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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평점 :

책표지에 있는 그림이 무엇을 뜻할까 한참 고민을 해본다. 제목을 보니 왠지 나를 울릴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데 제목부터가 정말 나를 강하게 이끄는 책이다.
행복하게 해줄게..(소재원 장편소설 / 네오픽션 펴냄)는 작가 소재원님이 들려주는 우리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다. 사실 읽고보니 정말 평범한듯해 보이는 부부의 모습이지만 또 너무 안타까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가슴이 매우 아파왔다. 그런데 맨 마지막 구절에 보니 사실을 근거로한 픽션이라는 구절이 눈에 뛴다. 읽는내내 내이야기 같고 꼭 나에게 이야기하는것 같아서 정말 펑펑울었다.
사실 소재원 이라는 작가를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누군지 한번 찾아보니 의외로 유명한 분이다. '소원', '터널'등의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하고,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젊은 나이인데 벌써 10년동안 많은 책을 집필했다는 사실.. 대단한 능력자다.
책속의 주인공 부부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모습의 사람들이었다. 남편은 한가정의 책임자인 가장으로서 열심히 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임금체불로 인해서 생활이 어려우니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첫째를 키우며, 둘째를 임신한 만삭의 아내 두사람이 이책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대리운전을 하던 남편은 두번의 뺑소니 사고로 인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생활고로 인해서 실비보험도 없고, 당장의 생활비도 없어서 눈앞에 닥쳐온 현실이 그저 야속하고 원망스럽기까지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병원비가 없어서 형제와 어머니 그리고 처가에서 도움을 받는 상황이 참 책을 읽는 나에게도 매우 가슴아픈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황, 어찌생각해보니 정말 독자인 나의 생각은 그렇게 되었지만 실제 소설속 주인공은 그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몸이 아파서 누워있는 남편은 만삭인 아내와 첫째 유연이, 그리고 뱃속의 콩딱이를 위해서 늘 외치는 말이 있다. "행복하게 해줄게" 그래서 그는 주어진 모든 상황을 포기하며 낙심할수 없게된다. 눈앞의 현실이 비록 처참한 상황일지라도 말이다. 그는 그냥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주어진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사실 이책을 읽는내내 초반에는 내가 더 화가 나버렸다. 아니 너무 갑갑해서 정말 버럭하게된 상황들이 너무 많았다. 도대체 작가는 왜이렇게까지 두사람의 삶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는것일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자꾸만 읽다보니 이게 나의 이야기 같고, 꼭 나의 지난 삶을 보는것같아서 매우 공감이 되었다.
그랬다.. 나도 이러했다. 지금의 나도 그러하다. 왜냐하면 결혼한지 13년차...아니 그이전부터 알뜰살뜰 열심히 주어진 나의 삶에 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는데...오랜시간이 지나도 그냥 제자리인것 같은 느낌.. 지금이 그러하다. 왜일까? 내가 욕심이 많아서일까.. 자꾸 작가가 나에게 이야기 하는것 같아서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팠다. 나도 무언가 상황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좋은 마음을 가져볼 목표가 생겨났다.
그렇게 두부부는 분명 좋지 않은 상황 무언가 답답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뺑소니 사고였던 2번의 교통사고, 결국은 뺑소니차량을 운전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분도 그냥 그들과 너무 다르지 않는 평범한 아저씨... 죄송하다며 사죄를 하는 모습이 오히려 아내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들은 그를 용서해준다. 그렇게 뱃속의 아이에게도 떳떳하고 좋은 아빠로 이야기 하고 싶었나 보다. 또 임금체불을 노동부에 신고해서 처리하는 과정가운데 합의를 원하는 회사측과의 줄다리기를 인내하면서 결국 밀린 임금을 모두 받아낸다. 그렇게 그들은 세상에서 항상 패배자요 피해자로만 살아왔던 모습에 단한번도 세상을 이겨본적 없는 상황에서 강력한 한방을 날리듯 통쾌하게 세상에 대한 복수를 한듯 하다. 착하게만 살던 그글이 결국은 세상을 이겨낸것이다. 그것이 이책의 가장 행복한 포인트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들에게 사회는 진정으로 손을 내밀어서 그들의 편이 되어주었고 세상은 그들고 함께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사실이 나를 울먹이게 해준다.

작가는 결국 이야기 한다. 이들의 삶이 비록 이렇게 끝나지 않을것이라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결코 힘들지만은 않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세상은 결코 힘들고 외롭지만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이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리고 행복을 누릴 이유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행복하게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것이다
나도 최선을 다해보자.