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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하지 못한 말 - 최영미 산문집
최영미 지음 / 해냄 / 2020년 4월
평점 :

작가의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듯 낯이 익었다.
확인해보니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저자와 동일 인물.. 참 그책을 읽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은 최영미 시인이 그동안 페이스북에 일기를 쓰듯 편안하게 올려왔던 글들과 여러곳에 기고했던 글을 묶어서 책으로 출간한것이다. 이전에 출간한 책은 매우 큰 히트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초반에는 생활고에 가까운 듯 어렵게 사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많이 놀라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고,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꿈의 페달을 밝고> <돼지들에게>, 장편소설 <흉터와 무뉘> <청동정원, 산문집<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등이 있다.
시 <괴물>로 창작 활동을 통해 문단내 성폭력과 남성 중심권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켜 성평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서울시 성평등대상을 받았다.

몰랐었다.
이전에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문화계의 미투폭로로 인해서 괴로움를 겪고 있는 한사람인줄 말이다.
이책이 그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같은 책이니 분명이 그녀가 겪었을 괴로운일들도 들어있을것이라 짐작이 되어 선뜻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던것이 사실이다.
물론 다양한 문화계의 미투로 인해 당사자들이 정말 힘들어했을것을 알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의 뒷표지에 있는 작가님의 말이 눈에 확들어왔는데 제목이 참 인상적이다.
어떤일을 겪고 있을지 알고나니 이 제목이 더 공감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도 작가님의 마음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매우 많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니 자영업자분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고 있고, 단체모임을 금지하니 다양한 강의등을 하시는분들도 생업이 문제가 생기고, 정말 요즘은 어렵다고 말하지 않은게 이상할정도로 온나라가 고통속에 있는 모습인데,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니 거리에는 예쁜 목련이 활짝 피었다지고 벗꽃과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이렇게 우리가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음이 더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시작은 매우 평범하게 일상을 다루듯 시작하고 중간에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지내왔던 이야기들도 들어있고, 광화문의 촛불집회에 대한 내용까지 과거와 현재를 한편의 영화처럼 이야기하고 있음이 그녀의 나이를 짐작케 해주었다. 평범한듯 쓴 글이라고 하지만 일기처럼 편안함을 주기고 하고, 재밌게 표현된 문장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때로는 우리의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작가는 오타가 나도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 마치 나는 실수도 해도 괜찮고 다른 사람은 실수하면 안된다는 이기적인 마음.. 나도 그런 사람중에 한사람은 아닌지 헷갈린다.
나의 블로그속 일기도 그냥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삼남매와의 일상을 추억으로 기억하기 위해서 기록하는것인데.. 그냥 편안하게 쓴글은 편안하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가 21대 총선이 이뤄진날이다.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이틀에 걸쳐서 전국적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되었고,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가 신분증 하나면 전국 어느투표소라도 찾아가면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수 있었다. 그것을 못한 분들은 어제 본투표날 위험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60%가 넘는 투표율이 말해주듯 우리모두는 열정적으로 투표에 임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또 한번 놀란것은 당선자의 격차가 엄청 심하게 차이가 났다는것이다. 참 선거는 정말 예측대로 안되는것인가보다.


<괴물> 이라는 시를 통해서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아픈일들을 세상에 알렸다고 하는 시인의 말..
참 한참동안을 멍하니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일로 인해서 그녀가 받게될 여러가지 상처가 더 안타까웠다. 아무래도 나도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의 마음이기에 더 그녀의 아픔이 가슴아파왔다. 무슨말로 위로를 해줄수 있을까.. 그냥 이페이지에 있는 그림처럼 옷에 잔뜩 내가 원하지 않는 먹물이 묻어도 내맘대로 치우지 못했을 그녀의 삶이 더 마음아팠던게 사실이다. 나도 응원을 해본다.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재판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말이다..
또한번의 승리, 긴싸움의 끝.. 이라는 제목처럼 좋은 결과가 나와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소송을 하고 승리하기까지의 그 과정이 힘들었을텐데 잘 견디고 그 과정을 함께 도와주며 응원해준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하면서 글을 맺는 것을 보면서 나도 힘찬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본다.
에세이 책은 읽을때마다 정말 많은 느낌을 전해주는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엿볼수 있는 재미도 있고, 누군가의 삶을 함께 공유하며 공감할수도 있어서 즐겁다.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자제, 외출자제등을 통해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이시기에 집에서 할수 있는 최선의 시간보내기는 역시 독서임을 한번더 감사하면서 좋은 책을 통해서 힘찬 자극을 받아볼수 있어서 좋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