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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김은희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3월
평점 :

<사랑하되, 애쓰지 말 것> 책의 제목이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어준다. 시집같은 느낌도 있고, 수필같은 느낌을 주는 제목인데 실제 책의 내용은 15년차 호텔리어 두아이의 엄마이며 워킹맘으로 생활해온 저자가 어느날 다른 엄마의 책을 보고나서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서 이제는 전업맘이 되어버린 삶의 큰 변화가 일어난뒤 3년에 걸쳐 작성한 이야기책이다.
표지에서보면 일과 가정의 갈림길에서 오늘도 수없이 고민하며 일터로 출근해야하는 워킹맘들의 고민스러운 얼굴을 잘 표현해주는 그림인데 이건 마치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인 내게도 매우 고민을 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기나긴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는 삼남매는 그나마 온라인 개학을 통해서 수업을 듣게 되어 일찍 일어나기도 한다. 학교생활을 경험해본 첫째와 둘째는 그나마 수업이 끝나고나서도 시간을 보내는데 낳지만, 아직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조차 해보지 못하고 미뤄진 막내는 매시간시간이 심심하다고 난리가 난다. 자주 전화를 해서 낮은 목소리로 " 아빠 심심해~~"를 외치면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퇴근후 함께 저녁을 먹고 학습놀이도 같이하고, 다양한 놀이들을 하면서 하루종일 심심해했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덧 늦은밤이 되고 이후 아이들이 잠자리에 겨우 들고나서야 오로지 아빠의 휴식시간이 마련될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일상이 마냥 피곤하고 힘들기보다 즐겁고 재밌고 감사하기까지 하다.
책을 읽다보니 호텔리어로 일하면서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공감해주고 맞춰나가는 그녀의 직업특성상 피로감이 매우 많을텐데 정작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는것에는 인색해왔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매우 가슴에 찔렸다. 어느 엄마가 일과 육아를 동시에 잘할수 있겠는가? 아니 두가지를 모두 잘한다는것은 결코 불가능한일일것이다. 아빠로서도 매우 공감이 되는 부분이라서 더 고개를 끄덕여본다.
p.106
자신의 단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본인이고, 그 단점으로 인해 가장 힘들어 하는 사람도 본인이다.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괜히 잔소리를 보태지 말고, 믿고 응원해주자.
밖에서 일을열심히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함이 몰려와 녹초가 되곤 한다. 너무피곤할때는 아이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짜증이 나서 큰소리로 혼을 내거나 괜한일에도 싫증을 부리면서 감정이 섞이는 일이 많아진다. 이럴때 정말 아이들에게 더 조심해야 하는데..정말 나는 나쁜아빠, 불량아빠인가 보다. 나의 단점을 내가 스스로 더 잘알고 있으니 더 나를 위로하고, 조심해서 아이들에게도 표현하도록 주의해야겠다.
p.185
육아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유난히 행동하나하나가 다른 형제들보다 느린 둘째딸은 밥을 먹거나 무언가를 치울때도 한박자씩 느린편이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빨리좀 행동하라고 윽박지르는 내모습... 이 떠올랐다.
"기다림" 이 세글자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나도 모르게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나쁜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며 반성해본다. 차분하게 조금만 더 기다려주기.. 오늘부터 바로 도전이다. 얘들아 아빠가 달라졌어요가 가능하겠지... 노력할께...기다려줄게... 충분히
p.288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우린 다 똑같이 엄마다.
그리고 아빠도 똑같은 사람이다.
저자님의 표현에 엄마라는 단어만 포함되어 있어서 나의 모습과 생각을 가지고 아빠라는 글자를 끼워넣어본다. 이책은 엄마의 입장에서 작성하고 엄마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나처럼 남편으로서 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도 돌아보게 해주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좋다.
아이한명을 키우기 위해서 온마을에 어른들이 더 집중하고 노력해야 하듯이 우리집안의 삼남매에게도 엄마 혼자로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육아이기에게 힘들고 어렵더라도 아빠로서 하나씩 빈노트에 글자를 채워나가듯이 노력하며 나갈것이다.
뭐든 처음엔 힘들고 어렵다. 나도 아빠가 처음이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그럴때마다 하나씩 배워나가는 경험을 통해서 나도 성장하고 아이들도 같이 성장하는 우리가정의 모습을 꿈꿔본다.
워킹맘이든 엄마든, 아빠든 모두가 아이들을 향해서 기다리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모습속에서
나도 아빠로서 오늘보다 더 멋진 내일을 기다리면서 힘들지만 즐겁고 신나게 아이들과의 일상을 보내도록 더 노력하는 아빠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