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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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는 얼마나 특별한것일까? 문득 태풍으로 인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며칠동안의 생각이다.

2박3일간의 휴가는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서 취소하고싶었지만 어머니, 동생네가 함께 맞춰놓은 일정때문에 취소도 못하고 어쩔수없이 떠난 여행이었는데.. 정작 도착한 캠핑장에서는 먹구름한점 구경도 못하고 그냥 맑고 개인 푸른하늘만 가득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2박3일간 우리가족말고는 그 넓은 캠핑장에 단 한사람의 그림자도 구경할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태풍의 영향이 너무 컷다. 덕분에 우리가족은 전세낸채로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낼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렇게 특별한 하루하루가 내게는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듯하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매일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고, 그림책읽기를 통해서는 아이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있고, 주어진일에도 열심히 실천하는 근로자로서의 나의 하루는 어찌보면 평범할수 있지만 지극이 일상적인 아빠의 하루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반복되며 살아가는동안 아무것도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하루의 삶을 기억하며 짤막하게 기록해나간 이책이 매우 특별하면서도 재밌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귀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황경신의 한뼘노트라는 주제로 총 71편의 단편이야기가 실려있다. 이인화백님의 그림과 함께 들어있기에 이야기를 읽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고 또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특이한 책이다.

삶이란 둘중의 하나...

이것 아니면 저것 그런것들이 쌓여 운명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래...모아니면 도식의 이분법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이 되어가듯 늘 내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나라는 브랜드를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며, 어딘가에 속해도 튀지 않고, 그냥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수 있는 나라는 사람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속에 무럭무럭 자라나듯 나라는 사람은 늘 열정적으로 앞으로도 살아갈것이다. 그렇게 이책은 나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그고민또한 즐겁고 감사할뿐이다.


본문이야기~~

p.15

우리 이렇게 하나의 세계에 담겨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른 생각에 잠기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슬픔을 가늠해보며, 닿을듯 닿지 않고, 떨어질듯 떨어질수 없는 사이사이..

p.18

어쩌면 우리가 느낄수 있는것은 떨림, 그 자체가 아니라 떨림이 지나간후의 여운일지도 모르겠다.

p.32

내 마음 깊은곳 어딘가에 돌이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 딱딱하고 고집스러운 구석이 자리 잡고 있다는것을 느꼇다.

=> 나는 가끔 내가 원하지 않는것을 하면서 불평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쩔수 없기에 억지로 하면서 그냥 현실과 타협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실제론 즐겁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실 어차피 해야할것이라면 그냥 편안하게 생각해도 될일인데...나의 이런 고집스러움이 굳이 편안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왜그럴까... 가끔은 현실에 타협하는 나를 인정해주고 싶다. 늘 피곤하게 부딪히지 말고 말이다..

p.51

문신을 새기는 사람이 말했다. 무엇이든 오래 지속되는것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나 나에게는 오랜 시간을 바쳐 오래 간직하고 싶은 무엇이 없었다.

p.56

"소리를 알아주는것" 누군가가 내는 소리를 알아차린다는것이 얼마나 귀한일인가..

=>요즘 삼남매의 요구사항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동시다발적으로 세아이가 요구사항을 한번에 이야기하면 짜증이 확 올라와서 큰소리로 마무리지어버린다. 더이상 이야기 하지말라고... 그러면 아이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눈치를 잔뜩 보고 있다. 아빠의 목소리가 차분해지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런데 굳이 한명씩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나는 세아이의 목소리를 너무 잘알고 있기에 별로 상관없는일인데 예민하게 반응한다. 왜그럴까? 내가 피곤하고 지쳐서 그럴수도 있지만..가끔은 들어주기 힘들어서일까.. 아니다. 내가 관심이 덜해서인게 분명하다. 아마도 우리아이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가 반응해주길 바라서는 마음이 앞서서 순서상관없이 이야기한것일텐데..그걸 내가 한번에 꺽어버리니..마음에 상처가 될듯하다는 생각을 하니..참으로 미안해진다.

나도 아빠로서 아이들을 대할때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아빠가 되고싶다. 그렇게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간절하게..

p.74

날이 갈수록 말수가 적어지는 애인과 헤어져, 너는 집으로 돌아온다.

p.90

당신을 만나려고 작정했던날, 길이 어긋나고 마음이 어긋나서 눈시울이 슬쩍 붉어졌어도, 기억나는 노래가 있다면 소풍이야...그래도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다는 기분이 들면 소풍이야..

=>어린시절.. 소풍을 갔던 그때가 생각난다. 집근처에서 걸어가는 유원지였는데.. 지금 가보면 거리가 제법 꽤 먼곳이었는데도 그시절에는 그곳에 소풍을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그 거리가 그렇게 가깝게 느껴졌던 소풍날.. 누군가를 만난다는 설레임도 바로 이러할것이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떠나는 소풍날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된것처럼 지금은 나의 아내와 아이들과 만나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이다. 하루를 피곤하게 일하고 퇴근하며 돌아오는 집에 대한 나의 느낌이 바로 이렇게 소풍을 갈때처럼 기대가 되는 마음이다.

p.117~118

육체의 기억은 사소하다. 육체의 기억은 이기적이다. 육체의 기억은 힘이 세다.

p.12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랑을 믿고 있느냐고 누가 물었다. 그럼요..그럼요. 당연하지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처음의 '그럼요' 이전에 5초정도의 포즈가 있었고, 두번째의 '그럼요' 이전에 3초정도의 덜컥거림이 있었다.

p.147

내 꿈에 나타난 사람이 너라는 걸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p.187

한때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진다. 나란하던 삶의 어깨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다른길을 걷고 있다.

p.265

너의 꿈은 어리석다. 그런 너를 둘러싸고 세계가 내린다. 함박눈이 내리고 가는비가 내리고 찬서리가 내린다.

p.274 우리는 기다림속에 있다. (정흥수 문학평론가)

모두 71편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는 이책을 무어라고 불러야하나, 때로는 삶이라는 이미지 전체를 마주 세우고 때로는 살아가는 일의 사소함과 동행하는 짧은 단상들, 뜻으로 묶인 익숙한 글자를 풀고 만져 세상을 낯설게 보는 길을 열고, 툭 던져진 말에서 번지고 스미는 사유의 여로를 이끈다.

황경신의 글은 말들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

=>단어를 두고 이렇게 다양한 표현을 할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참으로 놀랍다. 단어가 그냥 생각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긴 문장의 이야기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또 짧게 스쳐가는 생각의 중심이기도 하다. 저자의 표현력이 참으로 그래서 더 놀랍고 특별한점이다.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는 '짓다'편인데 우리의 삶은 기다림속에 있다. 그 기다림이 행복한 선물을 가져다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이글의 마지막 기록을 '짓다'편에 나오는 글로 마무리해본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듯 기다림이 떠오르고 세계는 부드럽게 몸을 뒤척인다. 지구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람들은 짓는다. 마주보는 이야기를, 공존하는 이야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 모든것들은 기다림의 시간안에서만 가능하다.

 

 

<이글은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솔직하게 작성한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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