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하수연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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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 #갖다버리고싶어도내인생 의 제목만으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그냥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인가.. 무언가 삶에 어려움이 많았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책을 한페이지씩 읽어나가보니 사실 조금 놀랐다.

이책은 단순히 저자의 삶을 기록한 에세이가 아니라 그녀가 지난 6년동안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치료받으며

고민하고 생각해왔던 많은것들을 아주 자세하게 적어놓은 투병기이다. 사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저자에게 어느날 갑자기 청천벽력같은 진단이 떨어진다. 대학교 4학년, 한참 졸업작품을 준비하던 그녀에게 질병은 소리소문없이 찾아왔다. 어쩌면 그동안 조금씩 몸에서는 스스로가 아프다고 이야기 했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저자가 알게된건 그저 졸업작품준비로 과로를 해서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하고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큰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했던 상황이후에 발견된것이다. 저자는 재생불량선 빈혈이라는 아주 희귀한 난치병으로 진단을 받은것이다.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원인불명의 희귀난치병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골수세포의 기능과 세포 충실성이 감소하고 골수 조직이 지방세포로 대체되면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모두가 감소하는 범혈구 감소증' 이 나타나 조혈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p.43)

이병은 골수 이식을 받고 잘 정착하지 않으면 남은 인생은 고작 한학기 남짓, 남들보다 빨리 대학에 갔던 어린 10대의 소녀의 나이에는 받아들이기에 매우 쉽지 않은 질병이었다. 그런 그녀에게..지난 6년간의 투병생활은 정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고통속에서 그 아픔을 혼자서 견뎌내야 하는 기나긴 과정속에서 정말 힘들었을것이다.

사실...나도 오래전 이종사촌누나가 백혈병에 걸려서 세상을 떠난적이 있다. 실제로 고등학생때는 그누나가 수혈을 돈을 주고 받는다는 말을 듣고서 주기적으로 헌혈을 시도해서 헌혈증을 모아서 건네주기도 했었고, 그때 가족과 형제들 사이에서 골수가 맞지 않아서 결국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누나의 상황을 전해듣고 나도 어린나이지만 조혈모세포 기증자에 신청을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실제로 누나는 몇년을 그렇게 힘들게 투병하다가 천국으로 떠나버렸고 남든 두명의 자녀들은 결국 외송모가 거두어 보살핌을 받았던 아픈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20년이 지나서 재작년에 나와 골수가 일치하는 한사람이 나왔고 그로인해서 당시 조혈모세포를 관리하는 기관에서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에게 골수기증을 할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아내와 상의한끝에 나는 큰 결심을 하고 골수 기증을 하기로 하고 정밀 검사를 진행했는데..아쉽게도 마지막 유전자인가가 맞지 않아서 결국 나의 골수를 받을수 없던 상황이었다.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분은 가족들중 형제모두가 골수가 맞지 않아서 기증을 받지 못하면 삶의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나와는 맞는것이었는데..최종검사결과가 불일치로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참 마음이 아팠던일이 떠올랐다.

다시 책속의 저자이야기를 보면 사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희귀성 질병을 판정받았다면..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삶의 대한 의지를 갖지 못할것같다는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수연 작가는 일기를 통해서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매우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오히려 아프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나에게 더 강한자극이 된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을때는 분명히 20대 초반의 여대생 느낌이었는데..6년간의 투병생활을 하는동안은 정말 그녀는 더이상 20대 소녀의 글이 아니었다. 그녀의 글속에서 정말 느껴지는 인생의 깊이는 누가봐도 한평생을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낸 60대이상의 살아 있는 현자들만이 적을수 있는 기록물이라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정도의 내공이 녹아있다.

 

 

사실 완치판정을 받기까지의 6년간의 병원생활은 분명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었을텐데

그로인해 무기력해지고 삶의 끈을 놓고 싶은적도 많을법한데...그녀는 그걸 견디고 이겨냈다는 사실이다. 아픈 몸으로 인해 또래의 친구들보다는 인생의 경주에서 조금 뒤쳐졌지만 실제로 삶의 깊이는 또래의 누구보다 더 치열한 경험을 쌓게 되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정말 40대 초반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나의오늘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아마도 그녀는 분명히 조바심 내지 않고 느긋하게...달려간다고 하더라도 누구보다 더 빨리 갈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어느길이 되었던간에 그녀는 지난 아픔의 기록을 거울삼아서 지금보다도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것이 분명하다.

이책을 내가 읽고 있다는것사실은 결국 그녀가 완치라는 결과를 통해서 지나온 시간들을 책으로 냈다는 사실이고

그러한 감정을 내가 함께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흐뭇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내게 주어진 하루가 매우 소중하고, 또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에 더 충실하며 나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완치를 축하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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