23일 전경련 주최 '우리 역사 바로보기-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 강연에서 친일파 청산에 대해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이었다며 "공산주의 입장에서 보면 민족주의 부르조아 세력을 약화시켜야 되는데, 친일파 청산이 내세우기 가장 좋은 명분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마디로 친일파 청산은 '빨갱이들'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을 임명한 사람이 바로 대통령 박근혜입니다. 친일파가 더 당당한 대한민국! 조국 대한민국 문지기를 바랐던 김구 선생이 통곡할 일입니다.

 

이인호 한국방송 이사장(박근혜 왼쪽)이 지난해 3월 13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원로급 인사 오찬 회동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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